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오후 중공 소속 여객기 한대가 중부전선 비무장지대를 넘어 투계 중이던 우리 공군에 귀순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중부전선 공군기지에 착륙했습니다. 만주 심양을 이륙하여 상해로 가던 승무원과 승객 105명은 납치된 비행기에서 내려 관광버스를 타고 숙소인 호텔로 향했습니다. 정부는 중공여객기 불시착 사건에 대해 한국과 중공이 동시에 가입하고 있는 항공기 불법납치 억제를 위한 협약, 헤이그 협약 등 항공기 테러방지 협약의 정신을 충분히 존중하여 처리할 방침임을 발표했습니다.

한편 중공민항 총국장 센트 국장이 5월 7일 일행 32명과 함께 보잉707 특별기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 내한 했습니다. 센트 국장은 김포공항 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승객과 비행기를 중국에 인도되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3명의 일본인을 제외한 중공승객 96명은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서울의 첫날밤을 보낸 다음날 승객들은 서울 시내 관광길에 올랐습니다. 3대의 관광버스에 나누어 탄 이들은 시내 및 근교를 둘러보고 한국이 이처럼 발전하고 아름다운 나라인줄은 미처 몰랐다고 감탄을 연발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롯데쇼핑센터를 둘러보고 남산에 올라가 서울 시가를 바라다보며 치솟은 빌딩가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또한 자신들의 기사가 실린 우리나라 신문을 보면서 언제쯤 돌아가게 될런지 궁금해 하기도 했습니다. 산업시찰에 나선 이들은 삼성전자 수원공장을 둘러보며 공장 규모와 작업환경에 대해 큰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이들은 공장에서 소형 전자계산기를 선물로 받고 고향에 돌아가 요긴하게 쓰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양국 대표들의 마라톤협상에서 승객, 승무원 및 기체는 중공 측에 조속 송환하기로 하고 5월 10일 오후 3시 30분 중공대표 센트 국장 일행과 피랍승객 전원이 그동안 한국이 베푼 이념을 초월한 따뜻한 우의에 감사하며 한국을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