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대통령은 제10회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한 우리 선수단, 임원 등을 초청 노고를 치하했습니다. 전두환 대통령은 제10회 아시아경기대회 폐막에 즈음한 담화를 통해 우리 선수들이 선전 분투해서 거의 아시아 정상에 이른 것은 그동안 한마음 한뜻이 되어서 박수와 함성으로 성원한 4천만 국민의 땀과 정렬과 염원이 그 열매를 맺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30억 아시아인의 영원한 우정과 전진을 다짐하며 5천여 건아들이 힘과 기를 겨룬 아시아경기대회, 열전 16일간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기장을 압도하는 패기와 정력이 잠실벌을 흔들어놨습니다. 그동안 뼈를 깎고 살을 에는 고통 속에 묵묵히 갈고 닦은 기량으로 온 국민에게 열광과 환희의 순간을 안겨주고 민족의 자존과 자부를 만끽하게 해준 우리 대표선수들. 오늘 이 영광, 이 기쁨은 우리 국민 공동의 작품이며 승전보의 주인공은 우리 국민 모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 최강을 꺾은 남녀 하키선수들, 만리장성을 무너뜨린 우리의 탁구, 핸드볼도 정상에 올랐습니다. 속속 세계신기록을 수립해서 아시아에서뿐 아니라 세계정상임을 확인한 우리의 양궁, 이렇게 기적 아닌 기적을 각 경기종목에서 마다 낳았습니다. 25개 경기종목 중 22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함으로써 우리 스포츠는 중공이나 일본보다 훨씬 다양하고 풍요로움을 입증했습니다.

스포츠에는 승패가 있기 마련이고 그에 따라 성적의 우열은 가려졌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에 관계없이 이번 대회는 아시아인의 전통적인 우애와 다시금 솟아오르는 아시아의 힘을 전 세계에 인식시켜주었다는 점에서 모든 아시아인에게 값진 축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참가국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아인들이 추구하는 이상이 평화임을 실증해 주었습니다. 대전 중에 있는 나라도 있었고 정치이념이 다른 나라도 있었으며 나라마다 종교도 제각각 이었으나 참가한 여러 나라들은 스포츠의 숭고한 이상 아래 스스럼없이 함께 참가해 진심으로 서로를 격려하는 아름다움을 보여주었습니다. 훌륭한 관전태도와 성숙한 시민의식 그리고 풍성한 기록 등으로 이번 대회는 그 어느 대회보다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로써 우리는 아시아는 물론 세계사의 주역으로 힘차게 도약할 수 있는 민족의 위대한 저력을 발휘하였습니다.



폐막의 날을 장식한 우리 축구선수들, 우리는 경기장 전체를 압도하는 우리 선수들의 패기와 기량에서 세계를 향한 한국인의 힘찬 기상을 보았습니다. 하나가 된 관중들의 우렁찬 함성 속에서 일체가 된 한국인의 위력을 실감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진정한 국력을 확인했습니다. 선수와 관객이 한 덩어리가 돼서 93차례나 열창한 애국가의 여운은 오래도록 겨레의 가슴 속에 남게 될 것입니다. 이 정신은 또한 88년 서울올림픽을 성공으로 이끄는 활력소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아시아인의 우정과 전진을 다진 제10회 아시아경기대회가 마침내 16일간에 걸친 열전의 막을 내렸습니다. 폐회식은 태평성대를 주제로 한 군무로 시작됐습니다. 이어서 기수단이 입장했습니다. 참가한 각국 푯말과 기수들, 각 국 선수, 임원단이 한데 어울려 운동장에 들어섰습니다. 그동안 우정이 깃들어 자유로운 분위기였습니다.

대회기와 우리나라 국기 그리고 다음번 개최국인 중공의 국기가 게양됐습니다. 88서울올림픽 마스코트인 호돌이와 90년 북경아시안게임의 마스코트 팬더 곰 숑마오가 우정 어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숑마오 : 여러분 가시거든 서울에서 호돌이와 숑마오를 만났다는 말씀 잊지 마십시오.)

아리랑을 주제로 한 군무가 20여 분 동안 펼쳐졌습니다. 맨 먼저 ‘장구춤’이 선보였습니다. 살풀이를 바탕으로 한 ‘기원무’에 이어서 불교의식 춤인 ‘바라춤’, ‘부채춤’이 우아한 음악과 어울리면서 아시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저마다 최선을 다해 스스로와 조국을 빛낸 영광스러운 젊은이의 의지와 정렬을 온 세계의 관심을 이곳 서울에 모았으며 아시아인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 놓았고 일찍이 세계문명을 밝혔던 위대한 아시아의 영광과 긍지를 일깨워 주었습니다. 대회기가 내려지고 성화가 꺼졌습니다. 우리는 해냈습니다. 분명히 이번 성과는 우리 모두가 흘린 땀의 결실입니다. 확실히 우리들은 민족발전의 역사적인 분수령을 마련했습니다.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마련한 경기이기에 더욱 값지고 소중한 것입니다. 2년 후 1988년 서울올림픽광장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4년 후 1990년 북경에서 아시아인들이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제10회 아시아경기대회의 막을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