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기슭 경상남도 하동군 옥종 우체국 소속 문병호씨는 집배원시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편 행랑을 매고 산자락을 오르내리는 그는 우편물을 배달하는 주 업무 외에 깊은 산골 마을 주민들의 부탁을 받아 읍내 은행에 예금을 대행해 주는 등 이웃을 위한 봉사의 삶을 만족스럽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전화로 부탁한 산천주민을 위해 장화도 사다주는 그는 심부름꾼의 사명을 다하는 것이 조금도 귀찮지 않습니다. 그가 주민을 사랑하는 만큼 이 지역 주민들은 언제나 밥상을 차려놓고 스스럼없이 식사하도록 해 줍니다. 절을 찾을 때에는 특별한 감회에 싸입니다. 한때 어느 절에서 행자생활을 했던 그는 스님들의 부탁을 받아 소포를 받아 주기도 합니다. “내 도와 자네 도가 따로 있다면 해와 달이 두 개 라고 얼마나 만가 일평생 마실 물 한정되어 있고 깜박깜박 찰나찰나 맥박이 갔네 고요 찾아 허리세우고 면상이 뒤끝이라 만 파속에 헤맨 세월 살아가는데” 상시집 등 4권의 작품집을 낸 문 병호씨는 부인 김문숙씨와 가정을 이루면서 안정을 얻게 되어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서화를 즐겨 그리는 그는 이곳 산촌에서 자연과 벗하며 봉사하고 글 쓰는 일을 오래도록 계속하게 되기를 소망하면서 집배원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