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잇는 길

-호남·남해고속도로-

1970년 12월 30일 호남지역의 번영을 기약할 호남고속도로의 제1차 구간인 대전-전주 간 79.1킬로미터의 고속도로가 개통됐습니다.

1968년에 서울-인천 간 그리고 서울-부산 간에 이어 3번째로 건설된 이 고속도로는 총 62억 7천백만 원을 투입, 8개월 만에 개통됐습니다. 충청남도 대덕군 회덕면 신대리에서 황산벌로 뻗어 만경평야를 가로지르는 이 고속도로가 개통됨으로써 농사의 고장 호남평야에 공업화의 새 물결이 일기 시작했고 호남에만 고이 간직되던 관광자원이 모든 국민에게 그 모습을 자랑하게 됐습니다. 이제 이 길을 이어 순천을 거쳐 부산에 이르는 고속도로가 뚫리게 된 것입니다.



1971년 11월 26일 전주에서 광주를 거쳐 남해안을 돌아 부산에 이르는 호남·남해고속도로가 기공됐습니다. 이 고속도로는 경인과 경부 그리고 대전-전주 간, 서울-원주 간 고속도로에 이어 다섯 번째로 착공된 것입니다. 앞으로 교통량의 증가에 따라 4차선으로 완성할 이 호남·남해고속도로는 전주에서 정읍, 장성을 지나 광주를 거쳐 순천에 이르는 호남고속도로 181킬로미터와 순천에서 광양, 하동, 진주, 마산을 거쳐 부산에 이르는 남해고속도로 177킬로미터 총 358킬로미터의 2차선 고속도로입니다.



고속도로 공사에 있어 첫 작업은 흙을 깎고 쌓는 토공작업입니다. 이 호남·남해고속도로의 토공양은 8톤급 덤프트럭으로 약 600만 대분에 해당하는 3천7십8만 2천 입방미터나 됐습니다. 흙을 깎고 쌓는 데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반이 나쁜 흙을 거둬내고 시방서에 알맞은 흙을 다시 깔아야 하는 환토작업도 곁들이게 되는 것입니다.



토공작업이라고 해서 모든 흙이 다 쓰이는 것이 아닙니다. 흙에도 여러 가지 성질의 것이 있습니다. 흙의 굵기나 흙이 지니고 있는 수분의 양이 각기 다릅니다. 그러기에 시방에 알맞은 흙을 선정해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시범방법으로 세밀히 분석하고 검토해야 합니다.



이 고속도로는 노체와 노상 위에 25~36.5센티미터 두께로 보조기층을 쌓습니다. 그 위에 다시 두께 10~15센티미터의 안정처리기층을 포설한 후 맨 위 표면에는 두께 3.5~5센티미터의 표층을 포설하는데 교통량이 많은 구간의 노폭은 13.2미터, 교통량이 적은 곳은 10.7미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특히 순천과 부산 사이에는 연약지반이 많습니다. 연약지반이란 흙을 쌓으면 땅속으로 내려앉거나 혹은 옆으로 밀려나거나 무너지기 쉬운 지반을 말합니다. 연 18.1킬로미터인 이 연약지반구간은 특수한 공법으로 지반을 안정시켰습니다. 먼저 철강으로 된 원통을 땅속에 박아서 그 속에 모래를 집어넣고 다시 원통을 빼내는 이른바 샌드파일 공법이 있습니다. 이 공법은 파일 속에 있는 모래를 통해서 지하수가 땅 위로 스며 나오게 한 후 노체를 침화 시켜 지반을 안정시키는 공법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연약지반에는 침화판을 설치해서 흙의 침화량을 측정하고 그 지반의 안정도를 검토해서 성토작업을 합니다.



특히 늪지대인 경상남도 함안군 군북면의 남산 벌은 또 다른 공법인 이른바 압성토 공법으로 지반을 안정시켰습니다. 압성토란 노체의 양쪽에다 별도로 흙을 쌓는 것을 말하는데 이 압성토의 힘으로 옆으로 무너지기 쉬운 노체를 눌러서 안정시키는 것입니다. 이 장면은 압성토를 옆에서 본 광경입니다.



이렇게 토공작업이 활발히 진행되는 동안 박정희 대통령은 수시로 작업현장을 둘러보면서 현장에서 수고하는 관계관들을 위로·격려했습니다. 이러한 난공사에 연일이 없는 관계직원들은 보다 튼튼한 고속도로를 만들기 위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시공감독을 철저히 했습니다.



이 고속도로가 착공된 후 처음으로 닥친 겨울, 1972년의 겨울은 유난히도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기온이 급강화하는 겨울이면 흙을 쌓는 성토작업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바위를 헐어내리고 흙을 깎아내리는 절토작업이나 기타 정리 작업은 계속됐습니다. 특히 급했던 구조물은 특수보온시설을 갖추어 공사를 계속했습니다.



이곳은 계절과 관계없이 작업을 계속해온 사남 터널의 공사현장입니다. 터널은 노면의 차선폭이 7.4미터, 터널의 폭이 10.2미터, 높이가 6.85미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 작업은 1972년 겨울에 있은 사남 터널의 내부 작업입니다. 전라북도와 남도의 도계인 노령산맥의 Err_Code(08:47) 를 관통해서 전라남·북도를 연결시키는 길이 694미터의 이 사남 터널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터널의 전체 단면을 동시에 굴착한 터널입니다.

이러한 터널은 사남 터널을 비롯해서 군령 터널, 문산 터널, 진영 터널 등 모두 4개소로써 연 1,813미터에 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