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총독부 부속기관·관측소

조선총독부(남산)

남산의 왜성대(矮星臺)에 있던 조선총독부 청사는 1910년 일제 강점 이래 1926년 조선총독부 광화문 청사가 완공되어 총독부가 이전하기 전까지 조선총독부 청사로 사용되었다. 현재 국가기록원에서 소장하고 있는 조선총독부 남산청사에 대한 도면은 대부분 1910년과 1911년 증축된 부분과 그 후 증축된 창고 및 부속시설에 대한 것으로 모두 106매가 소장되어 있으며, 대부분이 1910년과 1911년에 청사를 대규모로 증축하면서 작성된 도면들이다.

<표> 조선총독부(남산) 소장 목록
명칭 연도 도면수
조선총독부(남산) 1910-1926 106

조선총독부 남산 청사는 1907년 건립된 기존의 통감부 청사를 계승하여 사용되었으나, 사무 공간의 부족으로 인하여 1910년과 1911년에 크게 두 차례 증축을 하였다. 1차 증축은 강점 직후인 1910년 하반기에 시행되었다. 이 때, 원래 一자형이었던 통감부 청사 건물을 ㄷ자형으로 증축하였다. 같은 해 11월경 공사가 완료되었고, 내무부와 학무국이 이전하였다.

1차 증축 계획에 대해서는 [도판1][도판2]을 통해 상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도판1]의 배치도를 보면 남쪽에 동서방향으로 길게 배치되어 있던 기존 통감부 건물 전면에 ㄴ자 모양으로 2층 건물을 증축하고, 동쪽의 나머지 부분에는 외부복도를 설치하여 전체적으로는 ㅁ자 모양의 중정을 구성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도판2]에서는 그 증축 부분의 상세한 계획을 살펴볼 수 있다. 우선 남북방향으로 증축된 부분에는 양 옆으로 두 개의 거대한 계단탑을 가진 장대한 현관을 계획하여 새로운 청사의 전면을 형성하고 있다. 두 탑 사이의 전체 공간은 현관과 중정으로 이어지는 통로로 계획되었는데, 이 곳에는 4개의 문이 설치되었다. 이는 내부 중정에 있는 기존 청사의 현관까지 마차가 출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 양쪽의 입구는 도보 출입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탑은 양식목조의 독일식비늘판벽으로 계획되었으며, 지붕에는 목조돔을 사용하였다. ([도판3] 참조) 남북방향 증축부의 기존 통감부 청사 부분에는 기존 공간과 연결되는 복도와 개실이 계획되었으며, 동서방향의 증축 부분에도 다양한 크기의 개실이 계획되었고, 서쪽 단부에는 화장실이 건물 내부에 계획되었다. 목조 청사임에도 화장실이 내부에 계획된 것은 조선총독부 청사가 갖는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층으로 연결되는 계단은 전면탑 부분을 활용하고, 동서방향의 증축부 양 단부의 내부 복도 끝에 계단실을 설치하였다. 이층 역시 일층과 동일한 방식으로 구성되었으며, 일층 현관과 통로 상부는 거대한 단일 개실로 계획되었다. 증축 청사의 난방은 벽돌조 연도를 설치하여 이루어졌다. 벽돌조 연도는 각 개실과 개실 사이의 벽체에 설치되었다.

[도판4]는 1차 증축 이후에 작성된 배치도이다. 도면에 나타난 총독부 청사는 사다리꼴 형태의 ㄷ자형 배치를 하고 있다. 이는 1910년 하반기 완료된 증축 청사까지를 포함하여 그려진 것으로 보이나, 그 외곽선의 형태가 조금 다른 점은 특이하다. 하지만, 이 도면을 통해 당시 총독부관저와 총독부건물의 위치가 정확하게 확인된다. 조선총독부 남산청사의 위치는 통감관저의 남서쪽인 남산의 산자락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형과 주변의 필지 형태로 보아 현재 서울애니메이션센터와 리라초등학교가 위치한 일대이다.

조선총독부 남산청사의 2차 증축공사는 1911년 4월에 시작되어 8월에 마무리 되었는데, 이 때, 영선과, 탁지부, 사법부, 농상공부가 청사로 이전하였다. [도판5][도판6]을 통해 2차 증축공사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도판5]에서는 2차 증축공사 당시 신축된 증축청사와 부속건물들의 배치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2차 증축공사 이전에 1차 증축 청사의 남쪽으로 소규모의 건물들이 증축되어 활용되고 있었음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중, 가장 동쪽에 남북방향으로 배치된 장방형의 건물은 2차 증축과정에서 기존 청사와의 연결통로로 사용되었다. 또한 2차 증축 공사는 한 번에 진행되지 않고, 두 번에 걸쳐 나누어 진행되었음을 [도판6]을 통해 알 수 있다. 서쪽에 있는 一자형 중복도 건물이 먼저 계획되었고, 그 동쪽으로 ㅂ자형 건물이 계획됨과 동시에 별동증축청사(別棟增築廳舍)도 같이 계획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도판7]을 통해 별동증축청사 준공 후 남산청사의 전체적인 평면계획을 확인할 수 있다. 도면에 표기된 개실 치수를 통해 평면계획에 사용된 모듈을 추정할 수 있다. 기존의 통감부 청사는 21척(尺) 폭의 개실과 6척 복도로 계획되었다. 반면, 1차 증축 부분은 7.5척의 복도가 계획되었으며, 개실은 돌출된 부분을 제외하면, 서쪽 부분은 16.5척 폭의 개실로, 북쪽 부분은 18척 폭의 개실로 계획되어, 기존 부분보다 작게 구성되었다. 즉 증축 부분의 건물폭은 기존 통감부청사의 27척보다 작은 24척과 25.5척으로 계획된 것이 특징적이다. 나아가 2차 증축 계획에서는 더 다양한 모듈 계획이 사용되었다. 먼저 계획된 서쪽 청사는 중복도로 구성되어 전후에 각각 18척 폭의 개실과 6척 복도가 사용되었으며, 그 이후에 계획된 동쪽 부분에는 전후 18척 폭의 개실과 9척 복도가 계획되었다. 반면, 별동으로 증축된 一자형 청사는 6척 복도와 18척 폭의 개실로 계획되었다. 이러한 다양한 개실 폭과 복도 폭에 대한 계획은 연차적인 증축 과정에서 나타난 조선총독부 남산 청사의 흥미로운 특징이다.

2차 증축청사(增築廳舍)의 평면은 중앙현관을 중심으로 대칭을 이루며, 두 개의 가로로 긴 장방형의 중정을 가지고 있다. 현관을 통해 건물에 들어서면 전면에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을 마주하게 되고, 좌우로는 중복도를 따라 다양한 크기의 실들로 통하도록 계획되었다. 기존에 1차 증축청사의 남동쪽에 증축되었던 건물을 통해 기존의 통감부 청사와 연결되도록 계획되었고, 전면의 오른쪽에는 별동증축청사와의 연결 통로를 배치하였다. ([도판8] 참조)

[도판9], [도판10]의 평면도에서는 2차 증축된 ㅂ자형 청사의 실 배치를 간략하게 알 수 있다. 건물의 전면은 주로 농상공부(農商工部)에서 사용하고, 증축된 뒤쪽 부분은 탁지부(度支部)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계획했던 것을 범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상세한 각 실의 용도는 나타나 있지 않으나, 접수대(受付), 상인대기실(商人溜所), 장관실과 부장실, 예정실 등은 표기되어 있으며, 각 방에는 원형 테두리의 글자로 '농(農)', '탁(度)', '내(內)', '영(營)', '경(經)' 등이 기재되어 있어 각 방의 용도를 개략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증축 청사의 서북쪽 모서리는 기존 청사로 연결하는 건물인 회계국 경리과(會計局經理課)와 연결되며, 별동증축청사는 사법부(司法府)로 계획했음을 알 수 있다.

2차 증축청사의 지붕은 각 부분 별로 높이가 다르게 계획되었으며, 지붕에는 일식 목구조가 사용되었다. 지붕평면도를 통해 일정한 간격으로 지붕창을 두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붕창이 들어가는 부분에는 도리높이를 다르게 함으로써, 지붕선보다 완만한 경사를 만들어 창을 설치하였다. 또한, 흥미로운 점은 기존 청사와 1차 증축 부분에서 개실 사이에 설치되었던 벽돌조 연도가 2차 증축 부분에서는 개실과 복도 사이의 벽체에 설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도판11], [도판12] 참조)

[도판13]을 통해 별동증축청사(사법부)의 평면과 입면을 살펴볼 수 있다. 이 건물은 다른 건물들의 축을 따르지 않고, 대지 서남쪽의 경계선을 따라 비스듬하게 배치되었다. 양단이 돌출된 一자형 평면의 2층 건물로 계획되었다. 이 건물 역시 다른 증축 부분과 마찬가지로 영국식비늘판벽의 양식목조구법으로 계획되었다. 건물 후면의 중앙부에는 변소가 연결통로와 함께 독립적으로 계획되었다. 중앙부와 날개부에 박공지붕을 통해 입면의 중심성과 대칭성이 강조하였다. 지붕에는 양(洋)식의 트러스가 사용되었으며, 철물을 통해 보강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도판14], [도판15] 참조)

지속적으로 조선총독부의 각 부서가 이주함에 따라, 총독부 청사 주변에는 다양한 작은 부속건물과 창고들이 다수 지어졌다. ([도판5], [도판16] 참조) 국가기록원에는 다양한 창고 건물에 대한 증축공사 도면이 남아 있는데, 대부분의 창고가 양식목조구법으로 지어진 반면, 대지의 서쪽, 정문에 가까이 위치한 창고만은 일본전통식의 토장조(土藏造) 창고와 유사하게 계획된 점이 특이하다. ([도판17] 참조)

이후에도 조선총독부 청사 건물의 증축 공사는 계속되었다. 1918년에도 3층의 건물이 양식목조구법으로 증축되었다. 건물의 증축 위치는 명확히 알 수 없으나, 기존 건물에 연이어 계획되었음은 확인된다. 건물은 정방형에 가까운 평면으로 계획되었으며, 내부에는 계단실과 사무실 2실이 각 층에 배치되었다. ([도판18], [도판19] 참조)

[참고도판]

  • 도판1. 통감부특허국청사신축기타재래청사모양체설계도/17, 1910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2. 통감부특허국청사신축급재래청사모양체설계도/2, 1910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3. 통감부특허국청사신축급재래청사모양체설계도/8, 1910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4. 조선총독부부근소화전소재지도/94, 1910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5. 창고청색사진소부장기타부지지평균병도로기타토공공사설계도 / 25, 1910-11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6. 총독부청사증축설계도/상계평면도/3, 1910-11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7. 총독부청사급부속건물배치도/61, 1910-11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8. 총독부청사증축설계도/배수토관배치도/도랑하/18, 1910-11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9. 총독부청사증축(계하)평면도/21, 1910-11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10. 총독부청사증축(계상)평면도/22, 1910-11년 추정 0상세보기
  • 도판11. 총독부청사증축소옥명취창증설지도 / 17, 1910-11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12. 총독부청사증축설계도/소옥복도/제5호/7, 1910-11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13. 총독부청사증축설계도/13, 1910-11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14. 총독부청사증축설계도/15, 1910-11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15. 총독부청사증축설계도/16, 1910-11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16. 총독부청사급부속건물배치도/계하지부/30, 1911년경 추정 상세보기
  • 도판17. 총독부부속연와조창고신축설계도/101, 1910-11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18. 본부청사증축기타공사설계도 / 16, 1918 상세보기
  • 도판19. 본부청사증축기타공사설계도 / 17, 1918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