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길로 신문사로 달려간 나는 오직 신문을 팔아서 어머니를 구원할 수 있는 길밖에 없다는 것을 결심했습니다. 나는 미친 듯이 거리를 힘껏 뛰었습니다. 이 순간 어머니는 더 위독하실까? 혼자 울고 계실까? 어서 뛰자 불쌍한 어머니 나에게는 오직 어머니뿐이다. 아버지, 아버지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버지라고 불러본 이름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영영 대답이 없었습니다. 나는 목메어 울어본 일도 오늘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달래어 주지 않았습니다. 나는 내 설움을 내가 달래며 내 스스로 아버지 곁을 떠나야 했습니다. 겨울의 추위도 지나고 봄이 가까워오는 어느 날 나는 중학교 입시를 치르고 어머니는 병석에서 일어나 일자리를 구하시러 나갔습니다. 중학교 입시를 치르기는 했으나 합격이 되어도 나는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나는 취직할 것을 결심하고 오늘도 나는 신문팔이로 나갔습니다. 밤거리에서 신문을 파는 나는 즐겁게 아버지의 손을 잡고 즐겁게 지나가는 동무들을 보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 가슴은 고독해지며 슬퍼졌습니다. 어머니께서 일하시는 곳은 어느 회사였습니다. 어머니는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피곤한 줄 모르고 일해 왔습니다. 나는 상급학교 진학은 못하더라도 상급학교 진학하는 동무들보다 공부를 더 잘한다는 것을 어머니께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나에게는 운명의 그날이 돌아왔습니다. 중학교 합격증을 받으신 어머니는 한없이 기뻐했으며 어머니 가슴에 안긴 나의 마음도 한없이 기뻤습니다. 그날 밤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나의 합격증을 손에 들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한없이 울었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나는 그날도 쉬지 않고 신문을 안고 거리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 일은 나중에 안 일이지만 나에게는 너무나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내가 안고 달리는 이 신문 속에는 유자녀에 대한 상급학교에 대한 특혜를 준다는 기사가 실려 있었습니다. 입학금은 물론 등록금마저도 보조금이 나온다는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나는 이러한 기쁨도 모르고 신문을 팔기에 거리를 헤매고 있었습니다. 그 후 원호처에서 입학수속을 마쳤다는 통보를 받고 원호처를 방문했을 때 원호처 아저씨는 어머니와 나의 앞날을 축복해 주었습니다. 얼었던 강물도 풀리고 새봄이 다가온 날 나는 입학식을 마치고 새로운 희망과 용솟음치는 가슴을 억누르면서 어머니와 같이 동작동 아버지의 무덤을 찾았습니다. 눈에 묻혔던 아버지의 무덤에도 이젠 부드러운 봄볕에 달래가 싹터 오르고 있었습니다. 나는 외롭고 슬기로운 어머니의 은혜를 새삼스러이 깨닫고 아버지의 명복을 길이길이 빌었습니다. 오늘은 이사 날입니다. 원호처의 알선으로 새로운 직장까지 얻게 된 어머니는 나를 위해서 나의 학교에 가까운 샛방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지금 새로운 생각에 잠겨있습니다. 그것은 지난날 보다 나의 먼 훗날을 생각하는 것일 것입니다. 나는 이 순간 내 자신을 위해서 지난날 보다 더 노력할 것을 내마음속에 다짐했습니다. 오직 이것만이 어머니에게 보답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