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야 숭늉 다오”

오늘 아침도 아버님은 식사를 안 하시고 역정만 내십니다.

“내가 시골 식몬가? 일꾼인가?”

나는 모 회사의 후생과장으로 가정에서도 적극 분식과 보리혼식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가족들의 불평이 여간 아닙니다. 아버님은 물론 큰딸애도 매일 보리밥만 싸가자니 창피하다는 겁니다.

“빵은 애들 군것질이나 할 것이지 그게 끼니가 되나?”

보리 혼식과 분식 장려 때문에 저는 직장에서도 불평의 소리를 듣기가 일쑤입니다.

“과장님, 점심밥에 보리 좀 안 섞을 수가 없을까요?”

“그게 다 여러분들의 건강을 위해서 섞는 겁니다.”

“피~ 돈을 조금이라도 아낄려고 그러시죠. 과장님 우리도 건강을 위해서라면 매일 불고기를 먹도록 하면 더 좋잖아요.”

“그럴까. 우선 이리들 않지”

“네”

“모르는 소리야. 우리 형편에 매일 고기를 먹을 수 있나. 내 알기 쉽게 예를 하나 들어보지.”

자 그럼 우선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사자는 고기만 먹는 육식동물입니다. 그런데 사자의 장은 크고 짧습니다. 한편 풀만 먹는 채식동물인 토끼는 장이 가늘고 길어서 신장의 25배나 된다고 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육식을 주로 하여온 서양 사람은 채식을 주로 한 동양사람 보다 장이 굵고 짧습니다. 그래서 한국 사람은 어쨌든 채식을 주로 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체질이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보리밥 보다 쌀밥이 좋다는 생각은 버리십시오. 그 왜 도시에서 소화가 잘 안되는 허약한 사람도 시골에 돌아가서 보리밥을 먹으면 건강해진다는 얘기도 있지 않습니까. 그건 사실입니다. 쌀은 그 첫째로 전분의 끈기가 매우 강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쌀로 떡을 만들어 보면 알게 됩니다. 떡을 손으로 이겨 보면 이렇게 끈기가 강합니다. 이것을 먹으면 떡은 위벽에 붙어서 위액의 분비를 억눌러 위의 활동을 약화시킴은 물론 위 팽창을 가져오게 합니다. 즉 흰 쌀밥의 소화시간은 2시간 15분이나 되는데 보리혼식은 그 반인 1시간 15분이면 소화를 시키게 됩니다.

“그것은 확실히 쌀보다는 보리가 소화를 잘 시킨다는 증거입니다.”

“과장님, 그렇지만 소화만 잘 시킨다고 보리밥만 먹을 수 있어요. 음식은 영양가와 맛도 생각해야 하지 않아요.”

“음. 물론이죠. 쌀은 맛이 있고 그것대로의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확실히 알아둘 것은 영양 면에서 쌀은 보리나 밀가루 보다 못합니다. 그리고 쌀은 영양소가 대부분 표피부분에 있기 때문에 그것을 도정하는 과정에서나 밥을 지을 때 쌀을 씻게 되므로 비타민은 거의 씻겨저 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우리가 밥을 먹으면 이것이 포도당으로 돼서 체내에서 탄산가스와 물을 분해하는 연소과정에서 비타민 B1이 필요하게 되는데 쌀은 비타민 B1이 보리보다 훨씬 적습니다. 비타민 B1이 부족하면 각기병, 식욕부진 등의 병 증세가 나타납니다. 비타민 B1 이외에도 칼슘은 보리가 쌀보다 2배, 철분은 무려 10배, 인은 2배 반 이나 영양가가 많습니다.

“자 어때요. 이제는 보리가 어느 정도 우리 몸에 좋은지 대강 알겠죠. 그리고 보리는 쌀 보다 좋은 점이 또 있어요. 즉 얼굴에 기미가 낀 여성들의 미용 효과에도 보리는 아주 좋다는 겁니다.”

“네”

“과장님 그럼 그것도 아주 말씀해 주세요.”

“아, 잠깐 시간이 됐으니 이거 시간이 됐으니 근무부터 해야지. 자 그럼 오래 살고 싶으신 분, 그리고 얼굴이 예뻐지고 싶으신 분은 이따가 조용히 우리 집으로 찾아와요.”

“어머 과장님도”

“자 그럼 여러분들이 오셨으니, 오래 살고 싶으신 분을 위한 얘기부터 계속을 해봅시다.”

여기 흰 쌀밥과 보리밥, 그리고 빵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빵은 소금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흰 쌀밥은 소금 없이 먹기는 곤란합니다. 주먹밥에 깨소금을 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입니다. 보통 우리 인체에 적당한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은 13g인데 현재 우리 국민은 그 3배 내지 5배까지 염분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이젠 우리 식탁에 오르내리는 짠 반찬들이 그것을 말해주지 않습니까. 바로 이 소금의 과잉 섭취가 고혈압은 물론 신장 및 심장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또한 노화를 촉진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래 살고 싶으신 분은 쌀밥 보다는 보리밥이나 분식이 좋다는 겁니다. 자 그럼 다음에는 여성의 미용효과에도 관계있는 보리와 섬유질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합시다.”

여러분 보리를 그릇에 담아서 갈면 솜 같은 것이 나옵니다. 이것이 바로 미용효과에도 좋은 섬유질이고 이 섬유질은 소화를 잘 시키고 장내에서 인체에 좋은 세균을 번식시켜 줍니다. 그러나 쌀에는 보리 같은 섬유질이 없습니다. 만약 우리가 먹는 음식의 섬유소가 적으면 장의 활동을 둔화시켜 변비의 원인이 됩니다. 여러분 보리혼식으로 특히 여성들은 기미 없는 어여쁜 얼굴을 유지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과장님 요사이 분식도 많이 장려하는데 밀가루의 영양 효과도 그렇게 좋은 것일까요?”

“네, 여러분은 우선 밀가루가 모든 곡물 중에서 제일 영양가가 많다라는 것을 기억해 주십시오.”

밀가루 음식은 첫째로 쌀보다 칼로리가 높고 단백질은 70%나 더 많으며 비타민 함유량은 거의 배나 됩니다. 그래서 분식은 특히 어린이의 인체발육에 가장 유익한 것입니다. 분식에는 라면과 식빵을 비롯해서 국수, 수제비, 만두,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영양분이 많은 분식을 하게 되면 우리들의 건강은 물론 생활경제에도 크게 보탬이 될 것입니다. 만약 우리나라의 전 국민이 하루 한 끼씩 분식을 하면 연간 1천만 석의 쌀을 절약할 수 있어 쌀의 수입 국가에서 오히려 쌀이 남아 수출하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가족의 건강관리와 국가 경제적으로도 유익한 이러한 보리 혼식이나 분식을 우리는 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정부에서는 비타민 B1과 칼슘을 강화한 영양 강화, 눌린 보리를 가공해서 싼 값으로 일반 시중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 눌린 보리는 철저한 위생 관리 하에 가공돼서 밥을 지을 때 씻을 필요도 없고, 또 두 번 삶을 필요도 없어 주부들에게 많은 일손을 덜어주기도 합니다. 이와 때를 같이 해서 농림부에서는 건강한 체력향상으로 행복한 가정을 이룩하기 위해 온 국민들에게 보리 혼식과 분식장려 운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습니다.

“숭늉 좀 다오”

이제 우리 가정에도 보리 혼식과 밀가루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게 됐습니다. 자 여러분, 여러분도 우리 가정처럼 분식과 혼식을 하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