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에서부터 비롯한 것입니다. 여긴 우리 선조가 생명처럼 알뜰히 간직해 물려준 농토입니다. 좀 더 풍성하게 곡식을 거두어 잘 살아 보겠다고 선조 대대로 이 땅을 가꾸기에 피땀을 흘리며 손발을 닳고 왔었다. 마을살림은 조금도 나아지는 모습이 없고 역시 우리네 살림도 펴지질 못하니 부지런히 일하면 살림이 나아진다는 옛말이 틀림이 없다면 분명 우리 농촌 생활에는 어딘가 잘못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됩니다. 물론 첫째는 ...로부터 비롯한 것입니다. 우선 논밭을 가꾸려도 남의 소를 빌려 써야 하니 농부가 농사에 긴요한 기구를 갖추지 못한 채 해마다 이렇게 되풀이하는 형편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선 급한 대로 돈 있는 사람을 찾아가 고리채를 얻어 농사에 필요한 물건을 사게 됩니다. 또한 상인은 꼭 우리가 사야하는 아쉬움을 알고 단 ...못보려 드니 할 수 없이 물건을 사야하며 거기에 돈을 꾼 이자를 갚아낸 엄청난 값으로 우리 손에 물건이 들어오게 되는 것입니다. 한편 이자가 불어나는 현금을 꿔서 연구세워 집안 물건을 내서 팔면 내 물건은 헐값으로 팔고 사들인 물건은 ... 지금 양육하고 있는 자네의 교육만 해도 벅차는데 아이들은 늘어나기만 했습니다. 한편 수입은 적고 아이들의 교육비며 또한 돈의 소비는 그 ...러고 보니 우리의 살림은 더 한층 궁핍하게 변해갔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흙투성이가 되어 ...되어있어 뜰에 오곡이 풍성하여 흐뭇한 위안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허나 한 해 동안 이자가 자랄 때가 ...된 것을 생각하면 이 기쁨도 잠시였고 우리는 피땀으로 거두어들인 곡식으로 이자를 덧붙여 빚을 갚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쥐꼬리만 한 돈이나마 손에 쥘 수 있는 때라면 이 추수기뿐이므로 자연 장터를 찾게 됩니다. 여기서도 상인들은 우리가 가지고 나온 물건은 거저 사려고 대들며 그 반면에 우리 농민이 살 물건은 호되게 값을 불러 억울하게 이중으로 손해를 보게 되며 별 도리가 없었습니다. 이번에 알뜰히 거둔 곡식은 끝없이 다 날아가 버리고 우리의 손에는 추수하기 전과 똑같은 곤란한 형편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형편에 우리가 어떻게 더 잘살기 위해 앞날을 설계할 경황이 있겠으며 밑천을 모아 다음 농사를 계획할 수 있었겠습니까. 이럴 때 암담한 터전에 5.16혁명은 우리 농민에게 새로운 아침을 맞아준 것입니다. 중농정책의 선물로 새 농업협동조합이 마련되어 우리는 강력한 정부의 뒷받침을 받아가며 자주와 협동정신으로...어느 날 우리 마을에도 곧 농업협동조합의 개척원이 찾아왔습니다. 그는 과거 우리가 가난만을 되풀이 한 이유를 샅샅이 들어 설명하고 앞으로 우리가 잘살 수 있는 길을 이야기하는 이 자리가 더없이 우리에게 흐뭇했습니다. 가령 이 돈이 농민 여러분이 가지고 계신 돈이거나 또는 남에게 빌린 돈이라고 하고 그 돈으로 필요한 물건을 상인에게 사게 되면 그 값이 비싸기 때문에 그 중 두 장이 손해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 두 장 손해를 보았으니 결국 그 돈은 빚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1년의 농사를 짓고 난 후에 다시 상인에게 물건을 사면 상인에게 주는 이익과 잡비용으로 2장이 손해로 사라지고 1년 전에 진 빚을 갚기 위해서 또 2장이 나가야 하고 다시 한 장이 이자로 나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여러분 손에 남는 것은 결국 10장에서 5장이 됩니다. 그래서 농협은 농촌경제와 농민생활을 튼튼한 반석위에 올려놓기 위해서 그 발판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면 농민여러분이 농협을 잘 운영할 때 그 결과를 본다면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자본이 이것이라고 보고 농민여러분이 농협을 이용해서 농사를 하게 되니 그만큼 이익이 돌아오게 되고 필요한 물건을 상인에게 사거나 생산한 물건을 상인에게 팔지 않고 농협을 통해서 매매하게 되니 상인이 차지했던 이익이 여러분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또한 농사자금같이 필요해서 쓰게 되는 돈을 개인에게 비싼 이자로 얻어 쓰던 것을 군 조합에서 융자받게 되고 비싼 이자를 안 쓰게 됐으니 손해를 안 보게 됩니다. 턱없이 많은 돈을 주고 이용하던 여러 가지 시설도 조합이 공동이용시설을 마련하면 그 값이 싸게 절약되고 천재지변이나 병충해, 또는 화재로 인한 농작물의 피해라든지 파측 그 밖의 피해에 대해서 조합에서는 공제사업을 통해서 도와주게 됩니다. 개인들이 비싸게 받고 해주던 제분, 정미, 착유 등 가공시설을 설비하고 그것을 조합원 공동으로 운영하는데서 생긴 이윤이 납니다. 여기에 또 병으로 위급한 경우에 있어도 속수무책인 여러분의 마을에다 의료시설을 하고 실비로 조합원과 그 가족에게 공동이용하게 하기 위해서 여러분이 노력하셔야 합니다. 여러분이 보신 바와 같이 여러분께서 지금까지 상인을 상대로 하던 거래를 끊고 조합하고만 하게 된다면 상인들에게 넘어가고 있던 이 이익금은 여러분의 조합에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는 잉여자금으로써 여러분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우리가 오늘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농사의 이야기를 들은 것보다 지금 개척원의 연설에서 농업협동조합은 조합원인 농민이 자기들의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조직한 경제단체라는 것을 뚜렷이 알았습니다. 농협은 가입과 탈퇴를 자유롭게 하는 기관은 맞지. 우리 마을사람들은 우리 자신을 위해서 여유 있는 사람은 있는 대로 없는 사람은 힘에 따라서 출자를 해 이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해마다 농사 때면 개인의 고리채를 쓰던가 담보물 없이는 자금을 융자받지 못했던 우리는 이제 군 농협에서 신용사업으로 조합원에겐 농사자금을 융자해주었습니다. 우리가 조합원이 된 오늘에는 조합을 운영하는 주인인 동시에 조합을 이용하는 손님이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우리가 필요한 생활필수품이나 비료, 농약, 농기구 같은 농사에 필요한 모든 물건을 하나만 살래도 저마다 장으로 나가서 비싼 값으로 사들인 것을 지금은 조합에서 싼값으로 공동으로 사들여 조합원에게 실비로 나누어주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을에는 공판장이 있어 우리들이 필요한 물건은 언제든지 손쉽게 싼값으로 쓸 수가 있습니다. 또한 공판장과 나란히 이화수도 운영해서 조합원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나라의 근본인 우리 농민들은 속 빈 강정처럼 헐벗고 굶주리면서도 꾸준히 노력한 보람이 있어 중농정책을 베푸는 정부의 뒷받침으로...농업협동조합이라는 삶의 터전을 마련하여 농민들은 더한층 노력하고 있습니다. 농부의 힘만으로는 어찌할 수 없었던 비료는 과거에 정치배와 상인이 농간을 부려 농사시기에 맞추지 못하며 우리가 만져보기에는 너무나 비싼 값이었으나 이젠 농협창고에 이렇게 쌓아 조합원인 우리는 필요할 때 언제나 갖다 쓸 수 있으니 마음 든든히 농사를 짓게 됐습니다. 농민들은 농사 때가 되면 누구나 부지깽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을 만큼 바쁠 때입니다. 전에는 모를 내기에 품삯으로 사람을 고용해서 농사를 짓는 사람도 있었으나 농협이 생긴 후에는 공동 묘판장을 만들어 농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모를 내게 되었습니다. 또 우리 조합에서는 트랙터나 경운기 같은 큰 돈 드는 농기구를 마련해서 우리들의 인력을 아끼고 쉽고 빠르게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속담에 백지장도 마주 들면 쉽다는 격으로 지금 우리 조합원들은 예전에 고생하던 생각을 하여 하루속히 우리들의 농협을 발전시키기에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농촌의 길이란 비좁아서 다니기에 불편하였지만 조합원들은 바쁜 농사일을 끝내고서 모두 협력하여 길을 넓혔습니다. 상인에게만 의존하던 물건 하나하나를 직접 우리의 손을 만들기 위해서 조합에서는 우선 블록과 기와공장을 시작하여 초라한 초가집이 자취를 감추어가고 있습니다. 초가집 한 채만 지으려도 여러 사람이 많은 날을 보냈는데 이제 조합원들의 노력과 협동으로 보다나은 집을 헐값으로 단시일에 지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읍에서나 구경할 수 있던 목욕탕을 마을에 설치하여 위생적인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우리 주변의 생활을 하나하나 개선함에 따라 주부들이 조석으로 불편을 느끼던 재래부엌을 개선해서 편리하도록 하고 초가지붕에 바짝 붙어 화재의 우려가 있던 굴뚝도 멀찌감치 띄어다 새로 만들었으며 비위생적이며 외관상 좋지 않던 변소도 깨끗이 개량했으며 또 개울에서 하던 세탁도 편리하고 쓰기 좋도록 마을에다 공동빨래터를 마련해서 주부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있으며... 우리는 생활개선을 하는 한편 농작물의 병충해를 막기 위해서 조합에서는 농약과 사용기를 공동 구입하여 내 논, 네 논 가리지 않고 구제작업을 함으로써 많은 수확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농사 때가 되면 돈 걱정, 비료, 농기구 걱정은 벌써 옛 이야기가 됐고 오늘에는 조합에서 빌려준 영농자금과 제때 나눠준 비료, 농기구 등의 덕택으로 마음 놓고 농사를 진 우리들은 이젠 풍년의 들판을 예처럼 빚을 생각지 않고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베어놓은 볏짚을 나르기에도 며칠을 두고 지게로 좁은 논길을 더듬었으나 이제 우리는 손수레에 싣고 평탄한 농토를 마음껏 달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락을 마을에서 10리나 떨어진 방앗간에서 찧던 것을 이제는 조합에서 이용 사업으로 마을에도 공동정미소를 마련해서 우리는 멀리 가던 품이 떨어지고 또 개인상대가 아니고 조합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그 품삯이 실비가 되어 경제적이고 공장에서 나온 돈은 모든 비용을 제하고 나머지는 조합의 기금이 되니 얼마나 좋은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조합원들은 국내 판매 사업으로 공판장을 통함으로써 보다 더 잘살아보겠다는 자주적인 의욕과 협동정신으로 추수가 된 곡식은 조합창고로 집하되었습니다. 또한 농한기의 농민들은 각자의 부업과 이익을 얻고자 집안사람들끼리 짜던 가마니 농작도 이제는 동네가 협동하여 짜기 때문에 그 생산량도 늘었습니다. 또한 이 가마니를 농협에 판매함으로써 상인 상대로 팔던 때보다 몇 배나 많은 이익이 돌아왔습니다. 잘 살고 못 살고는 그 고장사람들 자신에 달린 것입니다. 우리는 잘 살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것은 농협이 발전되어야 농민은 잘 살 수 있는 것입니다. 모두 잘 살아보겠다는 결심으로 마을의 농민들은 협동, 단결하였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농민의 생활이 순식간에 윤택해지기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리는 무엇보다도 농업생산을 확충해 나아가는 한편 가내수공업을 한층 더 발전시켜 나아가는 길이 가장 소중하고 시급한 일입니다. 왕골과 대나무가 많이 나는 원골에서는 동네가 협동하여 왕골과 대나무로 공예품 만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렇게 생산된 물건들은 농협을 통하여 도시로 판매되어 나아가고 멀리 외국까지 수출하고 있습니다. 자포자기해서 지내던 농민들도 이제 생활대책에 자신과 의욕을 갖고 머리를 쓰게 되었는데 그 예로써 새로이 인조진주를 만들어내는 동네가 있어 이곳에서는 농협의 조합원들에 의하여 빛나는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적은 자본과 노력만으로 하는 가내공업이 있습니다마는 열성 있는 조합장이 지도하는 보당사리 조합에서는 조합원들의 열성으로 커다란 공장을 세웠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된 생활을 원합니다. 그리고 그 행복은 멀리 떨어져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우리 주위에 있으며 제 스스로가 창조하는 것이라는 것을 농협의 조합원이 된 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즉 농협은 남의 것이 아니고 우리들의 것이며 남이 도와줘 잘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들 스스로가 육성해야 하는 것입니다. 농촌개발이란 거창한 짊을 짊어지고 있는 한 마을의 조합원들은 한 마음으로 뭉쳐 우리가 잘 살 수 있는 길은 온 농민이 농협을 육성할 때 부락은 발전되어 나아가고 나라의 번영을 이룩할 수 있는 것입니다...를 만들어내는 동네가 있어 이곳에서는 농협의 조합원들에 의하여 빛나는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적은 자본과 노력만으로 하는 가내공업이 있습니다마는 열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