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자유와 노예, 두 세계의 경계선으로 반공용사들의 전진을 가로막은 원한의 휴전선 155마일. 멋대로 자란 잡목만이 우거진 완충지대라는 이름의 미방지대에도 파릇이 움트는 봄과 더불어 사랑의 싹이 피어났습니다. 판문점 서쪽 완충지대 안에 유일한 자유의 마을 대성동에는 지난 3월 4일 주민 200여명의 축복을 받으며 한 쌍의 결혼식이 거행됐는데 서울에서 장가온 신랑은 노재윤 군, 그리고 대성동에 사는 신부는 김상옥이었습니다. 바야흐로 소박한 고식혼례식에 의거 100년가약이 맺어졌는데 결혼에도 자유가 없는 살벌한 이북과의 경계에서 이 날 풍경은 좋은 대조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