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급 기관 및 지방 행정시설편

통감부 이사청

일본은 1905년 을사늑약의 체결로 한국의 외교권을 장악하였다. 그 3조에는 외교에 관한 사항을 관리하는 일본정부의 대표로 통감(統監)을 두고, 개항장 및 필요한 곳에 통감의 지휘 하에 기존 영사의 권한을 행사하며 협약과 관련된 사무를 처리할 이사관(理事官)을 두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이에 따라 1905년 12월 20일에 일본칙령 267호로 <통감부 및 이사관 관제(統監府及理事官官制)>가 공포되었고, 주한 일본공사관이 1906년 1월 31일자로 폐쇄되었으며, 1906년 2월 1일에는 서울에 통감부가 설치되었다. 한편, 이사청(理事廳)은 원래 일본영사관 또는 분관이 설치되었던, 한성, 인천, 부산, 원산, 진남포, 목포, 마산 등 7개소에 설치되기로 하였으나, 1906년 1월 19일에 군산, 평양, 성진 등 3곳이 추가된 총 10개소의 이사청의 설치가 공포되었다. 이어서 1906년 8월 17일에는 대구이사청, 11월 17일에 신의주이사청, 1907년 12월 10일에 청진이사청 등 3개소가 추가되어 총 13개 이사청이 지방에 설치되었다. 이사청이 설치되었던 도시들은 개항장·개시장 등으로 일본인 거류지(居留地)가 있던 곳들이었다. 1910년 일제강점 이후에는 지방제도의 개편으로 일본인 거주지가 있던 지역이 ‘부(府)’로 지정되면서 이사청의 업무는 부청으로 이관되었으며, 대부분의 이사청 청사도 부청 청사로 전환되었다.

현재 국가기록원에는 목포를 제외하고, 경성, 군산, 대구, 마산, 부산, 성진, 원산, 신의주, 인천, 진남포, 평양, 청진 등 12개 이사청과 관련된 도면 총 91매가 소장되어 있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들 도면은 사진으로만 남아있는 경우가 많은 통감부 시기 지방행정시설 청사의 계획 내용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자료이다.

통감부 이사청 정보안내
명칭 연도 도면수
경성이사청 1906-1910 8
군산이사청 1906-1910 9
대구이사청 1906-1910 9
마산이사청 1906-1910 12
부산이사청 1906-1910 9
성진이사청 1906-1910 6
원산이사청 1906-1910 11
신의주이사청 1906-1910 7
인천이사청 1906-1910 3
진남포이사청 1906-1910 1
청진이사청 1907-1910 7
평양이사청 1906-1910 8
이사청 창고 공통도면 1906-1910 1

소장된 도면을 통해 살펴보면, 대부분의 이사청 청사는 청사 부분을 2층의 양식목조나 벽돌조로 계획하고, 뒤편에 부속가(附屬家)를 두어 복도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계획되어 있다. 부속가의 경우에는 청사와 별도로 일식목조로 계획되는 경우가 많았다. 청사의 1층에는 주로 이사관실, 부이사관실 등의 집무실과 일반인 관련 업무를 보는 대기실(人民控所, 인민공소)이 딸린 행정사무실, 법정이 배치되었다. 따라서 주출입구인 현관은 집무실이나 응접실로 연결되고, 인민공소나 법정의 출입을 위해 출입구를 따로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사의 뒤편이나 부속가 부분에는 서고, 창고(物置) 등의 저장공간이나, 변소, 탕비실, 숙직실, 소사실(小使室) 등의 지원공간이 계획되었다.

경성이사청 관련 도면은 1909년 기존청사에 추가로 지은 청사의 도면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그 규모가 크지 않고 단층목조로 계획되었으나, 청사와 부속가가 앞뒤로 놓이는 이사청 계획의 기본 구성과 개실 배치를 잘 보여준다. [도판1]의 배치도를 통해 원래 청사의 왼편에 새로운 청사를 계획하였음을 알 수 있고, [도판2]를 통해 건물의 외관과 평면 배치를 확인할 수 있다. 건물은 단층의 양식목조 건물이며, 비대칭적인 입면으로 계획되었다. 정면과 측면에 3개의 출입구를 계회하였는데, 주현관, 일반인 대기실 출입구, 법정 출입구를 벽체 장식과 의장요소의 활용을 통해 위계를 두어 구성하였다. [도판3]에서는 독일식 비늘판벽의 상세를 확인할 수 있으며, [도판4]에서는, 현관부에 아치(arch) 모양 차양을 돌출시키고, 지붕에 뾰족한 동식(棟飾, 지붕 용마루 장식)을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도판2]에서 평면을 살펴보면, 주현관 안쪽으로 홀과 전체 건물의 중심이 되는 복도가 놓이고, 재판사무실, 예심실, 법정 등의 사법시설과 행정사무실 등이 계획되었다. 복도 끝의 출입구 뒷편에는 서고(書庫), 숙직실, 탕비실 등이 배치된 부속건물이 계획되었고, 본관과 복도로 연결되었다. 그러나 계획되었던 법정시설 부분이 회계실, 응접실, 이사관실, 부이사관실 등으로 변경된 것을 [도판3]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주현관의 왼편에 일반인 대기실로 들어가는 출입구를 따로 두었고, 등기(登記)나 재판관련 사무실과 연결되는 행정업무 창구를 계획하였다.

군산이사청과 신의주이사청의 청사는 대칭적 입면을 갖는 르네상스풍의 2층 건물이다. 건물의 배치, 입면이나 평면 구성이 매우 유사하여 공통도면을 사용하였거나 함께 설계된 것으로 생각된다. [도판5], [도판6]을 보면, 군산이사청은 전면에 주요사무공간과 민원공간을 포함한 일자형의 2층 벽돌조 청사동(廳舍棟)이 놓이고, 그 뒤에 법정과 숙직공간이 있는 ㄴ자형의 양식목조 부속가를 연결하고 있는데, 청사동의 1층에는 응접실, 사무실, 이사관실, 일반인 대기실(人民留, 인민유)을 두었고, 계단실은 왼쪽에 치우쳐져 배치되었다. 2층에는 회의실과 사무실, 예비실을 두었다. [도판6]의 계획도를 신의주이사청의 [도판7]과 대조해 보면, 신의주이사청은 군산이사청과 거의 유사한 외관을 갖고 있으며, 맨 뒤에 창고(物置) 한 동을 더 연결하였을 뿐, 평면의 경우에도 실의 배치, 동선의 계획 등이 좌우만 바뀌어 거의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도판8]. [도판9]를 통해 두 건물의 입면과 단면 상세를 비교해 보면, 유사한 평면과 입면으로 계획되었음에도 군산이사청은 벽돌조로, 신의주이사청은 양식목조로 계획되어 있는 것이 흥미롭다. 벽돌조의 건물이 내구성이나 방한(防寒)의 측면에서 크게 유리함을 생각하면, 더 북쪽 지방의 신의주이사청이 양식목조로 계획된 것은 공기 단축의 이유가 가장 컸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도판6]의 군산이사청 단면도 아래에는 D.S.I. Ogawa라고 하는 사인이 있다.

통감부 시기 이사청 청사의 정면 입면은 전술한 군산이사청과 신의주이사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비대칭으로 계획되어 있으며, 중앙부나 현관 부분이 박공, 발코니 등의 장식으로 강조된 양식목조 건물인 경우가 많았다. 첨탑을 두는 경우도 있는데, 대구이사청과 부산이사청의 경우에는 측면에 탑을 계획하였고, 청진이사청의 경우에는 현관이 있는 중앙부를 탑으로 계획하였다. ( [도판16] 참조) 한편, 대구이사청과 부산이사청, 원산이사청의 2층 평면에는 대공간인 광간(廣間)과 일본천황의 초상을 모시는 어진영실(御眞影室)이 함께 계획되어 있어 이 공간이 일본의 국가 의례공간으로 사용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대구이사청은 1906년 설치당시에는 경상감영의 선화당(宣化堂)을 청사로 사용하였으나, 동운정(東雲町, 현 동인동 대구시청 자리)에 1909년 10월 양식목조 2층 건물을 신축하였다. 대구이사청은 비교적 대규모로 건립된 이사청으로, [도판10]은 계획당시의 대지 상황과 배치를 보여주며, [도판11]에서 건물의 전반적인 외관과 평면 계획을 확인할 수 있다. 2층의 양식목조 건물로 오른쪽에 첨탑을 두어 정면을 비대칭으로 구성하였으나 돌출된 현관과 장식된 박공을 정면중앙에 배치하여 중심부를 강조하고 있다. 전체적인 구성은 맨 앞에 놓이는 2층의 건물이 주요 청사공간으로 계획되었고, 왼쪽 뒷편에 단층의 법정건물이 연결되었으며, 오른쪽 뒤로는 숙직실, 저장공간, 변소 등이 배치되어 있다. 평면도를 보면, 청사의 1층에는 중앙현관 앞에 쿠루마요세(車寄)가 있고, 현관을 들어서면 복도를 통해 응접실, 이사관실로 연결된다. 복도는 왼쪽으로 꺾여 사무실 및 법정과 연결되며, 왼쪽 한편에 2층으로 연결되는 계단이 놓인다. 2층에는 광간(廣間)과 천황의 초상을 두는 어진영실(御眞影室), 객실(客室)이 계획되어 있다. 1층의 이사관실과 2층의 객실은 우측 첨탑 공간에 계획되었는데, [도판12]을 통해 첨탑은 총 3층 규모에 지붕에는 트러스를 사용하였으며, 건물의 벽체는 독일식비늘판벽으로 마감하고, 지붕은 금속판으로 계획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도판13]에서는 주출입구 부분의 현관과 쿠루마요세, 노대(露臺, 발코니), 도머(domer) 창의 상세를 확인할 수 있다.

부산이사청은 새로운 청사를 건립하지 않고, 기존의 일본영사관 건물을 전용하여 사용하였다. 부산이사청의 전체적인 구성은 [도판14]에서 살펴볼 수 있다. ㄴ자형의 2층 건물이 전면에 배치되고, 그 오른쪽 뒤편으로 단층의 부속시설인 법정, 서고, 숙직실, 창고 등이 연결되어 있다. 출입구는 정면 왼쪽의 주출입구와 그 뒤에 일반인 대기실(人民控所, 인민공소)로 연결되는 부출입구가 분리되어 있다. 첨탑 부분의 1층에 위치한 주출입구 현관은 사무실과 응접실, 이사관실, 부이사관실 등과 연결되며, 현관 밖에는 쿠루마요세(車寄)가 있고, 그 상부공간은 2층에서 사용하는 발코니로 계획되었다. 2층에는 광간(廣間), 어진영실(御眞影室), 식당, 응접실이 계획되었다. [도판15]을 보면, 첨탑의 지붕부에는 왕대공 트러스를 사용하였으며, 외벽은 독일식비늘판벽으로 마감되었다.

한편, 마산이사청은 비교적 소규모로 계획되었는데, 초기에는 1899년 건립된 일본영사관 건물을 사용하다가, 1908년 11월 3일 신청사를 준공하였다. 마산이사청은 의양풍 2층 건물로 대내동의 구릉지(현 경남대학교 대학원)에 위치하였다. [도판17]을 보면, 이사청은 전면의 본청사와 뒤편의 부속가가 복도로 연결된 형태임을 알 수 있다. 르네상스풍의 외관에 비대칭 구성이지만, 모퉁이에 계획된 현관부 입면을 강조하고, 첨탑을 계획한 것을 [도판18]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판19][도판20]에 입면과 단면 상세가 기재되어 있는데, 벽체는 벽돌조로, 지붕과 바닥은 목조로 계획하였다. 본청사 뒤편에 연결되는 부속가(附屬家)는 [도판21], [도판22]에서 나타나듯이 경량목조의 단층건물인데, 부속가에도 지붕 위에 랜턴(lantern)을 올린 것이 특징적이다.

이외에 청사 본관이나 부속가의 구성방식이 독특한 사례로는 원산이사청과 평양이사청을 들 수 있다. [도판23]을 보면, 원산이사청은 다른 이사청들과는 달리 부속가를 청사의 왼편으로 연결하여 앞에서 볼 때 좌우로 긴 전면을 보여주고 있으며, 평양이사청은 이사청 본관의 중요 실을 청사 전면에 적극적으로 돌출시켜 계획하고 있다. 원산이사청의 횡방향 배치는 앞뒤로 좁았던 부지의 형태에서 기인하였다고 생각되며, 전면에서 보이도록 계획되었음에도 원산이사청의 부속가는 후면에 놓인 여느 부속가와 마찬가지로 본관과 구분하여 장식없이 단순하게 계획되어 있다. [도판24]의 평양이사청은 2층의 벽돌조 건물인데, 중앙의 주현관을 중심으로 왼쪽 부분의 앞에는 단층의 일반인 대기실이, 오른쪽에는 법정이 돌출되어 계획되어 있다. 보통의 이사청에서는 정면에 주현관과 인민공소로 통하는 부현관을 두는 반면, 평양이사청에서는 법정이 전면에 돌출되면서 별도의 출입구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도판25][도판26]을 통해 현관, 일반인대기실, 법정의 입구가 위계를 따라 각각 다르게 디자인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도판]

  • 도판1. 경성이사청구내배수토관포설공사평면도/9, 1909년 추정 (Q00400009) 상세보기
  • 도판2. 경성이사청청사설계도/1, 1909년 추정 (Q00400004) 상세보기
  • 도판3. 경성이사청청사법정이사관실기타도랑하변경도/5, 1909년 추정 (Q00400008) 상세보기
  • 도판4. 경성이사청청사설계도/각상세도/2, 1909년 추정 (Q00400006) 상세보기
  • 도판5. 군산이사청부속공사배치도/11, 1908년 추정 (Q12500003) 상세보기
  • 도판6. 군산이사청청사신축지도/1, 1908년 추정 (Q12500001) 상세보기
  • 도판7. 신의주이사청청사신축도/1, 1908년 추정 (Q12200003) 상세보기
  • 도판8. 군산이사청청사신축도/2, 1908년 추정 (Q12500002) 상세보기
  • 도판9. 신의주이사청청사신축도/2, 1908년 추정 (Q12200004) 상세보기
  • 도판10. 대구이사청청사부속공사배치도/10, 1909년 추정 (Q05000001) 상세보기
  • 도판11. 대구이사청청사신축지도/1, 1909년 추정 (Q02900008) 상세보기
  • 도판12. 대구이사청청사신축지도/3층가상세/5, 1909년 추정 (Q02900006) 상세보기
  • 도판13. 대구이사청청사신축지도/구계급정면차기기타상세/3, 1909년 추정 (Q02900011) 상세보기
  • 도판14. 부산이사청청사개축설계도/1, 1906-10년 추정 (Q05300009) 상세보기
  • 도판15. 부산이사청청사개축설계도/4, 1906-10년 추정 (Q05300001) 상세보기
  • 도판16. 청진이사청청사설계도/1, 1909년 추정 (Q03700005) 상세보기
  • 도판17. 마산이사청청사주위책급배수관배치설계도/12, 1908년 추정 (Q14800015) 상세보기
  • 도판18. 마산이사청청사설계도/11/1, 1908년 추정 (Q14800008) 상세보기
  • 도판19. 마산이사청청사설계도/11/3, 1908년 추정 (Q14800006) 상세보기
  • 도판20. 마산이사청청사설계도/11/4, 1908년 추정 (Q14800005) 상세보기
  • 도판21. 마산이사청부속가지도/11/9, 1908년 추정 (Q14800014) 상세보기
  • 도판22. 마산이사청부속가지도/10, 1908년 추정 (Q14800011) 상세보기
  • 도판23. 원산이사청청사개축설계도/건회도급평면도/1, 1906-10년 추정 (Q02300001) 상세보기
  • 도판24. 평양이사청청사신축설계도, 1908년 추정 (Q06100007) 상세보기
  • 도판25. 평양이사청청사규구계도, 1908년 추정 (Q06100005) 상세보기
  • 도판26. 평양이사청청사신축설계도, 1908년 추정 (Q06100002)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