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왜... 여보 얘 돈달래”

“크리스마스 씰값 말이에요”

“씰값... 씰 거 뭐냐 응”

“아이 아버지도 크리스마스와 설 때 편지보내는데 쓸거지 뭐에요”

“허 그냥 보내면 무슨 상관있어”

“돈도 썩었군”

“그러게”

“그럼 왜 아버지 친구들은 여기다 이렇게 크리스마스 씰을 붙여 보냈죠”

“뭐 어디 난 이것들이 우표라고”

“아이 참내 아버진 아직 크리스마스 씰도 모르시나봐”

“아니 듣던 이름이긴 한데 이거 왜들 부치지”

“장난들을 할라고 부치지 왜부치긴 왜 부쳐요 영감도 참”

“장난이라니”

“엄마 장난이요”

“장난이지 그럼 뭐냐”

“아이 참 이건 말이죠”

“응”

“결핵 예방 기금을 만드는 봉함지에요.”

“결핵 예방 기금 만드는”

“네 쉽게 말하자면 말이죠”

“응”

“저 전번에 아버지하고 어머니하고 엑스레이 찍고 돈 내셨어요”

“돈 안냈지 안냈다”

“그럼 전번에 저와 동생들이 튜버크린 반응 검사와 BCG 주사를 맞았을 때 어디 돈달라고 그랬어요”

“글세”

“보세요 바로 이 크리스마스 씰값은요 아버지 어머니께처럼 결핵에 이상이 없는지를 알려주기 위해서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니며 모든 사람들에게 엑스레이 간접 촬영을 해주고요 또 미감염자들에게는 결핵을 예방시켜주기 위해서 BCG 주사를 접종시켜주는 기금이 된단 말이에요. 그것뿐인줄만 아세요. 가난한 사람들이 결핵에 걸리면 그 치료값도 보태줘서 아주 싸게 병을 고치도록 하구요. 또 아버지 어머니처럼 결핵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결핵이란 어떤가를 알켜주는 계몽사업도 바로 이 크리스마스 씰값으로 한단 말이에요.”

“응 아 거 진작 그렇게 말할 것이지 하하 하나에 얼마냐”

“한장에 20환인데요. 10장값만 주세요”

“10장 10장이면 200환인가 그러면 내몫까지 나도 300환어치만 사다다오 여보 당신 안쓸테야 응”

“글쎄요”

“뭐 글쎄야 쓰면 쓰는거지 얘 천환어치 사와”

“그럼 다녀올께요”

“그래”

“하하하하 어디봐 하하 이걸 몰랐었구만 에 이런거 많이 살수록 좋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