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탄생된 한강 변 잠실벌에 지구촌 인구의 절반이 넘는 30억 아시아인의 축제가 열렸습니다. 1986년 9월 20일 서울의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화려한 개회식을 가진 열전 16일간의 제10회 86아시아경기대회, 우리 이웃인 아시아인들에게 우리가 이룩한 성장과 면모를 보여주고 우리가 가꿔 온 이 땅의 찬란한 문화유산과 전통을 알려줄 수 있는 대회이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나라의 이 영광, 이 성스러운 축제를 있게 한 전두환 대통령 온 관중들은 대통령 내외분을 환호로 맞이했습니다. 5천 년 민족사에 새로운 웅비를 기약하고 동시에 30억 아시아인이 공동의 번영과 우의를 약속하면서 아시아의 영원한 전진을 다짐한 아시아인의 축제가 열린 것입니다.

기수단을 앞세운 27개 참가국 선수단의 입장이 있었습니다. 이날 선수단 입장은 가?나?다 순서에 따라 네팔을 선두로 레바논과 말레이시아가 들어왔습니다. 몰디브, 바레인, 방글라데시에 이어서 부탄 선수단의 입장, 사우디아라비아와 스리랑카에 이은 싱가포르 선수단, 중동의 아랍에미리트, 예멘, 아랍공화국과 이라크, 요르단 선수단, 이란 선수단의 입장입니다. 인도, 인도네시아에 이어서 입장한 일본 선수단, 나카소네 일본수상도 이 광경을 지켜봤습니다. 20번째로 중공선수들이 손에 꽃다발을 들고 입장하자 관중석에서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카타르와 쿠웨이트에 이어서 타일랜드 선수단이 들어왔고 파키스탄과 필리핀, 홍콩의 뒤를 이어 주최국인 우리 대한민국 선수단이 맨 마지막으로 입장했습니다. 참가한 27나라의 국기를 들고 아시아인의 우의와 평화를 다짐했습니다. 바야흐로 아시아는 세계로 뻗어 나가고 세계는 아시아로 모여드는 위대한 아시아시대의 장엄한 아침이 열린 것입니다.

인도에서부터 전해져 온 아시아경기대회 대회기와 성화 봉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창설된 아시아경기대회, 1951년 3월 뉴델리 대회 이후 지금까지 10번째를 맞은 것입니다.

전두환 대통령은 개회선언에서 (전두환 : 본인은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10회 아시아경기대회의 개회를 선언합니다.) 이어 공중에서는 스카이다이버들의 축하비행묘기가 펼쳐졌습니다. 제10회 대회를 상징하는 10명의 고공낙하요원들이 어김없이 예정지점에 낙하에 만장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대취타의 장엄한 연주 속에 대회기가 입장했습니다. 한때 우리는 아시아대회를 유치했으나 포기해야 했으며 또 분단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그 어려움은 늘 가시지 않았습니다. 오늘 게양되는 이 대회기는 우리에게 새삼 감회를 불러일으키게 합니다. 이제 2년 후에 있을 88올림픽 주최국으로서 우리의 참모습과 우리의 자신감을 보여주게 된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야겠다는 온 국민의 소망이 오늘에 모아졌던 것입니다. 우리의 이 간절한 소망은 성화와 함께 전국 방방곡곡을 누벼왔습니다. 성화는 천 년 고도의 경주에서 채화되어 일만여 리 전국을 누볐으며 성화대에 드디어 점화되어 그 불꽃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의 나라를 주제로 한 제3부 식후행사는 5천 년의 뿌리 깊은 전통문화 속에 살아 숨 쉬는 빛과 소금의 몸짓을 사계절로 나누어 표현했습니다.

환상적인 군무 ‘신천지’에 이어서 겨울꽃은 시련을 딛고 봄을 기다린 민족의 인고를 표현했습니다. ‘봄 처녀’는 봄의 생명력과 환희를 펼쳐 보인 순서였습니다.

태권도 매스게임인 ‘약동’은 우리 민족의 힘찬 기백과 기상을 보여주어 갈채를 받았습니다. 우리의 전통놀이 중에서도 가장 웅대하고 장엄해 보이는 ‘고 놀이’, 풍년을 기약하며 부락 사람들이 총출동해서 서로 겨루는 이 용맹스러운 놀이는 대회 관중들을 흥분 속으로 몰아넣었으며 분위기를 최고조로 올려놓았습니다.

관중들의 시종 잘 지켜진 질서와 조화된 개막식 행사는 다양하면서도 웅장하고 소리와 색상과 율동이 조화를 이룬 한마당이었습니다. 각국의 민속공연단이 한데 어울려 경축한 이번 대회는 4천8백여 선수들뿐만 아니라 30억 아시아인의 축제요, 또한 세계로 뻗는 민족웅비의 축전입니다. 86아시아경기대회의 성화는 우리의 가슴마다 결코 꺼지지 않는 횃불이 될 것입니다.



30억 아시아인의 축제,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일은 잘 지키는 일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선수들의 안전, 경기장의 안전, 시설물의 안전 그리고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한 일입니다. 앞장서 질서를 지키고 우리 주위의 위험한 것이 없나 살피는 마음 우리 모두가 안전용원이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