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우리 영림이와 민구는 열심히 공부하면서 몸 건강히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음악가가 되겠다는 우리 영림이가 이제는 제법건반을 두드리게 되었으니 정말 훌륭히 키워봐야지. 그리고 올해 갓 입학한 우리 민구도 남들보다 더욱 바르게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는 애기를 더 두지 말아야 되겠다.



"아줌마 아저씨 오셨어요"

"응 이제 오세요. 얘들아 아버지 오셨다."

"어 아직 안 잤구나."

"아빠"

"아유 오늘은 늦으셨어요. 식사는요?"

"미안하오. 먹고 왔소."

"이거 너희들 가서 나눠 먹어라. 아빠 주스 한잔 가져오너라."

"오늘도 일기 썼소?"

"네. 애들이 클 때까지 써봐야 되겠어요."

"아주 열심히군 그래."

"그래야 애들 키우는데 도움이 되잖아요."

"그래 무슨 좋은 수라도 있소?"

"내일은 보건소에 가봐야 되겠어요."

"아니 어디 누가 또 아퍼"

"당신도 참. 요전부터 의논드린 일이 있잖아요. 루프시술 말이에요."

"난 또 무슨 일이라고. 그런데 급히 서둘건 없잖아."

"그럼 반대세요?"

"반대라기보다도 3대 독자인 내 경우에는 좀 더 많이 낳아야 된다고 어머님이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단 말이야."

"영영 단산 시키는 게 아니라 시술한 루프만 뽑으면 언제든지 또 임신할 수 있대요."

"어떻든 좀 더 생각해 해봅시다."

"저도 생각 많이 해봤어요. 영림이가 학교를 가고 민구도 저렇게 커 가니 정말 잘 키워줘야 할 게 아니에요? 내가 자랄 때를 생각해 보면 더욱 뼈저리게 느껴져요."



"또 시작이야 조용하지 못해"

"아 이제 학교 가야지."

"물 먹어라."

"아유 용철아 너는 왜 밥 먹다 매일 싸우니 용숙아 어서 먹어."

"용민아 학교가자."

"가만있어"

"밥이나 먹어 어서. 물 먹고"

"용필이 새끼 네가 다 이랬지 새끼야."

"용민아 학교 늦어 빨리 가. 어서"

"밥 좀 그만 처먹어 이 새끼야. 때려봐 이 새끼야"

"이 새끼"

"아야"

"이거 어디 정신 없어서 살겠나. 원 별 놈들 다 보겠네"

"아버지 나 돈 줘."

"돈은 뭐 할려구."

"나도 돈 줘 돈 아버지"

"넌 또 왜?"

"매일 같이 돈이니 이거 무슨 수로 당해 내. 야."

"중학교 안가면 되잖아."

"그게 무슨 소리냐. 이제부턴 여자고 남자고 다 배워야 하는 거야."

"자"

"아이 십 원만 더 줘."

"됐어."

"아유 자식이 많으니까."

"우리는 그렇게 되지 않아야 할꺼 아니에요. 하기야 당신 뿐만 아니라 그런 경우야 많지. 그걸 보면 알맞게 낳아서 잘 키우는게 제일이거든."

"그럼 찬성이시죠."

"당신 혼자 가도 괜찮겠소."

"간단히 끝난 데요. 이제 20년 후면 알죠. 우리 영림이랑 민구랑 어떻게 자란다는 걸."



"왜 늦을까?"

"아니 얘가 어딜 갔나."

"어 저기 오는 군요."

"어 이제 나오는 구나."

"아빠"

"아니 왜 이렇게 늦었니?"

"친구들 때문에요."

"자"

"아버지 어머니 감사합니다."

"어 수고가 많았다."

"다 네 어머니 덕이란다."

"아유 당신도. 다 너희 아버지 덕이란다. 그런데 민구가 왜 이리 늦어."

"어머 저기 민구가 오는군요"

"누나 축하합니다. 누님. 이젠 아주 어엿한 숙녀가 되셨는데."

"어머 얘도"

"민구 너도 부지런히 공부해야 대학을 졸업하지."

"네 열심히 하겠어요. 아버지. 참 오래간만에 가족사진 한 장 찍어야죠."

"어 그게 좋겠군."

"아저씨. 아저씨. 사진 한 장 부탁하겠어요."



"어떻든 그 꿈이 깨어지지 않게 훌륭히 키워봅시다. 그럼 당신도 그땐 마음 푹 놓고 살 수 있을 테지. 내일 부터는 육아일기도 좀 달라지겠구려."

"잘 좀 생각해봐야 되겠어요. 아 이제 그만 주무세요."

"그럴까?"

"피곤하실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