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의식주 그중에서도 식생활 문제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귀중한 줄 모르고 버리는 것이 많은지 해마다 봄철이면은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보릿고개를 넘어야 했던 일이 벌써 옛말이 됐고 생활 향상이 좀 됐다고 해서 이렇게 마구 버릴 수는 없습니다. 쌀을 씻을 때도 마구 흘려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편으로는 소중한 외화를 들여서 수입해 와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인데 한 톨의 쌀이라도 아껴야만 할 때입니다. 국제적인 쌀 시세는 석유 값과 경쟁이라도 하듯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오를 전망입니다. 1980년 한해에도 400만 석의 쌀을 수입해 외화 2억2천만 달러를 소비했습니다. 더욱 80년대의 농사는 세계적으로 흉작을 보게 됐습니다. 세계 곳곳이 가뭄과 무더위와 홍수로 흉년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44억 인구 가운데 9분의 1이 넘는 5억 인구가 굶주리고 4천만 명이 굶어서 죽어가는 실정입니다. 거기다가 세계 인구는 매년 7천만 명씩 늘어나 30년 후에는 지금의 두 배인 80억이 될 거라는 계산입니다. 인구는 쉬지 않고 불어나는데 식량생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절대 식량이 모자라느냐 하면 그것은 아닙니다. 다 같은 주곡인데도 쌀은 부족하지만 보리쌀은 남아도는 형편이고 영양가도 보리쌀이 더 높습니다. 지난여름 전국에서 꽁보리밥집이 크게 인기를 모았던 일이 있었습니다. 뒤늦게나마 스스로 건강을 위해서 꽁보리밥을 찾은 것 이었습니다. 우리가 주식으로 해야 할 식량은 쌀과 보리 뿐만도 아닙니다. 고구마를 가지고서도 주식과 간식에 합당한 요리를 장만할 수 있습니다. 감자로도 튀김과 부침 과자류를 만들면 훌륭한 간식이 됩니다. 일주일에 한 두 번 씩 만이라도 잡곡을 이용한 식단을 마련하면 맛과 건강에도 좋고 쌀 절약에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쌀을 절약할 수 있는 경우를 예를 들어보면 우리나라 전 국민이 하루 세 끼니에 찻숟갈로 세 숟갈씩만 쌀을 절약하면 1년에 295만 석이 절약되고 보리를 혼식할 경우 현재 10% 사용한 것을 20%로 늘린다면 1년에 370만 석의 쌀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합치면 665만 석이 절약돼 돈으로는 3,112억 원이나 됩니다. 이 많은 양은 800만 서울 시민이 약 10달 동안 먹을 양식을 벌 수 있습니다.

식량은 국력이다 절약으로 자급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