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10월 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제5공화국 헌법공포식이 거행됐습니다. 헌법공포식은 전두환 대통령 내외분이 참석한 가운데 개헌경과보고와 김용휴 총무처장관의 헌법전문낭독에 이어서 전 대통령의 담화로 진행됐습니다. 전두환 대통령은 새 역사 창조의 대열에 참여하려는 그 누구도 관용의 정신으로 포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한 개인이나 한때의 편의를 위해 헌법을 자의적으로 고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며, 헌법은 얼마나 정직하고 슬기롭게 운용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0월 22일에는 새 헌법안에 대한 찬성과 반대를 묻는 국민투표가 전국 12,173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실시됐습니다.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아침 일찍부터 각 투표소에는 많은 유권자들이 붐비기 시작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신교동 국립서울농아학교 강당에 마련된 신교 궁정동 투표구 투표소에는 오전 7시에 전두환 대통령이 영부인 이순자 여사와 함께 나와 투표에 참가했습니다. 남덕우 국무총리 등 3부요인들도 각각 주거지 투표소에서 투표를 했고, 윤보선 전 대통령은 부인 공덕귀 여사와 함께 안국동에서 투표했습니다. 이날 국민투표에는 총 유권자 2307만 3869명 중 1945만 3926명이 참가함으로써 95.5%라는 높은 투표율을 보였습니다. 새 시대 제 5공화국 헌법을 확정짓는 일에 이토록 많은 국민들이 호응했습니다. 투표가 끝난 다음, 전국 221개 개표국에서는 밤을 새워 개표를 진행했습니다. 라디오와 텔레비전으로 전국에 실황중계방송이 드는 가운데 순조롭게 개표가 진행됐으며 찬성표가 1782만 9354표로써 법정통과선인 과반수를 810만여 표나 웃돌았으며 91.6%라는 높은 찬성률을 보였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결과를 가결 공표하고 이를 정부에 통보했으며, 전두환 대통령은 헌법 공포식에 앞서 청와대에서 새 헌법 공포안에 서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