이 기록물철은 철원의원(鐵原醫院)과 사리원의원(沙里院醫院)의 설립과 관련하여 조선총독부 경무국(위생과)과 강원도지사·황해도지사간 주고받은 기안문·시행문·첨부서류가 편철되어 있다. 이 기록물철은 크게 철원의원의 설립과정과 사리원의원의 설립과정으로 나눌 수 있다. 철원의원은 지역 주민의 적극적인 요청에 의해 설립되었음을 알 수 있다. 철원시민대회(鐵原市民大會)·철원번영회(鐵原繁榮會)·철원도립의원기성회(鐵原道立醫院期成會) 등은 물론 황해도지사·황해 경찰부장 등 민관(民官)이 도립의원의 설립을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특히, 도립의원 건설을 위해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모금운동을 벌이고, 부지(敷地)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노력했던 흔적이 보인다. 그러나, 철원의원의 건설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 같지는 않다. 1923년 일본의 관동대지진(關東大地震)으로 인하여 철원의원의 건설이 중지되었기 때문이다. 1929년 10월 경무국 위생과장이 강원도 경찰부장에게 <도립 철원의원 신설의 건(道立鐵原醫院新設ノ件)>을 발하여 철원도립의원의 신설이 인가되었음을 통지하면서 철원의원의 건설이 현실화되고 급속히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더우기 위생과장이 강원도 경찰부장에게 보낸 <철원의원 개설에 관한 건(鐵原醫院開設ニ關スル件)>(1931. 3. 5)은 관동대지진(關東大地震, 1923)으로 인해 연기되었던 도립 철원의원의 개원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 국고보조금 총 54,000원(29년도 20,000원, 30년도 34,000원)이 지급되어 철원의원의 건설이 시작되었다. 철원의원의 정식 명칭은‘강원도립철원의원(江原道立鐵原醫院)’으로 1930년 7월 1일 강원도 철원군 철원면(鐵原面)에 개원될 예정이었다. 총 건설비는 101,480원에 달했는데, 24개 병실에 25명의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였다. 진료 분야는 내과·외과·산부인과·안과·이비인후과·치과였고, 의관(醫官) 3명·의원(醫員) 3명·약제수(藥劑手) 1명·서기(書記)1명 등 총 8명의 직원이 편제되어 의료업무를 담당하였다. 특히, 철원의원 외에 춘천의원·강릉의원 등의 상황도 알 수 있는 문건이 포함되어 있어주목된다. 조선총독부 경무국장이 강원도지사에 보낸 <도립의원 세입세출예산계획의 건(道立醫院歲入歲出豫算計劃ノ件)>(1930.10.20)은 1931년도 강원도립의원의 세입세출예산과 관련한 내용이다. 강원도에는 철원의원 외에 춘천의원·강릉의원 등 3개의 도립의원이 존재하고 있었는데, 이들 병원이 소용하는 비용은 총 204,422원이었다. 세입에서는 국가보조금(일반경비보조와 건축 및 설비비보조)이 102,873원으로 가장 많고, 각 병원의 수입(67,850원)이 그 다음이다. 세출면에서 보면, 병원운영비는 각 병원당 약 5만원 정도였고, 건축·설비비가 44,790원으로 예상되어 있었다. 1931년도 강원도립의원의 지출내역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인건비(봉급·잡급)로 전체의 약 54% 이상이었다. 그 다음이 요양·교양비였고, 기타 잡비가 10%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였다. 한편 사리원의원도 지역민의 적극적인 요청에 의해 이루어진 것 같다. 사리원의원의 설립은 1923년부터 지역 주민의 현안(懸案)이었다. 지역민들은 부지(敷地)는 물론 기부금(寄附金)의 갹출(醵出)을 계획하며, 도립의원설립기성회(道立醫院設立期成會)를 조직하여 사 리원의원 설립을 수차례 진정(陳情)하였다. 이미 1921년 5월중 사리원 거주 일본인 149명이 2,339원을 기부하기도 하였다. 1925년에는 황해도사리원실업협회(黃海道沙里院實業協會)가 사리원의원의 설치를 청원한 청원서(請願書)를 제출하면서 1924년 당시 사리원의 인구 및 의료상황을 설명하였다. 이에 따르면, 사리원의 총인구는 13,742명인데 조선인은 12,361명(남 6,432명, 여 5,929명)이고, 일본인은 1,381명(남 688명, 여 693명)이었다. 이에 반하여 공의(公醫) 1명·개업의(開業醫) 7명(일본인 1, 조선인 6)·치과의사 2명·의생(醫生) 6명이었다. 다음 해인 1926년에는 황해도지사가 사리원의원의 건설을 조선총독에 요청한 <도립의원신설보조에 관한 건(道立醫院新設補助ニ關スル件)>(황위(黃衛) 제1192호, 1926. 3. 2)에는 1926년 당시 황해도와 사리원의 인구와 의료상황이 첨부되어 있다. 즉 황해도민은 약 146만명이었고, 도립 해주의원(海州醫院)과 의사 91명·의생 265명이 황해도의 의료를 담당하고 있었고, 사리원의 인구는 약 2만명이었는데 의사 5명(일본인 2, 조선인 3)이 사리원 전체의 의료를 담당하였으며 입원환자수용능력도 16명 뿐이었음을 첨부하였다. 이어서 황해도평 의회(黃海道評議會) 및 봉산군(鳳山郡) 사리원면민(沙里院面民)이 사리원의원의 설립을 조선총독과 정무총감(政務摠監)에게 진정(陳情)하기도 하였다. 다시 1928년 2월에는 황해도지사가 조선총독부 경무국장에 <도립의원 설립 기성회에 관한 건(道立醫院設立期成會ニ關スル件)>(1928)을 발하여 사리원의원의 설립을 요청하였는데, 이는 도립의원설립기성회(道立醫院設立期成會)가 황해도에 사리원의원의 설립을 위한 진정서를 제출한 후속 조치이기도 하였다. 사리원의원은 황해도 봉산군(鳳山郡) 사리원면(沙里院面) 북리(北里) 약 11,500평에 총액 110,800원의 예산으로 건설될 예정이었다. 이중 6할(66,000원)을 국고(國庫)로 보조하였다. 그러나 1923년 6월에는 총 138,500원(1925년 3만엔, 1926년 108,000엔)의 예산이 책정되었다. 1929년 1월 19일 설립인가를 받아 12월 1일부터 기공(起工)하여 공사가 진행되었다. 사리원의원의 공사가 진행되면서 추가로 별도의 공사도 진행되었다. 즉, 일반병동(一般病棟) 1동과 원장 관사(院長館舍)의 공사가 진행되었던 것이다. 일반병동(40평)은 4개의 병실(病室)에 8명을 수용할 수 있었으며, 4,677엔의 건축비가 소요되었다. 원장 관사(院長館舍)는 34평 규모로 4,521엔의 건축비가 소요되었다. 이 기록물철은 강원도립 철원의원과 황해도립 사리원의원의 설립과정은 물론 예산현황·운영상황을 알려준다. 철원의원은 1930년 7월 1일 24개 병실(病室)에 25명의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로 개원된 강원도민의 의료기관이었고, 사리원의원은 1930년 9월 개원된 황해도민의 의료기관이었다. 이 기록물철을 통하여 조선총독부의 강원도·황해도 지역 의료정책의 일단면을 살필수 있다. 특히, 예산운영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유용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