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2월 12일, 박 대통령의 국가 중요정책에 관한 국민투표가 실시됐습니다. 이날 투표는 전국 1만 6백 77개 투표소에서 아침 7시부터 일제히 진행됐습니다. 유신 헌법과 박 대통령의 신임을 물은 이번 투표에서 총 유권자 1천678만 8천 839명 가운데 1천340만 4천245명이 참가해 79.84%라는 높은 투표율을 보였습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영예 근혜 양과 함께 투표했습니다.



주권자인 우리 국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투표장에 나와 민주시민으로서의 긍지를 갖고 주권을 행사하기에 바빴습니다. 이날 투표에는 천주교 대주교를 비롯한 성직자와 불교 스님 등 종교계 지도자들도 일반 시민들과 함께 줄지어 투표했습니다. 투표는 자유롭고 평온한 분위기 속에 저녁 6시까지 진행됐습니다.



투표가 끝나자 전국 각 투표소에서는 참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투표함을 봉인하고 이를 해당 개표소로 운반했습니다. 저녁 8시부터는 전국 207개의 개표소별로 개표가 시작돼 밤을 새워 개표를 했습니다.



개표 결과 찬성이 980만 206표로 73.11%의 찬성률을 나타내 국민투표안이 가결됐습니다. 2월 12일의 국민투표는 우리 역사상 가장 커다란 난국에 직면한 가운데 실시된 귀중한 국민적 결단이며 현행 헌법에 대한 국민적 정당성을 명백하게 재확인함으로써 분열됐던 국론을 하나로 통일시키는 계기가 됐습니다.



국민투표안의 가결을 본 지금은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습니다. 다수 국민의 선택에 대해 깨끗이 승복함으로써 국민총화를 더욱 굳건히 다지고 나라의 안전과 국민 생활의 안정을 이룩해 오늘의 난국을 이겨내는데 온 국민이 힘써야겠습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국민총화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모두 사회적인 신분이나 계층의 구별 없이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서 민족중흥의 금자탑을 세우는데 서로가 협조하고 힘을 합해야 하겠습니다.



1975년 2월 15일 박정희 대통령은 특별담화를 발표하고 긴급조치 제1호 및 제4호 위반자 중 일부 공산주의자를 제외한 전원을 석방한다고 밝혔습니다. 김형진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한 이날 담화에서 박 대통령은 여당과 야당 그리고 종파와 계층의 구별 없이 정부와 국민이 합심·협력해서 이 난국을 극복해 나가자고 강조하면서 이번에 석방되는 사람들에게도 민족중흥의 역사적 과업 수행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부여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대간첩대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북한 괴뢰는 올해 들어 공중침투용 대형기구와 수십만 장에 이르는 전단을 날려 보내 우리 사회의 혼란을 획책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모처에 떨어진 돌고래 모습의 이 대형 기구는 지름 3미터에 높이가 6미터나 되는 알루미늄 골격으로 되어 있어 북한 괴뢰가 말하는 결정적인 시기에 이용하기 위해 시험용을 침투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폭발물까지 실어서 공중으로 침투시킬 수 있는 이 기구는 서울 중앙공보관에 전시돼 국민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북한 괴뢰는 또 KBS 라디오와 텔레비전 등 우리의 방송전파를 방해함으로써 새로운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국민투표 기간 중에 중점적으로 전파방해를 가해온 북한 괴뢰는 투표 당일에는 더욱 심하게 방해해 와서 우리 국민들이 한 때 방송을 시청할 수 없었습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허만칸 박사가 내한해서 세계 경제전망과 한국경제 장래에 관한 강연회를 가졌습니다. 허만칸 박사는 한국은 오늘날의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서 정치적인 안정이 다른 나라에 비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선진국의 투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으므로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박 대통령은 허만칸 박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민주화의 참된 의의는 경제생활면에서의 균등, 즉 경제적 민주화가 이룩되어야만 정치적 민주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통신의 고속도로로 불리는 서울-부산 간 동축케이블이 준공·개통됐습니다. 땅 밑 5미터와 물밑 약 20미터의 전화선을 묻어서 7,680회선의 전화망을 연결함으로써 텔레비전 화면전송과 함께 폭주하는 시외통화량을 빠르고 바르게 소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새로 짓는 경주박물관 앞에 불국사의 다보탑과 석가탑의 모조 탑 건립공사가 시작됐습니다. 불국사에 있는 다보탑과 석가탑 실물이 오랜 세월의 비바람과 전쟁, 화재 등으로 자꾸만 훼손되고 있어 현 상태로 영구보전이 어렵기 때문에 문화공보부가 이 탑들의 원래 모습을 길이 보전하기 위해서 실물과 꼭 같은 모조 탑을 건립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 공사는 오는 4월 말에 끝날 예정입니다.



세계 20개국 신랑신부들의 합동결혼식이 서울에서 베풀어졌습니다. 세계 기독교 통일교회가 마련한 이 합동결혼식에는 한국인 891쌍을 비롯해 일본인 797쌍, 구미지역 출신 111쌍 등 모두 1,801쌍이 부부의 의식을 치렀습니다. 통일교 창시자인 문선명 교주 부부의 공동주례로 거행된 이날 합동결혼식은 국경과 인종을 초월해서 사랑으로 뭉쳐진다는 교리에 따른 것입니다.



여기는 강원도 고성군 진부령입니다. 이곳에서 한국 보이스카우트 강원연맹 진부령 소년대 발대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곳 진부령은 겨울 한 철 스키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우리나라 스키는 눈이 충분히 내리지 않는 아쉬움 속에서도 많은 발전을 이룩해서 이제는 대중스포츠로 발판을 굳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