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올림픽 1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지는 가운데 한강에서는 해양소년단과 청소년 연맹 등 9개 단체 2,900여명이 수상스키와 모터보트 시범경기, 윈드서핑 등 배 띄우기 행사를 가졌습니다.

민족의 성산 강화 마니산에서 채화한 성화는 제 70회 전국 체육대회를 밝혀줄 뿐만 아니라 이번에 처음 열린 한민족 체육대회도 동시에 밝혀주었습니다. 참된 마음, 참된 모습, 참된 화합을 표어로 내걸고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막을 올린 이번 대회는 88서울올림픽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욕으로 가득했습니다.

이번 대회는 고희를 맞은 전국체전과 함께 세계 각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400만 한민족이 한데 어우러져 한마당 큰 잔치를 벌였다는 점에서 그 큰 뜻이 있었습니다. 소련과 중국, 헝가리를 포함한 50개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1,400여 명의 해외동포가 한민족 체육대회를 빛낸 것입니다. 이번 전국체전에는 15개 시도와 11개 해외동포 선수단 2만여 명이 참가해 한민족 체육대회와 함께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노태우 대통령은 치사에서 지난해 서울올림픽은 세계 모든 민족이 화합을 이룬 인류평화의 축제였다고 회고하고 우리가 역사상 최고의 대회로 올림픽을 치를 수 있었던 것도 전국체전 70년 역사를 통해 쌓아온 경험과 역량이 그 바탕이 됐다고 지적하면서

“서울 올림픽을 치른 뒤 1년 만에 열리는 전국체전과 함께 세계 한민족 체육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참으로 뜻 깊은 일입니다. 지금 이 마당에는 지난 반세기 동안 이념과 체제의 장벽으로 오갈 수도 만날 수도 없었던 소련과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에서 오신 동포들이 세계 각국의 우리 재외동포들과 자리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서울올림픽과 우리의 북방외교가 가져온 소중한 결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이역만리 해외에서 이 자리에 참석하신 동포 여러분 특히 그동안 조국과 오갈 길이 막혔던 사회주의 국가동포 여러분을 뜨거운 마음으로 환영합니다.”

한민족 체육대회의 뜻은 누가 더 잘하고 누가 이기는가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세계 각국에 퍼져있는 우리 동포들이 한 핏줄임을 잊지 않고 함께 모여 뜨거운 정을 느끼고 호흡하는데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 만족할 수 없습니다. 세계 50개국이 아니라 100여 개 국에 사는 모든 동포가 더 큰 호응을 하는 대회가 되도록 힘써야 할 것이고 2천만 북한동포 대표까지도 참여하는 대회로 발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민족의 화해와 단합, 민족통일과 약진의 계기를 이 대회에서 찾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