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방이 한 데 뭉쳐

해가 바뀌는 영하의 최전방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각 군단 사령부를 시찰하고 장병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재정 공포된 국가부에 대한 특별 조치법은 속전속결의 침공을 노리는 북한 괴뢰에 대처하기 위한 사전 방비조치의 하나입니다. 이것은 전방의 국군장병들뿐만 아니라 후방 어디서든지 방비를 튼튼히 하고 필요한 때에는 대통령으로 하여금 적절한 조치를 취하게 해서 임진왜란이나 6.25와 같은 불행을 미연에 방지하자는데 그 뜻이 있습니다.

한편, 국무위원과 이북 5도 지사 그리고 대학생 등 각계각층에서도 일선 고지를 찾아 장병들에게 푸짐한 선물을 안겨주었습니다. 여기 최전방을 지키는 우리 국군 용사들에게는 밤과 낮의 구별이 없고 적은 또 겨울철을 침공의 시기로 이용할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후방의 우리 국민들도 보다 정신을 차려서 적이 노리는 함정을 조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 모두가 맡은 일에 정성을 다하여 전방의 국군들이 마음 놓고 나라를 지키도록 뒷받침해 주어야 하겠습니다. 이처럼 전방과 후방을 잇는 우리들 마음과 마음이 하나로 뭉치고 후방의 모든 체제가 단합될 때 적은 감히 우리를 넘보지 못할 것입니다.



이런 일 저런 일

김종필 총리는 서울 구로동 수출입 공업단지를 시찰하는 자리에서 북한 괴뢰가 넘나 볼 수 없는 확고한 안보태세를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현행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비상조치권은 적의 침공을 받은 후에야 발휘할 수 있는 권한이기 때문에 적의 침공 이전의 대비책으로 국가 보위에 관한 특별 조치법이 긴요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의정부 서울 간 고속화 도로가 준공 개통됐습니다. 이 도로의 개통으로 지금까지 40분 걸리던 의정부 서울 사이를 10분 단축해서 30분에 달릴 수 있는가 하면 연간 약 760건의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게 됐습니다.

1971학년도 교련교육 최우수 학교로 뽑힌 철도 고등학교 학생들의 시범 훈련입니다. 국가 비상사태에 대비해서 사격 및 위생 구급 훈련을 받고 있는 이들 젊은이들의 늠름한 자세를 볼 때 우리는 마음 든든합니다.

서울시는 박정희 대통령의 새해 선물을 불우한 이웃에 전달했습니다. 삼육 재활 학교를 비롯해서 서울 시내 95개 시설에 수용되어 있는 불우 아동과 불구자 무의탁 노인 등은 이 따뜻한 사랑의 선물을 받고 재활의 의욕을 돋웠습니다.

산업경제신문사가 주최한 제11회 전국 상품 전람회 시상식입니다. 이 전람회는 전국 600개 업체로부터 15만여 점의 상품이 출품 돼 관심을 모았습니다.

프로 복싱 동양 미들급 챔피언 유제두 선수의 2차 방어전 실황입니다. 흰 팬티를 입고 싸운 유제두 선수는 일본의 다니노보 선수를 맞아 3회 1분 23초 만에 KO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불조심

서울 대현각 호텔 화재. 이 참혹한 화재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호텔 주변에 몰려들어 인명구조를 애타게 바랐으나 불길은 너무도 거셌습니다. 헬리콥터까지 동원해서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솟아오른 불길을 피하지 못해 그대로 뛰어내리다 숨진 투숙객도 있었습니다. 이런 끔직스러운 참사를 통해서 우리는 한 사람의 부주의가 얼마나 비참한 결과를 가져오는가 하는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습니다. 지상 21층이나 되는 높은 건물에 대해 방화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은 집을 짓는 사람들이 크게 반성해야 할 일입니다. 한 건물에 있어서 이와 같은 불행한 화재가 일어나기 이전에 잘 대비하고 안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은 더 크게 보면 나라의 일에도 비교됩니다. 적의 침공을 받아 우리의 도시가 불타기 이전에 미리 대비하고 굳건한 국방 태세를 갖춘다는 것 이것은 언제나 우리들 가슴에 새겨야 할 교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머니의 마음

연말연시의 거리는 물건을 사고파는 인파로 한결 붐볐습니다. 여기 가게를 찾는 한 어머니의 발길을 따라 우리 주변을 살펴봅니다. 먼저 선물가게 앞에 이른 이 어머니는 보낼 곳이 너무 많아서인지 망설이는 눈치입니다. 갖은 돈과 사야 하는 선물을 견준 끝에 차라리 식구들 옷가지나 살까 하는 마음으로 옷가게 쪽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남편의 옷, 큰아이, 작은아이 옷 등 식구 하나하나를 따져가면서 기쁜 마음으로 옷을 고르는 어머니 그러나 바로 이때 이 어머니는 눈보라 치는 최전방에서 수고하는 둘째 아들 생각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둘째 아들은 지금 추위를 무릅쓰면서 나라를 지키고 있는데 해가 바뀐다고 해서 당장 요긴한 것도 아닌 옷을 또 사야만 할까? 이런 생각이 든 모양입니다. 아들 생각에 잠긴 이 어머니 적을 눈앞에 두고 밤낮없이 경계에 여념이 없는 수많은 젊은이들 그리고 내 아들. 내 아들이 전방에서 저렇게 애쓰고 있기 때문에 후방에 있는 우리가 이렇게 편안히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도 후방 사람들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등 소란을 피울 수가 있을지 한 푼일망정 헛되게 쓸 것이 아니라 머지않아 제대해 올 아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 두어야겠다고 결심한 이 어머니는 그 돈으로 적금에 가입했습니다. 이 따뜻한 어머니의 마음 정녕 보람찬 일이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