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씨 90도를 오르내리는 초복이 갖는 더위를 피해서 서울시민들은 시원한 물과 강바람을 찾아 이곳 한강으로 한강으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푸른 물과 시원한 바람에 몸을 적시는 젊은 남녀의 수영복이 7월 햇볕에 눈부시는 한편 물장난에 바쁜 하동들의 웃음소리로 벌거숭이의 잔치는 이제 절정에 달한 것 같습니다. 한편 강변의 시원함보다도 숲이 우거진 산수에 몸을 담그는 맛이 더욱 시원스러운 듯 이곳 교외 도봉산 계곡에도 피서의 잔치는 지금 한창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초복을 맞이한 농촌에서는 무럭무럭 자라나는 벼를 가꾸기에 분망합니다. 열을 내뿜는 땅에 엎드려 구슬땀을 흘리면서 김매기에 여념이 없는 농부들에게는 더위도 잊어버릴 정성이 깃들이고 가을을 기다리는 희망을 위안 삼아 묵묵히 더위와 싸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