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찬물결에 실려 강강술래의 가락이 흘러내리는 이곳 전라남도 해남군 우수영 명량해협의 이른바 울돌목. 그 옛날 임진왜란 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불과 열두척의 배로 왜선 330여척의 대함대를 송두리째 무찌른 곳이 바로 여기다. 5세기 찬연한 해남군 우수영은 370여년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진을 쳤던 곳이며 강강술래는 이와 때를 같이 하여 이곳에서 비롯된 것이다. 당시의 격전을 일러주듯 이끼낀 성벽에는 해묵은 칡넝쿨이 얽혀있다. 용맹스런 우리 수군들에게 식수를 공급했던 이 샘터는 아직도 옛모습 그래도 남아 오늘도 이 마을 사람들의 식수가 되고 있다. 수많은 비석들. 당시 충무공을 도우며 용감하게 싸우다 숨진 여러참모들의 불멸의 공적이 여기 새겨져 있다. 이 비각에는 충무공의 영정과 명량대첩비가 모셔져 있다. 조관조복을 입고 정좌하신 충무공에 영정. 근엄하고 인자하신 모습은 지금도 우리 겨레를 일깨워주고 있다. 이순신 장군과 강강술래는 깊은 인연을 맺고 오늘에 이르렀다. 우수영의 정월보름이나 팔월 한가위가 되면 이 마을 처녀들은 갑사댕기 길게매고 울돌목 언덕에서 둥근달을 맞는다.



강강술래. 임진왜란 당시 해전에 격전장 즉, 우수영, 진도, 완도 일대에 예로부터 전해내려오는 우리 고유의 민속무용 강강술래. 그 유래는 이러하다. 왜적들의 말굽에 짓밟혀 ?기며 불안에 떠는 이곳 민심을 통일하고 적에게는 많은 병력이 있음을 위장, 과시하여 적의 헛점을 찌르고 해안을 감시하기 위해 이순신 장군은 전쟁터 부근에 부녀자들로 하여금 해안지대 산에 올라 불을 피워놓고 돌면서 적의 상륙을 감시하게 했다. 그후, 전쟁이 끝나서도 그곳 부녀자들이 당시를 기념하기 위해 보름 명절밤을 택하여 연중행사로써 강강술래의 노래를 한것이 오늘날까지 전해내려 왔다고 한다.



소용돌이 쳐 흐르는 울돌목의 파도소리는 그때 그 전승의 함성인양 귓전을 두들긴다. 수만장병이 따르고 온 백성이 어버이같이 따르던 성웅 이순신 장군. 1597년9월16일 충무공께서 명량해협으로 나아가 밀려들어오는 왜선을 차례차례 쳐부셨던 여기 때는 바뀌었어도 지금 우리는 그때 충무공의 추상같은 호령을 듣는다. 여기 사기 드높은 우리 병사들의 전승의 함성을 듣는다. 또한 여기 우리는 본다. 기울어지는 왜선, 그리고 허우적거리는 왜놈들. 이 기적같은 전과, 그러나 그것은 결코 기적이 아니였다. 당시 한덩어리로 뭉쳤던 군관민의 나라를 지키자는 신념과 용기는 왜선 300척이 아니라 3000척이라도 물리칠 큰 힘이 됐던 것이다. 왜선 330여척을 삼킨 여기 울돌목의 물결은 지금도 유유히 굽이쳐 흐른다. 그리고 그 물결이 지켜보는 가운데 여기 충무공의 후예들이 있다. 조국의 푸른바다를 지킬 젊은 간성. 충무공의 뜻을 이어받은 우리. 이제 우리는 이땅에 다시는 임진왜란과 같은 슬픈 역사의 되풀이는 하지 않을것이다. 어떠한 어려움에 부딪혀도 우리는 지금이야말로 민족중흥의 성업을 기어코 이루어야 할 때다. 강강술래의 뜻을 새기며 우리는 모두가 한데 뭉쳐 조국의 새역사를 창조해야 한다.



여기 강강술래의 굳게 잡은 손과손. 일사분란에 단합된 마음과 마음. 강강술래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너무나 크다. 우리 모두가 참여해야할 겨레의 율동 강강술래. 그 가락과 율동 속에 뭉쳐진 겨레의 힘이 솟구 조국을 사랑하는 줄기찬 맥박이 길이길이 고동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