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가 할퀴고 간 서울 중부지방 한강 하류의 둑이 터져 큰 피해를 당한 경기도 고양군 일대 을축년 대 홍수 이래 65년 만에 처음 겪은 엄청난 재난 앞에 주민들은 넋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신속히 대처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복구 작업에 나섰습니다. 특히 군 장병들의 노고와 국내외 토목공사에서 훌륭한 실적을 보인 건설회사 기능공들의 적극 참여 속에 자연이 준 엄청난 재난을 극복하겠다는 온 국민의 뜨거운 의지가 한데 어우러져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번 집중호우로 교량, 철도, 농경의 유실 등 재산피해액은 4천억 원에 가까운 것으로 집계 되었습니다. 충청북도 일부 지역의 시멘트공장에도 물이 들어와서 엄청난 피해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큰 재난 속에 노태우 대통령은 충청북도 제원군 봉양면 수해지역에서 주민들과 함께 쓰러진 벼를 거두어 들였습니다. 노대통령은 수재현장을 살피고 민간 군이 한 마음으로 뭉쳐서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고 병충해 예방으로 인한 방제를 철저히 해서 수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신속한 복구비 지원을 위해 예산지원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이재민을 1종 의료보호 대상자로 지정해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보건사회부는 전국에 렙토스피라 경고를 발표하고 들쥐 등 야생동물의 배설물이 씻겨 내려와 작업하는 농민들이 감염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해 수해 때 도움을 받은 호남 지역민들이 보은의 뜻을 담아 의연금품을 보내오는 등 재난 당한 이웃을 위한 동포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홍수피해가 많이 난 가운데서도 전국 곳곳에서 짓고 있는 근로자 주택건설은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올해를 근로자 주거안정의 해로 정한 정부는 전국 공단지역에 6만 가구의 주택을 건설하고 오는 1992년까지 모두 25만호의 근로자 주택을 건설하게 됩니다. 집이 없고, 소득이 낮은 근로자들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넓혀주고 이를 통해 산업평화를 이룩하자는 뜻에서 시작한 이 계획은 주택 공사가 입주자 모집에 나섬으로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근로자 주택의 크기는 분양면적 11평에서 20평형 규모이며 가구당 1,200만원이 융자됩니다.



버려진 자원들을 모아서 다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 이를 기업으로 까지 발전시킨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 있습니다. 서울 상봉동의 공학윤 씨는 자신이 다니던 제지공장이 문을 닫자 부인과 함께 손수레를 직접 끌고 다니며 고물상 영업을 시작한지 13년 만에 중앙지설이란 회사를 차렸습니다. 신문사나 잡지사, 인쇄소, 학교, 손수레수집상 등 여러 곳에서 온갖 파지를 다 사서 모읍니다. 이것들을 종류별로 용도에 맞게 정리해 제지회사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신문사에서 신문 제작용지로 쓰고 남은 것을 사모아 연습장용 갱지로 재활용토록 합니다. 당시 어려웠던 지난날을 잊지 않고 있는 공학윤씨는 종업원들과도 격의 없이 어울리기를 즐깁니다. 처음에 사글세방에서 손수레와 20편정도의 땅을 빌려 시작했던 공학윤씨는 이제는 300평 정도의 대지에 종업원도 40여명을 거느린 어엿한 업체를 운영하기에 이르렀으며 올해 20억 원의 매출목표도 세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루 동안에 모은 파지는 70톤 정도로서 가까운 제지 공장으로 납품되고 있습니다. 중동사태를 계기로 자원 절약운동이 다시 벌어지고 있는 요즘 비록 버려진 종이 한 장일 망정 다시 재활용하는 생활의 지혜를 우리 온 국민이 발휘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