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묻지 않은 자연과 삶이 존재하는 곳, 야생동물이 노니는 광활한 초원과 검은 피부의 원주민이 만들어내는 리듬 속에서 우리가 잊고 사는 자연스러움과 느긋함이 있다. 그 아프리카에 경제기술 협력을 위한 기술자와 의료단이 그리고 태권도 사범과 민간 상사 직원들이 한민족의 대표로써 상주해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 검은 빛깔 속에서 한국인은 그들의 생활현장 속에 파고 들어가 기술과 지식을 알려주는 빛과 같은 존재가 되기도 한다.

사하라 사막의 모래바람이 휘날리는 곳, 니제르 사람들의 기합소리도 우리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태권도의 구령 소리에 익숙한 그들에게 그것을 가르치던 사람은 조형우 씨다. 그는 니제르의 경찰과 군 특수부대 요원들에게 태권도의 강인함과 민첩함을 가르쳤다.

훈련 중에 한 대원이 부상을 입었다. 그때 나타난 사람은 한국인 의사 김대수 씨, 타국 생활에서 생각나는 것은 역시 같은 핏줄 한민족이다. 나이메 국립병원에서 내과 과장직을 맡았던 김대수 씨는 정부파견의사 1호다. 김대수 씨 옆에서 아프리카 생활을 함께 해나가고 있는 이는 나이메 병원의 이비인후과 과장 조규자 씨다. 한길에 나선 이들 부부는 서로의 삶의 고락을 함께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