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과학의 첨단을 달리는 인공위성, 이 인공위성은 140만 개 각종 부속품으로 조립되어 있습니다. 이 많은 부속품들은 4,200개 각기 다른 공장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이것은 각 공장마다 정확한 계량에 의해서 그 부속품들을 만들었기 때문에 인공위성의 조립과 발사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계량과 생활의 과학화

우리는 각종 계량으로 복잡하게 이루어진 사회 속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생활 주변에서 흔히 시계를 보고 시간 생활을 하듯이 집을 지을 때나 물건을 살 때, 길이를 재고 무게를 달아보는 것이 바로 계량하는 생활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제까지 간단한 물건 하나를 계량할 때에도 정확하지 못하고 또한 여러 가지 복잡한 계량생활을 해왔습니다.



한 가정 안에서도 예부터의 습관에 젖어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아이들이 쓰는 계량 단위가 서로 달랐습니다. 어머니는 시장이나 금은방에서 한 관이니 한 돈쯤이니 한 냥이라는 척관 단위를 써왔고 할아버지 역시 척관, 돈 등을 쓰고 있으며 아버지는 직장에서 야드, 파운드를 쓰고 그 자녀들은 미터 등의 각기 다른 단위를 쓰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 때문에 한 관은 3.75킬로그램, 1야드는 91.44센티미터로 환산해야 하는 비능률적인 일을 필요 없이 겪어야 했습니다.



세계에서 되와 말을 쓰는 나라는 우리 한국뿐이라고 합니다. 되나 말은 되는 사람의 기술과 방법에 따라 2할 정도의 차이가 있어 물건을 사는 손님이 손해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쌀이나 콩 같은 곡물거래에는 반드시 저울로 달아서 사고팔아야 공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몸무게를 달고 키와 체온을 재는 등의 계량을 시작함에도 실제 생활에서는 너무나도 계량을 소홀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일 약방이나 병원에서 쓰고 있는 저울이나 혈압계가 틀려 있다고 가정하면 건강한 사람이 환자가 되고 환자가 건강한 사람으로 진단되어 크게는 우리 인명에까지 피해를 입을 수가 있습니다. 보일러에 있는 압력계가 정확하지 못하면 효율적인 열관리가 어려우며 폭발의 위험성까지도 있지 않겠습니까?



여기는 전국의 열차를 한곳에서 통제하는 곳입니다. 이곳 직원들이 잠시 착각을 하거나 수많은 계량기들의 조그만 오차도 지나쳐버린다면 열차의 충돌까지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세 개의 공장에서 간단한 부속품 한 가지씩을 만들었을 때 각 공장마다 쓰는 계량 단위나 계량기가 서로 다르거나 부정확하기 때문에 제품의 치수가 같지 않을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불편과 혼란을 피하기 위해 1964년부터 우리나라는 미터 단위의 계량기만을 통일해서 쓰기로 했습니다. 이는 미터 단위가 쓰기에 편한 10진법으로 되어 있고 과학적이며 국제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일상생활에 쓰는 모든 계량기나 공장에서 쓰는 계량기는 전부 미터법에 의한 계량기로 바꾸어야 하겠습니다. 그것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 계량이란 관념은 전부 미터법에 의한 계량 단위만을 생각하도록 말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국민들의 계량생활을 명랑하게 하고 경제와 산업의 발전을 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장마다 정확하고 통일된 미터 단위에 의해 KS마크, 즉 한국표준규격에 맞는 정밀하고 품질 좋은 각종 제품을 만들어 내야 하겠습니다. 계량기를 다뤄서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나 이를 활용하는 소비자들이 서로 믿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려면 공장에서 쓰는 계량기가 정밀해야 하고 이를 다루는 사람들이 정확하게 계측을 해야 하겠습니다. 만일 제품 하나에 1밀리미터를 틀리게 만들고 1그램을 적게 단다면 하루에 몇천 밀리미터 그리고 수천 그램의 오차가 생기게 될 것입니다.



국가에서는 이러한 일을 막기 위해 시장이나 병원에서 쓰는 중요한 계량기는 꼭 기준기나 표준기와 비교해서 검사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계량기를 만들거나 수리를 했을 때에는 국가에서 반드시 검정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거래용이나 증명용으로 쓰이는 중요한 계량기로써 저울이나, 자 택시미터, 압력계, 혈압계, 체온계 같은 것은 꼭 국가의 검정을 받지 않으면 판매할 수 없습니다. 또 검증을 받은 계량기라도 그 정확성을 유지하기 위해 일 년에 한 번씩 꼭 정기검사나 수시검사를 받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물건을 사고팔 때에는 계량기의 ‘검’자나 검사합격증이 있나 없나를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야 하겠습니다.



손대중이나 부정확한 저울을 사용함으로써 보통 한 집에서 1년에 만 원 정도는 손해를 본다고 합니다. 이 돈으로 저울, 자, 체중계, 온도계 같은 몇 가지의 가정 상비 계량기를 충분히 장만할 수 있으며 물건을 살 때마다 정확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물건을 살 때 저울의 눈금 하나 둘 차이가 오십 원, 백 원 차이인데도 십 원, 이십 원 에누리만 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입니까? 그러니까 내용물의 실제량을 표시한 실량표시 상품을 되도록 많이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가정에 간단한 계량기가 있으면 상품거래에도 속지 않고 정확한 계량을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것이 과학 하는 생활이 아니겠습니까? 가스 불로 계란프라이를 하려면 기름이 튈 정도의 불에 2분 익히면 충분하고 전기나 가스 불에는 5분이면 충분히 물 1리터를 끓일 수 있습니다. 이것을 모르고 10분, 20분 물을 계속 끓인다면 필요 없이 에너지만 낭비하는 것이며 가정용 수도꼭지를 전부 열면 1분간 약 15리터의 물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우리가 알아야 할 에너지 절약과 계량의 상식이며 계량의 생활화인 것입니다.



또한, 집에 가정 상비 계량기가 있으면 아이들에게도 계량생활의 공부가 될 뿐 아니라 어른이 되어도 수치에 아주 밝은 사람이 될 것입니다. 이처럼 모두가 계량생활을 하게 되면 합리적인 가계정리도 할 수 있으며 나아가서 생활의 계량화가 이룩되면 국가산업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입니다. 우리의 가정이나 공장에서 올바르고 정확한 계량을 한다면 이것이 바로 전체 국민 생활의 과학화인 것입니다. 미터 단위를 어느 정도 사용하는가에 따라 그 나라의 문화척도를 가늠할 수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우리 다 같이 가정이나 직장생활에서 통일된 미터법의 계량 단위만을 사용하도록 적극 노력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