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해 동안 해외에 파견된 우리 기술자들은 크게 분발해서 세계 속에 한국의 기술을 심어놓았습니다.

서부 독일로 간 광부들은 지하 수백 층의 갱내에서 힘을 다해 일했으며, 백의의 천사들은 한국여성의 정숙함과 성실함을 널리 떨쳤습니다. 또한 월남에서는 자유전선에서 용맹을 떨치는 무적의 국군과 어깨를 나란히 수많은 우리의 기술자들이 전열의 후진에서 분발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의사, 기계공, 전공, 건축기사 그리고 정원사에 이르기까지 무려 200여종의 우리 기술자들이 세계 각국에 나가 활약하고 있습니다.

외화 획득은 물론 민간외교의 일익을 담당한 해외파견 기술자는 지난 66년 이래 부쩍 늘어났으며 그 대상국도 넓혀지고 있습니다. 즉 66년도에는 월남, 서부독일, 미국 등 불과 3개국이던 것이 67년에는 23개국으로 늘었으며 66년과 67년 사이에 해외개발공사를 통해서만도 1만102명이 나가서 126억1천여만 원을 벌어들였습니다. 그러나 간혹 지각없는 몇몇 기술자들의 탈선은 우리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이러한 사고를 미리 막기 위해서 우선 정부에서는 해외파견기술자의 선발을 엄격히 해서 종래에 가끔 있었던 무자격자의 해외취업을 강력히 단속하게 했습니다. 해외취업과 이주사업의 정부대행기관인 해외개발공사에서는 군소업자들의 소위 사서함 선발과는 달리 먼저 철저한 필기시험을 실시합니다. 또한 직종별로 실기시험을 벌여 해외에 나가 맡은바 일을 거뜬히 해낼 능력이 있는가를 철저히 가려냅니다. 신체검사에서도 내과, 외과를 비롯해서 혈액검사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외국인이 시행하는 구두시험을 거친 다음 보시는 바와 같이 각종시설을 활용한 적성검사를 합니다. 이것은 속도감각 및 공간거리 추정 테스트, 집단 청력 테스트 등 여러 가지 검사 과정을 통해서 그 직업에 알맞은가를 가려내는 것인데 이렇게 함으로써 이제 엉터리 기술자들이 함부로 응시하거나 요행을 바랄 수는 없게 됐습니다. 합격자에 대해서는 또한 정부 각 기관이 각기 분담하는 소양교육을 실시합니다. 노동법규의 해설에서부터 상식과 보안 및 정신교육 등 17개 과목에 걸쳐 모두 27시간의 교육을 받게 됩니다. 또한 서부독일 등지에 간호원 진출에 대비해서 간호보조원을 양성하는 한편 어학교육도 아울러 실시하고 있습니다. 간호보조원은 이미 400여 명을 수료시킨바 있는데 이와 같이 정부에서는 외국에서 우리 기술자의 파견 요청이 있을 때 즉각 보낼 수 있도록 평소 기술자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훈련된 우리 기술자들의 실력은 이제 어느 직종에서나 선진국과 겨루게 됐으며 지난 해 스페인에서 열린 국제 기능올림픽에서는 한국의 젊은 기능공들이 그 기술을 널리 떨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영광은 국내의 모든 기능공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었습니다. 이제 어느학교를 나왔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할 줄 아느냐가 개인의 앞날을 좌우하는 1인1기의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자부와 긍지에 찬 우리의 젊은 일꾼들은 오늘도 일터마다에서 기술습득에 성과 열을 다하고 있으며 이들은 스스로의 행복과 조국의 발전을 위해 계속 세계무대로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