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에서 초겨울로 접어드는 산촌에는 이제 가을걷이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서 감자농사 또한 푸짐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특히 감자와 더불어 옥수수 농사도 많이 짓는 강원도 산골의 풍경은 그림같이 아름답습니다. 토종꿀을 생산하는 일도 산촌에서는 중요한 사업입니다. 이곳 설악산 미천골에서 30년 동안 양봉을 해온 김용만 씨의 경우 다섯 식구의 가장으로 60대 초반인 그는 450개의 벌통을 놓아 1년에 900대의 토종꿀을 생산해 냅니다. 1년 내내 서로 다른 꽃에서 물어온 결실은 벌꿀을 보면서 우리는 자연의 위대함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노태우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문화예술인 183명을 초청한 자리에서 정부는 우리 전통문화를 보다 체계화하고 국민 생활 속에 본격적으로 뿌리를 내리게 할 수 있도록 문화영역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문예진흥기금 200억 원을 정부예산에서 확보하도록 한데 이어 내년의 문화예산도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정부수립 후 처음으로 내놓은 문화발전 10개년 계획을 알차게 실천해 나갈 구체적인 방향을 모색해 나갈 대토론회가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이 모임에서는 2000년대 문화입국을 위해서는 문화예술인들의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며 모든 국민들이 골고루 문화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정책기반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강원도 양양의 남대천을 비롯한 동해안의 여러 하천에는 모천으로 회귀하는 연어들이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올가을 들어서 이 일대에 돌아온 연어는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1만 5천여 마리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는 수산청에서 해마다 치어 방류량을 크게 늘렸기 때문입니다. 냉수성 고급어종인 연어는 동해안 각 하천으로 올라온 것을 잡아 길이와 몸무게를 잰 다음 알을 뽑습니다. 뽑아낸 알을 인공수정으로 부화시켜 3~4개월 동안 5.3~8센티미터 길이로 키워 150만 마리 정도를 이듬해 방류시킵니다.



옛날의 어린이들은 종이로 배를 만들어 물에 띄우며 비행기를 접어서 띄우는 등 종이만으로도 하루 종일 신 나게 놀 수 있었습니다. 종이접기는 다른 어떤 놀이보다 꿈을 많이 심어주던 놀이로 기억하는 이가 많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값비싼 장난감과 인형들이 범람하고 텔레비전이 시간을 앗아감으로써 종이에 꿈을 담아 날리던 정취가 사라져 버린 느낌입니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한지를 이용한 공예품이 크게 발달했습니다. 종이를 이용한 다양한 옛 생활용품은 머리를 써서 접은 것으로 교육적인 효과도 대단했습니다. 이와 같은 선인들의 전통문화를 잇고 능력개발과 정서 생활, 환경미화에도 좋은 종이접기 보급을 위해서 한국종이접기협회가 출범해 종이접기교실을 개설하고 있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종이접기에 주부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으며 작품들을 모아서 전시회까지 열었습니다. 종이접기는 상상력과 창조력을 키우고 정확성을 추구하며 일의 완성까지 순서가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만드는 즐거움을 알게 하고 작업에 전념하는 습관과 미적 정서를 키우는 종이접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올해 김장 채소도 풍작을 이룬 가운데 수확과 수송이 차질 없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예년보다 추위가 일찍 옴으로써 올해는 김장철도 앞당겨져서 전국의 시장에는 무·배추가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식품으로 꼽히는 김치가 유독 우리나라에서 발전한 이유는 한반도의 겨울이 유달리 춥고 긴 때문입니다. 기나긴 겨울 동안 비타민과 무기질의 섭취는 생존에 꼭 필요한 요소인데 김치야말로 값싸고 손쉬운 이들의 적절한 공급원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요즘은 주거생활의 변화와 핵가족화 현상 그리고 식생활패턴이 변함에 따라서 김치를 담그지 않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전통 식품의 산업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김치를 찾는 추세에 비추어서 국내 업계에서는 꾸준히 조사·연구한 끝에 우리 식품의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식품을 현대인의 입맛에 맞고 언제 어디서나 손쉽고 값싸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전통 식품을 산업화하는 주권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