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조국 창조의 새로운 역사를 펼치면서 우리는 통제와 타율의 사회에서 개방과 자율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중고등학생들은 가장 성숙이 활발하고 감수성이 예민합니다. 학생들이 획일적인 교복을 입음으로써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느끼며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 바람직스럽지 못한 길로 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졸업할 때 교복에서의 해방감으로 정들었던 교복을 찢는가 하면 하얗게 회칠까지 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이를 증명하는 예라 하겠습니다. 말하자면 교복자율화의 뜻은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학교가 되는 계기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 모두가 평생교육체제를 갖자는 것입니다.

우리 중고등학생들은 이제까지 교복과 평상복과는 달리 입어야 했지만 교복자율화가 이루어지면 이런 구별이 없어지고 일원화하게 됩니다. 그러면 자연 학교, 가정, 사회 간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이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생들의 자주의식과 창의성을 존중하고 개성과 심미감을 높여주고 책임감이 있고 진취적이며 구김살 없는 시민으로 떳떳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는데 교복자율화의 참뜻이 있다 하겠습니다.

이제 학생들은 교복을 입음으로써 사회적 특수층으로 대접받거나 통제 대상으로 됐던 지난날의 관습에서 벗어나 민주 시민의 책임 있는 한 사람으로 훌륭하게 자라도록 해야겠습니다. 이렇게 복장자율화로 길러지는 자율의식은 학교 교실로 옮겨지면서 자주적인 학습활동으로 이어져가게 될 것입니다. 당사자인 학생을 비롯해서 각계 여러분의 교복자율화에 대한 의견을 들어봅시다. 그럼 먼저 당사자인 학생들의 입장은

“자율화가 되어가지고 우선 저희들의 그 몸에 제한을 적게 받기 때문에 저희가 그 마음까지 자유로워져가지고 훨씬 나은 거 같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의 과제가 이 자율화를 어떻게 받아들여가지고 더욱더 발전시키고 또 이걸 토착화 시키는데 저희들이 참 중요한 역할을 해야 될 거 같습니다.”

“딱딱한 카라와 까만 교복을 입을 때 보다는요 더 활동적이고 자유로워져서 좋은 거 같아요. 그리고 학생들이 학생들이니 만큼 검소하고 단정한 그런 학생다운 옷차림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요 우리가 교복자율화를 맞이해서 자율이라는 뜻을 잘 알아서 자유가 방종으로 흐르지 않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는

“교복이 자율화됨으로써 굉장히 학생들이 명랑하고 활발해진 거 같습니다. 그런데 이 교복자율화를 학생들이 잘 이용을 해서 청소년 스스로의 문화를 형성할 수 있고 학생다운 품위를 잃지 않도록 아마 노력해 줬으면 고마울 거 같습니다.”

“자율화가 되니까 학생들이 굉장히 발랄해 보이고 자기 개성이 돋보여 참 좋은 거 같은데요. 너무 학생들이 젊음이라는 큰 장점이 있으니까 어른들 흉내를 내는 그런 헤어스타일이라든가 화장이라든가 옷차림 등에 신경을 쓰지 않고 청소년들만이 지닐 수 있는 그러한 소박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교사는 학생을 이해하고 긍정적인 자세로 지도에 임하고 우선 교사 자신의 생활에 대하여 모범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며 학생은 교복 자율화에 대한 의의를 바르게 이해하고 학생다운 복장, 다시 말해서 값싸고 실용적이면서도 청소년다운 발랄한 복장을 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을 합니다.”

청소년 복장을 직접 만들고 있는 재단사의 조언을 들어봅니다.

“학생들이 입을 옷이라면 옷감선택을 중요시 하셔야 되겠습니다. 실용적이며 값싼 면이나 합섬 종류를 많이 사용하시면 좋겠고 색상은 밝고 안정된 색상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모양은 유행이 가지 않는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모양으로 선택을 하시면 오래 입으실 수 있습니다.”

학부모의 의견을 들어봅니다.

“학생들이 교복을 자유로이 입게 돼서 학부형들은 반가운 반면에 약간의 신경을 좀 쓰게 됐는데요. 저희가 부탁하고 싶은 것은 옷을 만드는 회사들이 내 자녀가 입는 옷이라고 생각하고 좀 더 정성을 들여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학생에게 맞는 실질적이고 활동적인 옷을 많이 만들어 주었으면 하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옷을 만들어 파는 업계에서는 학생들의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 기능적이고 값싼 옷을 개발, 보급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학생 복장의 자율화라고 해서 새 옷을 마련해 입어야 하는 뜻으로 새기기 쉬우나 이런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가정에서 어머니가 책에 있는 본을 보고 손수 만들거나 뜨개질해서 새 옷을 마련한다면 자녀들은 더욱 따뜻한 부모님의 정으로 감싸일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뿐입니까? 근검과 실질을 숭상하는 산 교훈을 체험케 함으로써 말하자면 일거양득으로 가정교육의 효과를 거두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학생교복자율화는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복장자율화에 따른 문제들을 바로잡기 위해 학부형과 학교, 그리고 정부 등 각계각층이 큰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청소년은 어른의 거울입니다. 그러니 기성인들이 책임을 느끼고 학교에서는 교복 자율화에 따른 적절한 지도가 실시되고 모든 가정과 사회의 각층이 교사나 학부모의 입장에 서서 관심을 가지고 바르게 선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학부모들은 사치스럽거나 유행에 앞서가는 값비싼 옷은 사주지도 입히지도 말아야 할 것이며 검소하고 실질적이며 개성 있는 복장을 준비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모든 기성세대들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어버이와 스승의 입장에서 보살펴주며 해로운 환경에서부터 이들을 보호하는데 힘을 써주어야 합니다. 유흥음식점이나 유락시설을 경영하는 업계에서도 청소년 출입이 제한된 업소에는 학생들을 받아들이지 말도록 해서 적극적으로 선도하는 풍토가 조성돼야 하겠습니다.

새벽 5시 아직도 온누리가 어두움에 휩싸였는데도 뜨거운 면학의 젊은 행렬이 있습니다. 도서관마다 입실을 기다리는 학생들이 줄서 있습니다. 더욱 많은 것을 더욱 알뜰히 배우고 익히고자 하는 우리의 젊은 학생들에 면학의 열도가 뜨거워질수록 우리나라의 장래는 밝기만 합니다. 학생 복장의 자율화. 쉬운 일인 것 같지만 우리는 여기까지 오기에 참으로 머나먼 길을 걸어온 셈입니다.

자유는 참으로 귀한 것입니다. 우리 학생들은 소중한 자유를 얻은 셈입니다. 그러나 이 자유는 책임을 전제로 한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학생들은 이 자유를 다시는 잃지 않고 누릴려면 그만한 책임도 함께 질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학생들은 검소하고 단정하고 활동적인 복장으로 늘 새롭고 발랄한 모습으로 가꿔줘야 하겠습니다. 또한 사회인들은 사랑의 대화로 선진조국을 이룩하는 민주시민으로 진취적이며 구김살 없는 인간으로 자랄 수 있도록 지도해나가야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