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8월 16일 오전 10시 최규하 대통령은 제10대 대통령직을 사임하면서 특별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있어서의 책임정치의 구현으로 불신풍조를 없애고 불행했던 우리 헌정사에 평화적인 정권이양에 선례를 남기며 또한 국민 모두가 심기일전하여 화합과 단결을 다짐으로써 시대적 요청에 따른 안정과 도의와 번영에 밝고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역사적 전기를 마련하기 위하여 애국충정과 애국적인 견지에서 나 자신의 거취에 관한 중대한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즉 나는 오늘 대통령의 직에서 물러나 헌법의 규정에 의거한 대통령 권한 대행권자에게 정부를 이양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민주국가의 평화적인 정권이양에 있어서는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국익우선의 국가적인 견지에서 임기 전에라도 스스로의 판단과 결심으로 합헌적인 절차에 따라 정부를 승계권자에게 이양하는 것도 확실히 정치발전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대통령직을 떠나면서 나는 다시 한 번 국민여러분에게 대립과 분열이 아닌 이해와 화합으로 대동단결하고 불퇴전의 의지와 용기로 부강한 민주국가를 건설하여 대한민국의 민족사적 정통성에 입각한 평화통일에 기반을 착실히 구축해 나가도록 간곡히 당부 드리고자 합니다.”

약 10개월간 국가원수의 직무를 담당해온 최규하 대통령의 사임에 따라 박충훈 국무총리서리가 후임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게 됐습니다. 최 대통령의 이번 사임은 새 지도세력에게 새 역사를 이끌어갈 책임을 맡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사임성명을 발표한 이틀 후인 8월 18일 오전에 최규하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나 서울 서교동의 사저로 이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