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몸 바쳐 온 통일민주당 총재 김영삼, 그리고 국가민안의 신념을 꿋꿋이 실천해 온 신 민주공화당 총재 김종필 우리 세 사람은 민주, 번영, 통일을 이룰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기 위해 오늘 국민여러분 앞에 함께 섰습니다.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1990년을 맞는 우리는 나라의 장래를 결정할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오늘의 국가적 상황은 지난 40여년 헌정사의 파란을 넘어 연 이 민주주의와 지난 30년간 온 국민이 피땀 흘려 이룩한 우리 경제의 바탕위에서 번영된 선진민주국가로 나아가느냐 아니면 불안한 후퇴의 길로 떨어지느냐의 갈림길에 서있다고 할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반세기에 걸쳐서 세계 그 어느 민족이 겪은 것보다도 가혹한 시련과 고난을 국민의 화합된 또 단합된 힘으로 슬기롭게 이겨냈습니다. 우리 국민은 민족의 분단과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으면서도 세계가 경탄하는 경제발전을 이루었고 오랜 권위주의시대의 막을 내리고 민주주의를 함께 열어 서울올림픽을 역사상 가장 훌륭한 대회로 치루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온 국민이 값비싼 대가를 치루면서 얻은 명백한 결론은 현재의 정치구조가 오늘의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4당으로 갈라진 현재의 구조로는 나라안팎의 도전을 효율적으로 헤쳐, 나라의 밝은 앞날을 개척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4당 체제는 지난 총선거의 결과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국민이 바란 선택이라기보다는 인맥과 지연에 따른 정치권의 분열이 가져온 결과였습니다. 기존 정당은 국민의 여론을 조직화하고 국민적 역량을 뭉치게 하기 보다는 지역적으로 기반을 나누어 국민적 분열을 심화하는 현실을 빚게 했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급속한 민주화와 함께 지난 시대에 쌓여온 계층 간, 세대 간, 지역 간의 갈등과 다양한 욕구가 폭발적으로 분출하였습니다. 4분된 정당체제는 사회경제적 갈등구조를 개선하고 국민적 여망을 구현하는데 무력했습니다. 정치적 안정이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서 국민의 불안은 가중하였고 우리경제도 위기상황으로 치닫게 되었습니다. 4당으로 갈라진 우리정치권은 격동하는 세계에서 나라의 발전을 선도하지 못하고 불안정과 불확실성으로 국민에게 장래에 대한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동서세계는 자유와 번영을 향해 세계적인 변혁의 소용돌이 속에 있습니다. 공산주의 국가에도 개혁과 개방의 물결이 넘쳐 공산주의체제가 잇따라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국제정세는 반세기 가까운 분단 상황의 남북한관계에도 언제 어떠한 변화를 몰아올지 알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속에서도 우리 정치권은 오늘까지 민족문제를 해결하고 통일의 길을 적극적으로 열어갈 태세를 갖추지 못했습니다. 국민여러분 역사의 이 큰 갈림길에 서서 우리는 오늘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나라를 밝은 미래로 이끌 새로운 정치를 출범시키기로 하였습니다. 우리의 현실과 이 시대는 한 차원 더 높은 나라의 발전을 이룰 새로운 사고와 결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국민과 사회발전의 수준에 못 미치는 지난날의 정치를 개혁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고 확신합니다. 이제 우리는 당파적 이해로 분열, 대결하는 정치에 종지부를 찍기로 하였습니다. 지난날의 배타적 아집과 독선 투쟁과 반목의 구시대의 정치를 활활 타는 용광로 속에 불사르기로 했습니다. 우리의 정치도 이젠 지난날의 발상과 체질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대망의 21세기를 열어가는 지금 우리는 육천오백만 우리 겨레가 하나의 민족공동체를 이루어 자유와 번영과 평화를 누릴 날을 앞당겨야 합니다. 국민여러분 우리는 지난해 12월 15일 여야의 대타협으로 2년간을 끌어온 과거 문제를 매듭지었습니다. 그것은 부정과 불신 투쟁으로 얼룩져온 지난 40년간의 민주화 투쟁기를 마감하고 새로운 민주주의의 시대를 여는 진정한 전기가 되어야 한다고 확신하였습니다. 이제는 다양한 국민의 욕구를 조화하고 통합하여 그것을 실현하는 정치 또 과거를 뛰어넘어 나라의 발전을 이끄는 정치가 이루어져야 할 때입니다. 경제적 위기와 당면한 국가적 과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면서 민주발전의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광범한 국민적 지지기반 위에서 새로운 정치구조를 갖추어야 합니다. 우리사회의 구조적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화합을 실현할 새로운 정치질서를 이룩해야합니다. 안정위에서 지속적인 발전을 이룩하면서 국민 모두가 골고루 잘사는 복지국가를 건설해야합니다. 우리가 맞게 될 고도기술사회, 정보사회를 앞장서 이끌 창조적인 정치가 펼쳐져야 합니다. 이제는 통일조국의 앞날을 내다보면서 민족통합에 대비하는 정치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 모두의 미래를 힘차게 열어가는 희망의 정치,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신뢰의 정치, 각계의 자율과 참여를 폭넓게 수용하는 성숙한 정치를 실현해야 합니다. 이 모든 일은 이제까지의 좁은 정치 틀로써는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장기집권과 권위주의의 무거운 짐도 벗어던졌습니다. 이제 민주, 반민주의 단순 논리시대도 끝났습니다. 자유와 민주의 이념을 함께 나누며 정책노선을 같이 하는 정치 세력이 뭉쳐 정책중심의 정당정치를 실현하는 것은 시대의 요청입니다. 새로운 상황에 맞지 않는 과거의 낡은 정치를 과감히 떼는 데서 새로운 시대의 정신이 요구하는 새 정치가 시작 돼야합니다. 지난 시대의 고루한 관념과 거기에서 비롯된 낡은 가치관으로부터 해방이 돼야합니다. 국민여러분 우리 세 사람은 오늘의 상황에 공동의 책임을 느끼며 역사의 사명을 함께 다하기로 결심을 하였습니다. 우리 세 사람은 지난 대통령 선거와 총선거에서 보여준 절대다수 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겸허하게 가슴깊이 새기며 이 중대한 역사적 상황에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이 무엇인가를 깊이 논의하였습니다. 나라와 겨레의 오늘과 내일에 관한 모든 문제에 대하여 가슴을 열고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모든 당파적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역사와 국민 앞에 책임을 다한다는 한마음 이 시대의 과제를 함께 풀기위해 중대한 결단을 내렸습니다. 민주정의당과 통일민주당 그리고 신민주공화당은 여야의 다른 위치에서 그 동안 이 나라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현실은 보다 더 굳건한 정치주도세력과 국민적 역량의 결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사회의 모든 민족 민주세력은 이제 뭉쳐야 합니다. 이 같은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는 중도민주세력의 대단합으로 큰 국민정당을 탄생시켜 정치적 안정위에서 새로운 정치질서를 확립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우리 세 사람은 굳은 의지와 사명감으로 21세기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선 당당한 나라를 건설하는 초석이 될 것을 다짐하면서 국민여러분께 합의사항을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 첫째 민주정의당과 통일민주당 그리고 신민주공화당은 민주발전과 국민대화합 민족통합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 오로지 역사와 국민의 봉사한다는 일념으로 아무조건 없이 정당법의 규정에 따라 새로운 정당으로 합당한다. 새 정당의 명칭은 가칭 민주자유당으로 한다. 전당대회시 까지는 3당 총재가 공동대표가 된다. 둘째 새 정당은 모든 봉건, 중도, 민주세력이 다 같이 참여하는 국민 정당으로서 민주자존의 바탕에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주도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의 이념을 기저로 하여 실질적인 복지와 정의를 실현하며 민족문화를 창달하는 것을 기본정책으로 삼는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발전을 이룩하는데 가장 적합한 정치체제와 정치문화를 창출한다. 셋째 합당의 절차와 방법은 국민의 국민적인 여망을 바탕으로 당원의 총의를 최대한 존중하여 추진한다. 합당 등록절차는 금년 2월말 이내에 완료하고 새로운 정당의 전당대해는 금년 5월 말까지 개최하는 것으로 하되 늦어도 창당법에 의한 합당등록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개최한다. 넷째 구체적인 합당절차와 이에 따른 제반사항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3당 각 5인으로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합당을 위한 모든 실무적인 사무를 담당한다. 다섯째 민족 민주역량의 총 단합을 위하여 우리와 뜻을 같이 하는 모든 정당과 단체 개인에게 문호를 활짝 열고 동참을 호소한다. 그러나 새로운 정당에 참여하지 않는 어떠한 정당, 정파나 단체와도 의회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한 대화와 타협으로 정치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조한다. 국민여러분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이제 여야정당이 합당하여 새로운 국민정당이 탄생됩니다. 우리 정치사에 새로운 기원이 열리는 것입니다. 새 국민정당의 출범은 정치의 안정, 정치의 선진화를 이룩하여 위대한 역사를 창조하는 새로운 출발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더 큰 국민의 지지를 위해서 민주, 번영, 통일의 영광된 시대를 창조해 갈 것입니다. 우리 국민 모두 새로운 세계 희망의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갑시다. 국민여러분의 성원과 동참을 호소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