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총독부 부속기관·관측소

조선총독부 기타행정시설

조선총독부의 행정시설에 관련된 도면은 지금까지 소개한 이외에도 경무과 분실, 국세조사과, 내무 위생국, 농상공부, 사법부, 학무과 분실, 회계과 등 여러 산하 조직의 건물에 대한 도면이 소장되어 있다. 하지만, 각 건물에 대한 도면은 소수만이 확인되고 있어, 전체적인 내용을 살피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현재 국가기록원에는 이러한 조선총독부의 산하조직 중 기타 건물에 대한 도면이 모두 32매 소장되어 있으며, 각 시설과 도면 수량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표> 조선총독부 기타행정시설 소장 목록
명칭 연도 도면수
조선총독부 경무과 분실 1910-1945 1
조선총독부 국세조사과 1929-1945 6
조선총독부 내무 위생국 미상 1
조선총독부 농상공부 1910-1919 12
조선총독부 사법부 1910-1919 2
조선총독부 학무과 분실 1910-1945 7
조선총독부 회계과 1910-1945 3

각 시설에 대하여 모두 일부 도면만이 남아 있어 자세한 정황은 살피기 어렵다. 주요한 내용이 기재된 도면이 있는 국세조사과 청사, 농상공부 청사, 학무과 분실을 중심으로 그 계획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국세조사과는 1929년 총독부사무분장규정(總督府事務分掌規程)이 개정(부훈령(府訓令) 제53호)되면서 임시국세조사과(臨時國勢調査課)로 설치되었고, 1930년 1월 11일 경성 왜성대정(倭城臺町) 구 조선총독부 상품진열관(商品陳列館) 자리로 이전하였다. 현재 국가기록원에는 기존의 상품진열관을 국세조사과로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설비인, 전화, 전기, 전등을 시설하기 위한 설비계획도 6매가 소장되어 있다. [도판1]은 국세조사과 건물에 전화교환장치를 시설하기 위해 작성된 도면이다. 이 도면에서 당시 건물의 평면을 살펴볼 수 있다. 건물은 중앙에 중정을 둔 ㅁ자형 이층 건물이었으며, 전면과 후면 부분이 좌우측면 부분보다 폭이 넓게 계획되어 있다. 정면 부분은 중앙에 현관을 두고 좌우대칭의 형태를 취했으며, 후면 부분은 필요한 개실 면적에 맞게 좌우로 서로 다르게 공간이 덧붙여져 있다. [도판2]는 그 후면 부분 건물에 대한 정밀 배선도이다.

원래, 이 건물은 1926년 조선총독부 광화문 청사가 완공되어 총독부가 이전하기 전까지 조선총독부 청사로 사용되던 곳으로, 1926년 이후부터 1929년까지 조선총독부 상품진열관으로 활용되었다. 조선총독부 남산(왜성대) 청사는 1910년 강점 이전에 건립된 통감부 청사를 계승하여 활용되었으나, 사무 공간이 부족하여 1910년 건물이 증축되고, 1911년 기존 건물과는 별도로 다시 증축 공사가 진행되었고, 그때 추가로 건립된 건물에는 영락정(榮樂町)에 있던 농상공부(農商工部)가 옮겨오게 되었는데, 이를 [도판3]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도면은 '농상공부증축청사설계도(農商工部增築廳舍設計圖)'로, 1911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청사는 일자형 중복도 형식의 2층 건물이었으며, 양식목조 건물로 계획되었다. 좌우 단부의 전면은 전면으로 조금씩 돌출되었고, 중앙의 현관을 중심으로 좌우대칭으로 설계되었다. 중앙의 현관 안쪽으로 계단을 통해 홀이 연결되었고, 그 안쪽으로 이층으로 연결되는 계단실이 계획되었다. 중앙과 좌우에는 각각 2개씩의 난방을 위한 벽돌조 연도가 계획되었음이 확인되며, 화장실은 중앙 계단실 후면에 별도로 덧붙여졌다. [도판4]는 현관 부분의 상세도이다. 현관에 있는 중앙부에는 다른 부분보다 많은 장식이 부가되었는데, 현관 상부의 포치(porch) 부분은 그리스 신전을 모사한 형태의 장식이 계획되었으며, 2층 상부는 곡선 형태로 덧지붕을 계획하였는데, 이는 일본 중세 주거 건축의 당파풍(唐破風) 장식과 유사하다. 이외의 입면 부분은 수직창을 반복적으로 배열하고 목조 기둥의 형태를 노출하여 기하학적 방식으로 입면을 분절하고 있다. 경사지붕에는 박공창이 나란히 설치되었다. 이러한 양식목조구법 건물의 입면 의장 표현 방식은 1910년대 초중반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도판3], [도판5] 참조) 이후, 이 건물의 후면으로도 추가의 건물이 증축되게 되었는데, 이 단계까지 완성된 건물이 상품진열관을 거쳐 1929년 국세조사과로 사용되게 된 것이다.([도판1] 참조)

[도판6]은 조선총독부 학무과분실(學務課分室)로 사용될 사무실의 신축을 위한 배치도이다. 관련된 도면은 모두 6매가 남아 있는데 모두 1929년에 작성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학무과분실은 경복궁 동쪽의 종친부(宗親府) 터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이 계획도의 사무실이 그 지역의 일부에 지어진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배치도는 동쪽과 남쪽의 부지 경계선 사이에 소규모의 사무실과 창고(物置)를 건립하는 계획을 담고 있다. [도판7]은 계획된 사무실의 상세도이다. 사무실은 양식목조구법으로 계획되었으며, 벽면은 시멘트모르타르로 마감하였고, 지붕은 일식목조구법으로 계획되었다. 현관은 한쪽으로 치우쳐져 계획되었고, 전면에 복도가 놓였다. 복도 뒤쪽으로는 단일 공간으로 구성된 사무실이 2/3를 차지하고, 나머지 공간에는 탕비실, 욕실, 소사실이 배치되었다. 복도의 전면으로는 돌출된 공간에 숙직실이 계획되었다. 이 건물은 매우 소형의 건물로 학무과분실의 특정 지역 출장소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도판]

  • 도판1. 조선총독부국세조사과전화교환장치공사설계도, 1929-30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2. 왜성대국세조사과청사전기설비증설공사설계도 / 전등배선평면도, 1929-30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3. 농상공부증축청사설계도 / 제1호 / 1, 1911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4. 농상공부증축청사설계도 / 제3호 / 3, 1911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5. 농상공부증축청사설계도 / 제5호 / 5, 1911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6. 총독부학무과분실사무실기타신축공사배치도 / 배치 / 1, 1929 상세보기
  • 도판7. 총독부학무과분실사무실기타신축공사배치도 / 평면상세 / 2, 1929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