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더우신데 이것 좀 마시고 하세요. 그리고 모처럼 한 달에 한 번씩 모이는 날 이니 면도도 좀 하시고"

"아니 또 화채요. 아 애들이 오면 같이 먹을 텐데 뭘"

"사양 마시고 훌쩍 단숨에 마시세요."

"엄마"

"어"

"아버지 뭐 잡수시는 거예요."

"오라 장생불로 약"

"너도 부엌에 가서 한 그릇 마셔"

"아이 난 또 뭐라고"

"그래 아버지가 장생불로하면 너희들이 귀찮을 거다."

"아 염려마세요. 난 언니와는 달리 데릴사위 모셔올 테니까요."

"아이우 터진 입으로 말은 잘하지. 이번 세계 선수권대회 다녀오면 정말 시집 갈 생각이로구나."

"아유 누가 지금 꼭 간댔나."

"아 우리 늙은이 걱정 말고 너 좋은 사람 골라 가거라. 우리야 집 있겠다. 저축 도 있겠다. 연금도 있겠다. 뭐"

"옳은 말씀이시다. 거기다 다달이 너희 언니들이 용돈까지 보내주고"

"아 참 엄마 월급"

"그걸 미끼로 양복 한번 해 달랄 작정이구나."

"아이 우리 아버지는 천리안이시라."

"까불지 말고 옷 갈아입고 병원에 가서 애들하고 언니들 좀 데리고 오너라."

"오케이"

"옷 입히세요."

"네"

"거울이란 여자의 마음이라며?"

"망할 것 또 성화야 소독약내만 피우다가 형부에게 매력 없다는 소릴 들으면 어떡하지?"

"오 하기야 인류 건축기사라 다르시겠지."

"이번 공사의 설계는 굉장한 거라고 잠꼬대까지 하던데.

"근데 얼굴이 까칠해진 걸 보니 혹시 애기 가진 거 아니우?"

"이젠 네 살 터울이라 가져야 할 때도 된 거야."

"오 과학자라 다르신데. 그렇게 되면 다음 4년 후 1970년에 넷째를 낳게 되시고"

"다음이 또 어디 있니? 이번이 마지막이지."

"어머 하긴 셋이 가장 알맞다면서. 아니 이번에도 딸이면 어쩌지."

"딸이면 대수냐. 우리들 딸 삼형제 경우를 보더라도 아들만 못한게 뭐냐?"

"오 사실이 증명하니 옳은 말씀이신데, 형부나 시댁에선 뭐라고 하지 않을까?"

"형부는 애들이나 내 건강을 위해서는 딸 둘만 낳아도 대만족이래. 잘 키우려면 수가 적어야 된대나"

"어머 우리형부 최고야. 언니 다들 기다리는데 빨리해요. 애들은 내가 준비 시킬게"

"에이 그만 둬라. 애들 시중은 꼭 내가 들게 마련이란다. 넌 방이나 좀 지키렴."

"우리 언니는 어머니로써 최고야"

"향아 옷 갈아입어라."

"응"

"에유 우리 진이도 옷 갈아입고"

"할머니 집에 갈 거지"

"그래 오늘 모두 모이는 날이란다."

"그럼 나 비타민 미리 먹을래."

"숙제는 다 했니?"

"응 다 했어."

"우리 진이도 하나 먹여줘."

"이리와. 이거 자, 물 먹어. 엄마 나 바이올린 갖고 갈래."

"그래라"

"늦어서 미안해요"

"아 이제 오오"

"네"

"저 병원은 다녀왔소?"

"네 지금 막 다녀오는 길이에요."

"괜히 환자만 한 사람 더 생겼군."

"아유 기분 나쁘게 무슨..."

"하하하"

"병원에 갔다 오면 다 환자 인가요."

"병원에 갔다 오면 환자지 뭐."

"루프 삽입이란 큰 수술인줄 알았더니 아주 간단하던데요."

"그래? 그 들고 온 건 뭐요?"

"아이 참 당신이 사 가지고 오라던 아버지 어머니 내의 한 벌씩이고요. 양말이 싸길래 당신 것 하고 애기 것 하고 사왔어요."

"어 당신 것은 안 샀소?"

"시술비 낸 것만 해도 미안한 걸요."

"쓸데없는 소리 저 보건소에서 하는 것도 괜찮지만 늘 봐주던 산부인과 선생님께 받기를 잘했지 뭐요."

"걱정 안 되세요?"

"걱정이라니"

"아주 못나면 어쩌나 하구요."

"다른 친구에게 물어 봤더니 낳고 싶을땐 루프만 뽑으면 된데."

"이번 비용에는 뽑아 낼 때 것 까지 한데 들어 있데요."

"어 하하하 예납했으니 저금한 셈이로군."

"참 여보, 모두들 기다릴텐데 빨리 갑시다."

"응"

"이거 우리 향이 바이올린 솜씨가 보통이 아니로구나. 다음에 대 음악가가 되려나 보지?"

"할아버지 난 이 다음에 우리 엄마처럼 여자 의사가 될 거에요."

"자 여기 앉거라."

"이 집 작은 딸은 뭐가되지"

"뭐가 될래? 어서 말해봐. 그러고 들어오니깐 영애언닌 꼭 새 색시 같은데"

"과일로 입이나 축이시고 말씀하시지."

"오 식후에 과일이라. 우리 식생활에 근대화로군."

"자 우리 선이가 왔구만 선이는 뭐가되지?"

"빨리 말해봐 응 어서 말해봐. 에이 얼른"

"여보 내가 대신 대답해 볼까?"

"뭔데요."

"형부가 대신 대답해 봐요."

"저 우리 선이는 이 다음에 현모양처가 된답니다."

"진이는 이 다음에 뭐가 되나?"

"할아버지랑..."

"그래 다시 말해봐 크게"

"어머, 아버님처럼 딸 삼형제를 둔데요."

"저 그럼 향이 바이올린 한번 들어볼까요?"

"어 그러자 그래."

"자 빨리 빨리. 박수"



에 지금부터 인생마라톤을 시작하겠습니다.

행복을 향해 달리는 인생 마라톤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서 부모들은 귀여운 자녀들을 알뜰히 보살펴야 되지 않겠어요.

자녀들을 훌륭히 키워야 인생의 승리자로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알맞게 낳아서 훌륭히 키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