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총독부 부속기관·관측소

함경북도청

1896년 8월 4일 칙령 제36호에 의거하여 개설된 함경북도의 도청사이다. 경성(鏡城)은 조선시대 북방 경비상의 중심지로 여겨졌으며, 1895년 을미개혁(乙未改革)에 의하여 경성부가 되었고 합일합방에 의하여 도청소재지가 되는 등 함경북도의 중심지로 계속 유지되었다. 그러나 함경북도의 도청소재지는 총독부령 제157호에 의하여 1920년 11월 1일자로 도청소재지가 경성에서 나남(羅南)으로 변경되었고, 총독부령 제40호에 1940년 4월 1일부로 나남이 청진부에 편입되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 현재 국가기록원에는 경성 소재 함경북도청에 관련된 7매의 도면과 나남 소재 함경북도청에 관련된 30매의 도면 및 나남 소재 함경북도청 가청사에 관련된 1매의 도면, 총 38매의 도면이 소장되어 있다.

<표> 함경북도청 소장 목록
명칭 연도 도면수
함경북도청 1910-1941 38

경성(鏡城)에 개청한 최초의 함경북도청의 청사 도면을 살펴보면, 적어도 3차례에 걸쳐 증축이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첫 단계로는 청사 건물이 증축되었는데,([도판1] 참조) 단층의 목조건물을 별동으로 증축하고 연결복도를 통해 전면의 기존 건물로 이동하도록 하였다. 건물의 외벽에는 누름대비늘판벽을 적용하였다. 비늘판벽은 1910년대에 건립된 조선총독부 관립시설에서 주로 나타나는 마감방식이지만, 누름대비늘판벽이 누름대를 사용하지 않는 영국식비늘판벽에 비하여 드문 사례라는 점에서 누름대비늘판벽을 적용한 증축부는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내부는 4개의 실로 구획하고 중복도를 통해서 출입하도록 계획되었다. 지붕은 측면 42척(약12.6m)의 규모를 가진 일식(日式) 지붕틀로 계획되었다.([도판2] 참조) 큰 보는 중복도 위에서 볼트로 연결하여 장스팬을 감당하였고, 그 위에 작은 보를 추가하여 서까래를 받치도록 하였다. 작은 보를 지탱하는 동자주에는 일식 지붕틀에서만 적용되는 '지붕꿸대'라고 하는 사선부재 적용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도판3]의 배치도에는 두 번째 증축계획이 기재되어 있다. 청사 왼편의 기존 철조책(鐵條柵)을 해체하고 임업사무실을 증축하였는데, 전면에 독립된 현관을 가지면서 후면에서는 연결복도를 통해 청사로도 출입할 수 있도록 하였다. 세 번째 증축은 임업사무실 왼편으로 건물을 증축하고 연결복도로 연결시키는 계획안이다.([도판4] 참조) 연결복도를 중심으로 권업계실(勸業係室)과 추후 증축건물을 대칭으로 배치하였고 기존 임업사무실의 변소를 이전시켜 연결복도가 결합되도록 하였다. 세 번째 증축에서도 기존 철조책을 이전시킴으로써 청사의 부지영역을 계속 확대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때에 계획된 권업계실은 서양에서 전래된 경골목구조(輕骨木構造)로 계획되었으며, 지붕은 왕대공 지붕틀(king post roof truss)을 적용하였다.([도판5] 참조) 외벽마감은 당시의 관립시설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된 영국식 비늘판벽을 사용하였다. 또한, 천정에는 지붕 속 환기판(軒天井空氣板)을 설치하고 벽에는 실내 연통을 외부로 관통시킬 수 있는 통로를 계획한 등의 세세한 설비계획도 확인할 수 있다.

연속적인 증축으로 청사의 규모와 기능을 확대하던 함경북도청은 갑작스럽게 나남으로 이전하게 되었다. 1917년 6월에 경성에서 나남으로 함경북도청을 이전하는 건에 대하여 조선총독부의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기사가 나온 지 한 달 만에 함경북도장관의 명의로 전격적으로 도청 이전이 공포되었다. 다만, 실제의 도청 이전은 1920년 11월 1일에 시행되었다.

나남의 새로운 도청에 관한 계획 도면은 1918년부터 작성되었다. 신도청의 초기 배치계획을 살펴보면,([도판6] 참조) 경성과 청진간 도로를 경계로 북쪽의 높은 단위에 도청사가 위치하여 사선 방향의 시가지 도로망이 내려다보이도록 계획되어 있다. 도청사 부지의 좌측부분에는 '재래 병마구(在來 病馬廐)'라는 도청 계획 이전의 시설명이 기재되어 있다. 병마(病馬)가 병마(兵馬)의 오기라고 본다면 변방에 군용(軍用) 마구간을 운영한 대한제국기의 관립시설로 추정해 볼 수 있다. 도청사는 건물의 좌우 양단과 중앙부가 후면으로 돌출되는 가운데 좌우 양단이 특별히 돌출된 E자 평면형으로 계획되었다. 그러나 이듬해에 재작성된 도청사 계획안에서는 중앙부가 보다 더 돌출되어 山자 평면형으로 변경되었다. 이와 함께 후면 방향으로 숙직실, 변소 등의 편의시설을 별동으로 조성하고 복도로 연결함으로써, 전체적으로는 日자의 대칭형 평면으로 구성되었다.([도판7] 참조) 1층의 평면구성을 보면, 중앙의 현관과 로비를 중심으로 좌측에는 회계실, 지방실, 권업실을 두고 반대편에는 헌병대와 경무부 사무실을 배치하였고, 중앙의 후면 돌출부에는 식당과 토목실을 배치하였다. 중앙 로비와 좌우 단부에는 2층으로 연결되는 계단을 계획하였으며, 중앙 로비 계단의 뒤에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배치하였다. 2층의 평면구성을 보면, 좌측단부에는 세무실, 이재실, 학무실, 예비실의 행정공간으로 계획하고, 전면 및 우측단부에 중앙의 장관실을 중심으로 제1,2부장실, 관방, 응접실, 참사관실, 경무부장실을 배치하였으며, 우측단부에는 소회의실, 응접실, 부관실 및 기밀실을 두었다.([도판8] 참조) 한편, 중앙부의 후면 돌출부에는 54척X60척(약 16.2X18.0m)의 대회의실을 계획하였는데, 후면에는 어진영봉안소(御眞影奉安所)를 설치한 것이 특징이다.

청사에는 각 층의 각 실에서 운영할 수 있는 페치카 방식이 적용되었으며, 굴뚝을 통해 지붕 위로 연기가 배출되도록 하였다. 청사의 구법은 조적 벽체에 목조로 층간바닥과 지붕가구를 구성하는 벽돌조 구법을 채용하였다.([도판9] 참조) 일제강점기 지방의 근대 관립시설에서 벽돌조 구법은 1920년 이후에 주로 등장하는 구법이라는 점에서, 1919년으로 추정되는 도청 건축계획은 벽돌조 구법의 다소 이른 적용 사례이면서 지방 관립시설 중에서 도청이 지니는 위계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도청사의 단면 계획을 살펴보면, 각 층의 천정고는 12척(약 3.6m)으로 상당한 높이로 계획되었으며, 천장 속 높이까지 고려하면 1,2층간의 높이차는 15.1척(약 4.5m)에 달한다.

전체적인 입면계획은 전면 중앙부가 강조되는 의장을 사용하되 박공지붕은 소략하고 지붕을 높게 돌출시키는 수법을 사용하였고, 좌우 단부에는 이를 축약하여 적용하였다.([도판10] 참조) 전면에는 창문과 벽면에 1,2층을 연결시키는 의장을 적용하고 부위에 따라 벽돌 쌓기 방식을 달리함으로써 장엄한 관청건물의 입면을 구현하였다. 반면에 후면은 의장요소를 소략하여 단순하게 계획하였다. 청사의 지붕은 폭과 높이를 크게 하여 권위적인 외관을 조성하도록 하였다. 전면 중앙의 첨탑은 맨사드지붕으로 계획하여 목조 트러스로 약 6m 높이의 첨탑 뼈대를 형성하였다.([도판11] 참조) 54척(약 16.2m)의 장스팬을 갖는 대회의실의 지붕은 쌍대공 지붕틀(queen post roof truss)이 적용되었다.([도판12] 참조) 그러나 큰 보의 끝 부분에 아래로 쳐진 보를 결합하여 조적 벽체에 지붕가구가 올라타도록 조성한 점은 이례적인 지붕가구 구성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거대하고 복잡한 지붕가구의 유지관리를 위해서, 지붕 속에는 3척(약 0.9m) 너비의 작업 통로(cat walk)를 계획하였다.([도판13] 참조) 한편, 실내는 벽돌조와 목조가 층을 나누어 적용되었다.([도판14] 참조) 하중 전달과 내구성을 고려하여 1층은 벽돌조 기둥을 사용하고 2층은 목조 기둥을 사용하였다.

이상의 계획안을 바탕으로, 1921년 5월에는 경성에서 나남으로의 청사 이전식이 거행되었고 같은 달 29일에는 낙성식이 개최되었다. 그러나 함경북도청 나남청사는 몇 해 지나지 않은 1925년 2월 9일에 전소되었다. [도판15]에 기재된 피해 상황을 보면, 389평의 2층 청사가 전소되었고 후면의 연결복도가 파괴되었으므로, 청사 시설 전체가 전소된 것과 다름없는 것이었다. 이에 총독부에서는 청사 복구에 대하여 긴급회의를 진행하여 가건축물을 짓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청사 전소를 빌미로 청사 건립을 청진에 유치하려는 건의가 빗발치자 도청소재지 나남을 유지하기 위하여 내린 조처라고 추정해 볼 수 있다.

[도판16]의 가건축 청사 계획안에서는 정방형에 가까운 부지에 ㄷ자 평면형을 가진 청사를 확인할 수 있다. 부지 위쪽 중앙의 입구를 중심으로 좌측에는 지사실, 비서실, 응접실, 지방과, 수부실이 배치되었고, 우측에는 세무과, 재무부장실, 이재과, 회의실이 배치되었다. 좌측 날개부에는 내무부장실, 참여관실, 산업과, 회계과, 토목과를 두었고 우측 날개부에는 학무과, 산림과, 위생실, 고등과, 경찰부장실, 경무과, 회계과, 보안과를 두었다. 내부는 공통적으로 후면 편복도 방식으로 계획되었으며, 변소, 숙직실 등을 별동으로 조성하고 연결복도를 통해 이동하도록 하였다.

[참고도판]

  • 도판1. 함경북도청사증축공사설계도 / 1, 1910-15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2. 함경북도청사증축공사설계도 / 2, 1910-15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3. 함경북도청사임업사무실이전모양체공사설계도 / 4, 1910-15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4. 함경북도청사증축공사배치도 / 6 상세보기
  • 도판5. 함경북도청사증축공사설계도 / 7, 1915 상세보기
  • 도판6. 함경북도부지평면도 / 9-1, 1919 상세보기
  • 도판7. 함경북도청사신축설계도 / 계하평면, 부속가평면 / 1, 1919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8. 함경북도청사신축설계도 / 계상평면 / 2, 1919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9. 함경북도청사신축설계도 / 12, 1919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10. 함경북도청사신축설계도 / 입면도 / 3, 1919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11. 함경북도청사신축설계도 / 정면중앙부가근급소옥조상세 / 11, 1919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12. 함경북도청사신축설계도 / 대회의실상세 / 13, 1919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13. 함경북도청사옥근이통로배치도 / 25, 1919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14. 함경북도청사신축설계도 / 중앙계단상세 / 15, 1919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15. 함경북도청사재해평면도 / 11, 1925년 추정 상세보기
  • 도판16. 함경북도가청사신설평면도 / 10, 1925년 추정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