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우주인 내한

인류사상 처음으로 달 착륙에 성공한 미국의 아폴로 11호 우주인들이 부인과 같이 우리나라에 왔습니다. 이들의 환영식을 주관한 홍범식 문화공보부 장관은 미국의 달 착륙 계획이 불과 10년 만에 달 정복이라는 초인적인 업적을 쌓은 것은 인간 능력의 일대 승리라고 찬양했습니다. 닐 암스트롱, 마이클 콜린스, 에드윈 올드린 세 우주인은 답사에서 이번 달 착륙성공은 인간의 지식을 우주에 넓히려는 모든 나라의 노력의 결과이며 인간의 달 착륙이라는 큰 문제를 극복한 결정적인 성공은 지구상의 평화와 진보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희망을 던져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수많은 서울 시민들의 환영에 손을 들어 답례하면서 서울 시청 앞 환영 대에 오른 세 우주인들은 김현옥 서울시장으로부터 행운의 열쇠를 증정받고 보기 드문 환영에 감격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우주인 일행은 청와대로 박정희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들 우주인들에게 국민훈장과 무궁화 훈장을 각각 수여하고 우주인들이 달에 첫발을 디디기 전에 몇 번씩 구른 것은 웬일이었는지 묻자 암스트롱은 과학자들이 달나라에 먼지가 많아 푹 빠질지 모른다고 해서 달 표면의 경도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답했습니다. 우주인들은 박 대통령에게 73개국 원수들의 메시지가 담긴 마이크로필름과 이 필름을 20배로 확대한 액자와 이 액자를 읽을 수 있는 확대경을 선물했습니다. 이날 밤 세 우주인들은 KBS 텔레비전에서 많은 국내 과학자들과 기자들에게 회견을 갖고 달 표면에서의 활동이 지상에서 예상한 것보다는 훨씬 쉬웠다면서 많은 한국 사람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일 저런 일

전 미국 부통령 휴버트 험프리 씨가 박정희 대통령에게 방한 인사를 드렸습니다. 예방 1시간 동안 국내 정치 문제를 비롯해서 극동의 안전 보장과 월남 문제에 대해 간담한 험프리 씨는 한미 두 나라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크게 결속되어 있으므로 어떠한 세력도 한국의 안전을 헤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는 별도로 험프리 부인과 담소를 가져 내조의 이모저모를 서로 이야기했습니다.

또 험프리 씨는 고려대학교에서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변모하는 세계행정이라는 제목으로 세미나를 갖고 국내 학자들과 주요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한미 민간경제위원회 합동회가 서울에서 열려 두 나라의 경제 협력은 민간 기업인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민간 기업 간의 자본과 기술 그리고 교역 확대를 위한 상호 이해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창경원 개원 60주년 회갑 잔치가 수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가운데 베풀어졌습니다. 어린이들에게는 마냥 즐겁고 다정했던 창경원의 동물과 식물이 현대식 건물에서 호화판으로 즐기게 됐습니다. 새 식물 온실 근처에는 330여 종 9천 그루의 식물이 진열됐으며 새로 세워진 동물 아파트 1층에는 악어, 구렁이, 원숭이들이 2층에는 열대 조류, 1·2층 터놓은 방에는 코끼리의 안식처가 마련됐는데 특히 이날 춤추는 홍학이 첫선을 보여 많은 관람자들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소의 자질 개량과 종식의욕을 북돋우기 위한 제1회 전국 한우 챔피언 대회가 농업협동조합 주최로 서울에서 있었습니다. 이날 영광의 한우 챔피언은 경남 밀양군의 권태성 씨가 개량한 4살의 황소가 차지했는데 한우도 과학적으로 잘 기르고 번식하는데도 주의 깊게 노력한다면 경제적 수익이 크게 향상될 것입니다.

한국 암면공업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암면 건축자재를 생산해 내고 있습니다. 지하자원인 안산암과 현무암 등의 열을 가해 뽑아내는 이 암면은 중량이 가볍고 지붕 천정을 비롯한 방음장치와 불에 타지 않는 단열 효과를 볼 수 있어서 특수 건축자재로 한월지방과 열대지방에서 각광을 받게 되어 동남아시아 수출에 밝은 전망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신문회관에서 제7회 한상수 자수전이 열렸습니다. 이 전시회는 자수미술의 질적 향상과 생활미술로서 자수에 대한 생활화까지 발견해서 외국인에게 인기를 모아 외화 획득에도 한 몫을 차지했습니다.



대한항공 동남아시아 취항

태극기도 선명한 보잉 720 여객기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동남아 노선을 개설한 대한항공은 서울 방콕 간을 날며 국위 선양과 민간외교라는 사명의 날개를 폈습니다. 승객은 물론 이제 우리의 항공기로 메이드 인 코리아를 대량 공수하게 됐는데 금년 들어 약 3백만 달러의 외화를 벌었습니다. 일본 오사카와 자유중국, 타이베이를 거쳐 하루 100대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홍콩 국제공항에도 이제 우리 항공기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한국 사람이 가장 많이 진출한 월남 외화 획득의 젊은 일꾼들의 모습에서 우리의 밝은 미래를 약속받으며 오색창연 한 방콕에 이릅니다. 우리 항공기가 취항하는 날 공항에까지 나가서 그 자랑스러운 모습을 지켜보았다는 한 교포는 (정말 눈물겹도록 반가웠습니다. 대수롭지 않은 것 같지만, 외국에 나와 있는 저희들에게는 얼마나 큰 힘이 되어 주는지 모르겠어요. 금방이라도 KAL기 편으로 날아가서 발전하는 조국의 모습을 한번 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군요.) 우리의 항공기는 이제 세계무대를 향해 비약하고 있습니다.



제50회 전국체육대회

-제2신-

제50회 전국체육대회 제2신입니다. 전국 12개 시도에서 15,338명이 참가해서 서울 일원 34개 경기장에서 27개 종목에 걸쳐 열전을 벌인 이번 전국체전은 새 시대의 길을 여는 체육인들의 새로운 자세와 의지를 나타내는 힘의 광장이었습니다. ‘슬기롭고 아름답게, 보다 힘차게’라는 슬로건 아래 펼쳐진 이번 민족의 대전에서 우리는 한국 신기록 13, 한국 타이기록 2, 세계 주니어 신기록 1, 그리고 대회 신기록 30, 대회 타이 4, 학생 신기록 2로 풍성한 신기록을 수립했는데 특히 마라톤에서는 대망의 19분벽을 무너뜨리고 경남의 박봉근 선수가 2시간 18분 18초로 한국 신기록을 냈으며 역도 일반부 팬텀 급에서는 경남의 최문재 선수가 110.5킬로그램을 올려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이번 체전에서는 대체로 육상부문에서는 지방 선수들이 좋은 기록을 많이 수립했으나 구기 부문에서는 서울 선수들이 전 종목을 제압했습니다. 이번 대회 마지막 날까지 종합점수에서 경상북도의 10점이나 뒤떨어지고 있던 서울은 축구, 하키, 럭비, 농구 등 주요 구기 종목에서 작년 우승 팀인 경상북도를 크게 앞질러 결국 총 점수 243.5로 우승을 차지했으며 경상북도가 228.5로 제2위, 경기도가 208점으로 제3위를 각각 차지함으로써 땅거미 져가는 서울 운동장에서 내 고장의 명예를 건 경기가 모두 끝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