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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려의 연필

웹툰으로 보는 기록사랑 세번째 이야기

제목: 홍려의 연필

글: 오현

그림: 이진택.

홍려: 비오는 날에도 볼 수 있는 안경! 하늘을 나는 자동차! 신으면 엄청 빨리 달릴 수 있는 운동화. 와~ 진짜 생각만 해도 신난다.

(상상의 풍선을 터트리는 엄마) 콕. 펑.

홍려: 헉! 엄마. 나 지금 엄청난 발명품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엄마: 그런 생각은 나중에 하고 지금은 아빠 일 도와야지!

홍려: 아빠! 뭐 도와드리면 돼요? 칫! 엄마는 발명의 세계를 너무 모르셔.
아빠: 어이구~ 우리 꼬마 발명가가 왜 그렇게 삐쳐 있어?
홍려: 음...

(아버지 대장간에 와서)
홍려: 방금 엄청 멋진 발명품이 떠올랐는데, 엄마 때문에 만들 시간이 없어요. 완전 원더풀하고 엘레강스한 발명품이었는데...
아빠: 그 발명품이 뭐였는데?
홍려: 그게... 아주 엄청난 거 였는데. 으.아.아... 생각이 안나요. 내 머리속 지우개 미워!
아빠: 하하하!
홍려: 웃지마세요! 진짜 엄청난 거였단 말예요!.
아빠: 그래~ 그래~ 하지만 훌륭한 생각도 잊어버리면 큰일이지!
홍려: 헤~ 그러네요.
아빠: 잊어버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홍려: ?

아빠: 훌륭한 발명가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잘 기록하는 습관부터 들이는 게 좋겠는 걸?
엄마: 어머~ 부자간에 아주 화기애애하네요~
아빠: 그럼~ 날 닮아 뭘 만들기를 좋아하나봐.
홍려: 헤~
엄마: 그런데 둘 다 할 일을 다하고 그렇게 놀고 있는 거겠죠?
아빠, 홍려: 헉!
엄마: 당신은 오늘까지 곡괭이 30개 다 만들어야 된다고 했잖아요!
아빠: 넵! 마님~
엄마: 그리고 홍려는 아까 시킨 심부름 다 했어?
홍려: 넵! 파다닥!

(아이디어를 기록하는 홍려)
홍려: 그래. 바로 이거야!

(아이스크림 만드는 기계가 적힌 노트)
아빠: 호~ 이거 굉장한데?
홍려: 10분에 100개나 만들어요!
아빠: 그런데 이 기계를 어떻게 만들지? 어떻게 만드는지 써 놔야 발명을 하지.
홍려: 그건 지금 만드는 게 아니라서 안 적어놨어요.너무 어려워서 나중에 크면 만들 거예요.
이만큼 크면요.
아빠: 그럼 클 때까지 잘 보관해 놔야 겠구나.

홍려: 엄마, 연필이랑 노트가 다 떨어졌어요.
엄마: 뭐? 얼마 전에 사줬잖아.
홍려: 그치만 연구하느라 다 써버렸어요.
엄마: 연구?

(며칠 후)
엄마: 이... 이게 다 뭐야! 아무리 하고 싶은 걸 하더라도 최소한 정리는 잘 해야지!
아빠: 그만 용서해 주구려. 홍려가 나처럼 몰래 외상지고 다닌 것도 아닌데 너무 심하네~
엄마: 외상? 나 몰래? 불끈.
아빠: 헙!

(엄마 불같이 화내며)
엄마: 당신이나 홍려 돌 다 저녁 밥 없어!
아빠: 다신 외상 안할께~
홍려: 으앙~ 왜 나까지~

(저녁시간)
아빠: 오늘도 풀밭이구려.
엄마: (젓가락을 놓으며)탁! 정녕 저녁까지 포기하시겠다는 뜻?
홍려: 아빠 좀...

홍려: 다 먹었어요.
엄마: 잠깐!
홍려: 엇! 이게 뭐예요?
엄마: 앞으로 공책에는 공부만 하고 발명 아이디어는 여기에 정리하렴.
홍려: 정말? 저 주시는 거예요? 엄마 최고! 엄마 진짜 잘 쓸께요.
엄마: 대신 앞으로 공부랑 방 청소도 알아서 잘해야 한다.
아빠: 배신자~ 언제는 아빠가 최고라더니.

(몇 년 후 발명하는 홍려)
홍려: 치약 뒷부분에 이걸 꽂으면 자동으로 치약을 짜줄라나?
엄마: 홍려의 손길에 벌써 여러개의 치약이 비명 횡사를...
홍려: 페달을 밟지 않고도 갈 수 있는 자전거를 만들고 말겠어!
아빠: 으악! 내 자가용이~ 홍려얏!

(길을 걸으면서 적고있는 홍려)
친구: 엇! 홍려? 뭐하고 있어?
홍려: 슥! 슥! 보면 모르냐?
친구: 야~ 길거리에서 적다가 전봇대에 부딪치겠다. 뭘 그렇게 적어.
홍려: 생각난 아이디어는 바로바로 적어둬야 안심이 돼. 자꾸 말시키니까 까먹잖아. 이렇게 바로 메모해 뒀다가 나중에 모아서 정리하거든.
친구: 진짜 대단한데~ 근데 그렇게 다 적어둘 필요가 있나?
홍려: 창조는 응용력에서, 그 응용력은 과거의 기록에서 나온다고. 발명가에게 기록은 중요한 거야!
보통 하루에 20장 정도 아이디어를 정리해서 적어두지.
친구: 헉! 20장이나? 너 혹시 외계인? 아님 제지회사의 소비자 노벨상 후보감이군!
홍려: 어렸을 때 아버지가 훌륭한 발명가가 되려면 잘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하셨거든. 그래서 지금은 완전히 몸에 뱄어!
홍려: 앗! 말하는 사이에도 좋은 아이디어가!

뚝!

홍려: 이런~ 또 부러졌네. 정말 불편하네. 매번 심이 부러지거나 닳아 버리고 말야.
친구: 그럼 볼펜으로 바꿔~
홍려: 난 연필이 좋아. 흠... 연필 냄새 좋아~ 연필 깍는 시간이 아깝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친구: 흠... 그럼 네가 만들면 되잖아!
홍려: 뭐?
친구: 닳지도 않고 부러지지 않는 연필 말야.창조를 위해서는 기록이 중요하다면서? 그럼 기록을 하는 도구가 좋아야지!
홍려: 기록을 위해 좋은 연필을 만들고, 연필은 좋은 기록을 남긴다. 그래! 바로 그거야!
홍려: 좋아! 당장 부러지지 않고 깎을 필요없는 연필을 발명하고 말겠어!
친구: 야~ 잘되면 한턱 쏴!

홍려: 좋아! 그럼...음...음...음...어떻게 만들어야 할 지 생각이 안나!
끙...자동연필. 끙끙...자동연필. 끙끙끙... 끙끙끙...
옆집사람들: 아! 시끄러워~ 똥을 하루 종일 싸냐?
홍려: 몇 달 동안 생각해도 답이 없네. 내 머리속에 지우개가 아니라 돌맹이만 있는 건가. 양치질이나 해야겠다. 꾸욱~
홍려: 음...그래! 이거야! 이거!

(옛날 기록은 찾는 홍려)
홍려: 어디 있을 텐데...여기 있다! 자동 치약 짜는 기계! 치약을 쓸 만큼만 끊어서 차례로 나오게 한다는 개념이었지. 하지만 이걸 응용해서 깎지 않고 계속 쓸 수 있는 연필을 만들 수 있어!
홍려: 대롱 안에 적당한 크기의 연필심을 열개 정도 넣고 뒤에서 누르면 차례대로 나오게 하는 거야!
심이 부러져도 다음 심을 치약 짜듯 밀어내서 쓰면 되고, 깎을 필요도 없고! 홍려의 자동연필이 만들어지는 거다! 크하하하하하!
옆집사람들: 아! 시끄러워! 이젠 아침까지 소란이냐?
홍려: 죄송합니다. 조용히 할께요~

홍려는 치약에서 힌트를 얻어 새로운 연필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홍려: 파이프를 대나무로 쓰는 거 보단 플라스틱이 좋겠어. 크기는 손에 딱 잡힐 정도로 하고...

1972년 마침내 깎지 않아도 쓸 수 있는 연필을 발명하고 특허를 등록했습니다.
홍려: 완성이다! 연필 심봤다!
이 연필은 수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게 되었고
사람1: 이 자동연필은 안 깎아도 돼. 신기하지?
사람2: 우왕~ 나도 한번 써보자.
사람3: 이 연필은 꼭지만 눌러지면 심이 계속 나와.
사람4: 오~ 되게 편하겠다.
사람5: 나 자동연필 가진 남자야. 잘 보이게나~
사람6: 쯧! 가계부 쓰는 남자 주제에...

홍려는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기자: 자동연필 하나로 큰 부자가 되셨는데 소감 한 마디...
홍려: 인생 한방입니다. 훅!하고 성공하는 거죠.
PD: 선생님. 그런 멘트말고 방송용 멘트 쫌...

홍려: 이 연필을 어덯게 만들 수 있었냐구요? 맨입으로? 그거야 이 천재적인 재능이랄까! 하하하!
(우우~ 우우~)
홍려: 농담이고요. 흠흠... 웃자고 하는 농담에 죽자고 달려드니... 이걸 발명한 건 바로 어린시절 나의 기록입니다. 기록을 위해 만들었지만, 기록이 없었다면 이 발명품도 없었겠죠.

아이디어는 기록을 필요로 하고
기록은 창조력의 밑거름이 됩니다.
국가기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