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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해외이주 150여 년, 피와 땀의 여정을 기록하다

국가기록원 『기록으로 보는 재외한인의 역사』 발간

초기 이민자 개척 농장 이미지
초기 이민자 개척 농장

구한말부터 현재까지 150여 년간 우리 민족의 이주사를 체계적이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자료집이 발간됐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국내외 한민족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화합과 상생의 공감대를 조성하기 위해 한인 이주와 관련된 사진, 문서, 신문, 서한, 박물(博物) 등 기록자료를 정리한 『기록으로 보는 재외한인의 역사』 기록자료집을 발간했다.

「기록으로 보는 재외한인의 역사」 자료집 이미지
「기록으로 보는 재외한인의 역사」 자료집

기존에 발간된 이주사 관련 책들은 연구논문 형태로 발간되거나 한정된 지역과 시대에 대해 단편적으로 소개하는 등 한민족 이주의 역사를 일반 국민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국가기록원은 기관·단체·개인 등 국내외 흩어져 있던 한인 이주 기록자료 1,056점을 수집하여 일반 국민 누구나 그림책을 보듯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화보집 형태의 이주사 자료집을 제작하여 발간하였다.

이번에 발간된 이주사 자료집은 아시아(중국, 일본, 기타아시아 등), 아메리카 (북미주, 중남미 등), 유라시아·유럽(러시아, 중앙아시아, 독일, 프랑스,영국 등) 등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지역별 시대별 한민족 이주의 역사를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다.

기록으로 보는 재외한인역사 전시 이미지
기록으로 보는 재외한인역사 전시 이미지

재외한인의 이주는 크게 네 시기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시기는 1860년대 연해주 이주를 시작으로 1910년대까지 이루어졌으며 주로 가난과 배고픔, 지배층의 수탈로 인해 농민과 노동자들은 더 나은 삶을 찾아 중국, 러시아, 하와이 등지로 떠났다. 두 번째 시기인 1945년까지는 일제 통치하에 토지와 생산 수단을 빼앗긴 이들이 만주와 일본으로 이주하였으며, 이 시기에는 독립 운동가들이 중국, 러시아, 미국 등지에서 독립운동을 활발히 전개하였다. 세 번째 시기는 광복 후부터 대한민국 정부가 이민정책을 수립한 1962년 이전까지로 전쟁고아, 유학생, 미국인과 결혼한 여성들이 미국이나 캐나다로 이주한 시기이다. 네 번째 시기인 1962년부터 현재까지는 정착을 목적으로 한 이민이 이루어졌고 유럽,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 대부분의 한인 사회가 이 시기에 형성되었다.

※ ‘2015년 재외동포현황’(2014년 12월말 기준,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현 재외동포수는 세계 178개국 718만 명으로 다수거주 국가로는 중국
    (258만 명), 미국(223만 명), 일본(85만 명), 캐나다(22만 명), 우즈베키스탄(18만 명), 러시아(16만 명) 순으로 조사됨

이렇듯 재외한인은 서로 다른 시기에 다른 사연을 안고 세계 각지로 이주하였지만 기록을 통해 보여지는 조국사랑은 시대와 지역을 뛰어넘어 모두가 한마음, 한 뜻이었다. 3·1운동의 도화선이 된 1919년 일본 유학생들의 「2·8독립선언서」와 국내 3·1운동의 소식을 듣고 3만 명의 한인들이 간도 용정촌(龍井村)의 서전대야(瑞甸大野)에 모여 3·13만세시위 운동을 펼치며 발표한「독립선언포고문」, 하와이의 한인들의「독립선언서」등의 기록을 통해 조국 독립의 염원을 느낄 수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정착한 한인 이미지
블라디보스토크에 정착한 한인(1880년)

또한 1966년 한국은행에서 경제장관에게 보고한 「재외한인과 파견근로자의 국내 송금 현황」문서에서는 1965년 재일교포 약 155 달러, 서독 광부 121만 달러, 파월(베트남) 기술자 2천 9백 달러 등을 송금했다는 기록을 통해, 광복 이후에도 파독 광부와 간호사로, 동남아시아 파견 기술자로 머나먼 이국 땅에서 흘린 그들의 땀방울이 우리 경제성장의 밑거름이었다는 점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갤릭호’ 이미지
최초 하와이 이민선 ‘갤릭호’
여권 이미지
하와이 이민자 여행권(여권, 1903년)

1880년대 블라디보스토크에 정착한 초기 한인들의 모습과 우리나라 최초 이민자에게 발행한 여행권(여권) 기록, 1905년 이민 모집 광고문과 1921년 멕시코 이주 한인 혼인증명서 1906년 민족교육의 요람이었던「서전서숙(瑞甸書塾)」, 1962년「해외이주법」, 김치 등 전통 음식문화를 지키며 살아가는 우즈베키스탄 한인들의 생활자료 등을 통해 재외한인은 왜 이민의 삶을 선택했고, 이역만리 타국에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조국의 언어와 문화·풍습을 지키며 살아왔는지에 대해 쉽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다.

LA 한인축제 ‘코리안 퍼레이드’ 이미지
LA 한인축제 ‘코리안 퍼레이드’ (1976년)

이외에도 50여년 전 아르헨티나에 이주해 빈민가 삯일로 시작해 현재는 아르헨티나 의류시장의 40%를 점유한 한인들의 저력을 보여주는 ‘아르헨티나 아베자네다 한인타운’과 미국 속 한국을 알리기 위해 1974년부터 개최된 ‘미주지역 최대 한인축제인 LA 코리안 퍼레이드’, 중앙아시아의 황무지를 비옥한 옥토로 개척하여 구 소련시절 노력영웅으로 추앙된 김병화의 ‘북극성콜호즈 (집단농장)’ 관련 기록들은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당당히 거주국의 사회구성원으로서 성장한 재외한인의 발전상을 보여준다.

홍윤식 행정자치부장관은 발간사를 통해 “이번 자료집이 720만 재외한인의 삶과 애환을 달래주고 그동안 보여준 조국사랑에 대한 감사의 증표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재외한인들이 대한민국의 발전과 통일한국을 향한 위대한 여정에 동반자로 함께 해주길 기대 한다.”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기록자료집은 국내외 도서관, 기록관, 학회, 한인회, 한글학회 등 1,700여 기관·단체에 책자와 이-북(e-book) 형태로 배포될 계획이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3월 7일부터 국가기록원 홈페이지(http://www.archives.go.kr) - ‘뉴스/정보공개’ - ‘발간자료’ 에서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