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는 도시의 얼굴입니다. 그런데 온통 광고가 누더기처럼 더덕더덕 붙어있습니다. 그래서 거리는 결코 아름다운 인상을 줄 수 없습니다. 붙이는 데는 잠시, 떼고 청소하는 데는 한나절이 걸리고 힘든 작업입니다.

건물에 걸린 간판도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무질서한데다 길을 가로막고 행인들에게 불편을 주는 입간판과 상품들, 길가는 사람의 불편이나 위험은 조금도 개의치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도를 막고 또 골목 차도를 차고로 잘못 아는지 불법주차를 하다 보니 이 골목길은 불법주차로 불이라도 나면 소방차가 꼼짝없이 들어가지 못할 지경입니다.

자발적으로 민주시민의 정신을 발휘해서 질서를 지켜 주기를 바라기는 도가 넘었습니다.

단속을 하고 끌어가고 하는 일이 숨바꼭질하듯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큰길에 나서도 무질서는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택시를 먼저 잡으려고 수라장이 되니 자 먼저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습관을 모두 몸에 익혀야겠습니다.

이렇게 멀리서 차도를 보고 있으면 모두가 참을성 없이 얼마나 질서를 어기고 있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거리의 무질서는 교통사고율이 세계제일이라는 불명예를 갖게 됐습니다. 총알택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무서운 난폭운전은 차라리 운전이라기보다 목숨을 건 곡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교통사고의 왕국이라는 악명을 벗어나려면 이런 위험한 운전을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순간의 실수로는 그 결과는 너무나 참혹합니다. 우리 모두 함께 써야하는 공원이나 길은 우리 집 마당이나 다름없습니다. 우리 집의 마당이면 이렇게 더럽히겠습니까? 공중전화만 해도 우리에게 얼마나 편리하고 소중한 것입니까? 그런데 화풀이 대상으로나 여기고 마구 부수고 찢고 해서 결국 못쓰게 됩니다. 이렇게 망가지는 공중전화가 한 달에 100대를 넘으며 파손 액이 11억이나 된다니 그 돈은 우리가 세금으로 물어야 하며 그 불편은 결국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그러니 우리가 공중전화, 공원의 의자 등 공공기물을 자기 것처럼 아끼고 사랑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서로 참고 양보하며 거리질서를 지켜나가면 결국 그 대가는 우리에게 돌아오게 마련입니다. 새 질서, 새 생활이 하루속히 뿌리내려 거리부터 달라져야겠습니다. 우리가 명랑하고 편한 삶을 위해서 먼저 해야 할 일은 거리를 깨끗하게 하고 질서를 지켜 안전한 거리를 만드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