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 아니, 이..



할머니 : 고맙네.



사위 : 만수무강 하십쇼.



할머니 : 고맙네.



남자 : 아버님, 어머님, 만수무강 하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요.



할머니 : 오냐.



사위 : 어, 절들하지 그려.



할머니 : 영감.



할아버지 : 얘들아, 내 육십 평생에 이렇게 기쁜날은 처음이다. 고맙다. 고마와. 너희들이 이렇게 잊지 않고 내 회갑날을 차려주고 한자리에 모였으니 그저 너희 어머니와 나는 기쁘기 한이 없다.





사위 : 아버지, 어머니. 다음은 저희들 선물 받으세요. 자, 선물들 준비혀.



할머니 : 영감, 속초애들이 모두 못오나보오.



할아버지 : 그러게.



사위 : 아버님, 이 인삼 달여 잡숫고 오래오래 사셔야 해요.



할아버지 : 그래그래. 내가 오래오래 살아야지.



할머니 : 근데 참 애미는 어떻게 되서 안왔나.



사위 : 네, 산후조리가 좀 나빠서요.



할머니 : 오, 그래서 아범 혼자왔네 그려.



할아버지 : 그래, 애기는 어떻게 잘 자랐냐.



사위 : 그 놈이 제 옷에 묻은 시멘트 가루를 핥아먹었는지 아 여간 단단하지 않아요. 어서 드세유. 다음들 오지 그려.



사위2 : 자, 우리 이 선물 드리기 전에 절 한번 더 합니다. 자, 여보여보.



할머니 : 아, 몸도 무거운데 그만둬. 몸도 무거운데.



할아버지 : 그래, 배가 불러서.



사위2 : 우리 이번 주에 열둘쨉니다. 조용히 낳아부리겠습니다. 이제 다시는 안낳을랍니다. 참 나는 괜찮은데 이 사람이 좀.



딸 : 아이, 몰라요.



사위2 : 이거, 자 받으십시요. 요거 양단인데 최고급입니다.



할머니 : 잘 둬라, 잘 둬.



사위2 : 다음 나와라.



사위3 : 아버지, 앞으론 이 라이터를 쓰십시요.



할아버지 : 그래, 이 라이타, 어디. 아니, 이 사람아, 마치 자네 공장 굴뚝에 거, 불꽃같네 그려.



사위3 : 아버지, 저 이번에 부장으로 진급됐습니다.



딸 : 그게 다 내가 독수공방을 지켜온 덕택이죠.



할머니 : 암 그렇고 말고.



할아버지 : 그렇지.





사위4 : 정말로..



할머니 : 여보게, 허서방.



사위4 : 예, 다시는 그런 잘못이 없겠습니다. 용서하시이소. 정말 잘못했습니다.



할아버지 : 이 사람아, 부모자식간에 그만한 일 가지고 뭘. 이제 잊어버리세.



할아버지, 할머니 : 그럼.



사위4 : 아버님이요.



할아버지, 할머니 : 왜 또.



사위4 : 내 평생 인삼주를 대 드리겠습니다.



할아버지 : 내가 좋아하는 인삼주. 어. 허허.



사위2 : 아버지, 어머니, 거, 부산동서 오늘 정말 과경했습니다.



사위4 : 뭐예.



사위2 : 오늘 경비 몽땅 다 내부렸지 않습니까.



사위4 : 놀라고 안했습니까.



사위2 : 오늘 최곱니다, 최고.



사위4 : 괘안습니다. 괘안습니다.



사위2 : 내가 저 부산으로 내려갈라네.



사위4 : 오시이소.



할머니 : 얘들아 오늘같이 기쁜날에 속초애들이 안 보이는구나. 걔들만 참석했으면 내가..



할아버지 : 어린 것이 무슨 고생을 그렇게 많이 하는지, 그게 너무도 못산다고 부끄러워서 그런지도 몰라.



미애 : 아버지.



할머니 : 얘, 미애야.



할아버지, 할머니 : 미애야.



할머니 : 아이구, 꼬라지가 왔구나. 오냐, 그래, 울기는. 진서방은 어떻게 됐니.



미애 : 이제 곧 올꺼예요.



할머니 : 그래. 그래. 그래. 차한잔 하면 다 ?여오게. 앉아라.



미애 : 아버님, 어머님, 절 받으세요. 아버님, 이 못난 소녀는 밖에서나마 아버님과 어머님의 만수무강을 빌고 있었어요. 전에 저희집에 오셨을때 왜그렇게 떠나셨어요. 얼마나 섭섭했는지 몰라요, 어머니. 아버지, 제 잔을 받으세요.



할아버지, 할머니 : 그래.



미애 : 이 술은 물탄 술이 아니예요. 아버님, 어머님, 오래오래 사셔서 저도 잘 사는걸 꼭 보아주세요.



할아버지 : 미애야, 이 술맛도 참 좋다만은 난 너희집에서 먹던 그 막걸리가 더 좋더라.



미애 : 아버님, 이거, 선물이예요.



할머니 : 오냐, 그래그래.



할아버지 : 내 평생에 이런 귀한 선물은 처음 받아본다.



할머니 : 그럼. 그래, 오냐.



할아버지 : 얘야...



신서방 : 아버지.



할머니 : 아이구, 신서방.



할아버지 : 신서방, 이리 오게. 이 사람아 정말 고맙네.



신서방 : 저 아버님, 늦었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만수무강 하십시요.



할머니 : 그래, 신서방, 와줘서 정말 반갑네.



신서방 : 저, 아버님.



할아버지 : 어.



신서방 : 이거 보십쇼. 제가 배를 한척 샀습니다. 오늘 계약하고 오느라고 늦었습니다.



할아버지 : 어디보세. 거, 훌륭한 배다, 여보. 참, 참 고마운 일이다.



할머니 : 그럼.



할아버지 : 이게 자네 배군그래. 고맙네.



신서방 : 저도 이젠 남부끄럽지 않게 살수있게 됐습니다.



할아버지 : 그래야지.



신서방 : 여보, 고생했지.



할아버지 : 신서방. 내가 이제 가도 물탄 술은 안내놓을테지. 자, 일어나. 일어나게.

사위들 : 아따, 그 배를 한척 샀다니 참말로 기쁘구만. 축하하네, 축하해.



할아버지 : 이제 남부럽지 않게 살때가 온걸세.



사위 : 아버님. 여기 이분이 왔군요.



할머니 : 저 사람..



스포츠맨 : 네.



할아버지 : 자네 이리와.



할머니 : 이리오게.



딸 : 여보, 왔어요.



자네, 오늘 문희가 없어서 그런지 박력이 적군 그래. 어, 자네 오늘부터 날 빙장어른이라고 불러도 좋아. 그리고 문희가 월남서 돌아오는대로 결혼식을 올리도록 해.



스포츠맨 : 저, 빙장어른 만수무강 하십시오.



사위 : 아따, 그 사람 배짱 한번 좋네.



할아버지 : 가..가만, 내 오늘 이렇게 기쁜날, 내 한마디 해야하겠어. 내 전번달 너희 어머니와 같이 팔도강산을 돌고와서 내 이제 죽어도 한이 없다고 그랬지만은 이제 내 좀더 살아야겠소. 너희들이 이렇게 희망에 부풀어서 앞으로 나가는걸 보니깐 내가 더더 살아서 자네들이 더 잘사는걸 좀 봐야 하겠어.



사위 : 암요, 그래서 싹 달라진 팔도강산을 다시 한번 봐야지요. 형님, 썩 이리 나오시요.



할아버지 : 가만 가만있어봐. 그리고 내 자네들에게 신세도 많이지고 했으니까 내가 오늘 한턱 내겠네. 저 밖에 나가서 자동차를 타. 내가 오늘 진짜 서울구경 시켜줄께.



할머니 : 자, 이리 나오세요.



스포츠맨 : 저, 빙장어른.



할아버지 : 뭐냐.



스포츠맨 : 이거 받으십시요.



할아버지 : 이거 뭔가.



스포츠맨 : 저, 스위스제 라디옵니다.



할아버지 : 이제 돌아다니겠다고 나타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