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태권도가 심신을 단련하는 가장 뛰어난 무술로써 전 군은 물론 일반에게까지 널리 보급돼있음은 이미 오래전의 일입니다. 더욱이 전쟁터에서 일격필살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군인에게 이 태권도가 안성맞춤의 무도로 채택된 것은 전력 면과 사기진작 면에 매우 고무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군대 내에서는 그 부대의 실정에 따라 조회시간을 비롯해 점심시간 또는 점호시간 등을 이용해서 매일 30분 이상 태권도를 연마하도록 국방부 훈령으로 시달 된 것입니다. 태권도의 유래는 무기가 아직 발명되지 않았던 고대 때, 원시인들이 손과 발로써 맹수들과 싸우던 때로 비롯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으로부터 약 1300년 전 신라시대 팔만 쓰던 운동이 있었는데 이것을 택견이라 불렀던 것입니다. 당시 신라는 인접국인 고구려와 백제의 위협에 고심한 나머지 건장한 청소년들을 불러 화랑도를 편성, 택견을 수련케 함으로써 이들에게 명예를 중히 여기고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무용의 기쁨을 터득하게 해서 국난을 극복했던 것입니다. 치고, 차고, 나는 이 태권도를 습득하는 비결은 단지 올바른 마음자세만 노력과 인내, 그것뿐입니다. 정성을 다하는 교관의 가르침에 따라 기본 동작을 비롯해서 형, 대련, 격파 등을 착실히 다져나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백띠가 어느새 청띠, 자띠 그리고 끝내는 흑띠를 차지하는 유단자 자격을 획득하기에 이르는 것입니다. 유단자가 되기까지의 수련과정은 한마디로 칠전팔기의 연속, 바로 그것입니다. 우선 기본형만 해도 천지, 단군, 도산, 원효, 화랑, 충무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으며 1, 2, 3보 대련과 자유대련 등 승급하면 할수록 더욱 어려운 수련과정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입는 의상이 은연중 그 품위를 저울질하듯, 태권도에 있어서도 피와 땀의 댓가로 얻어지는 자랑스러운 허리띠가 그 사람의 관록을 말해주고 또한 의젓한 인격의 소유자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용사들은 무급에서 유단자가 되는 2년 동안에 험난한 길을 스스로의 힘으로 착실히 개척해 나갑니다. 태권도의 묘기중의 묘기는 뭐니 뭐니 해도 격파에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이 격파야말로 유단자가 될 수 있느냐 없느냐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과정이어서 용사들의 일거일동은 격파의 순간만은 전에 없이 진지해집니다. 격파는 또한 힘과 기술 그리고 정신자세 중 어느 하나가 결여돼있어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남다른 억센 힘 하나만 믿고 기왓장 몇 장 쯤, 벽돌 하나쯤 박살을 내리라하고 쉽사리 덤벼들다보면 어림없는 결과만이 남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백절불굴의 투지와 일격필살의 신념이 같이될 때 비로소 힘과 기술이 일치된 초인간적인 결과를 낳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태권도가 군인에게 있어 필요불가결한 훌륭한 무도로써 군대 내에 보급된 이래, 그 실력은 날로 향상. 유단자만 해도 만 2천명 이상을 확보하는 큰 성과를 거두기에 이른 것입니다. 태권도는 또한 우방국과의 우호증진에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어 훌륭한 외교사절의 일익을 수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고딘디엠 월남대통령이 내한했을 때, 태권도를 관람하고 난 후 그는 신기에 가까운 그 묘기에 감탄. 즉각 태권도 교관의 파견을 요청한 것이 해외진출의 첫 계기가 되어 이후 국군 태권도부에서는 월남을 비롯해서 자유중국, 태국, 이란, 말레이시아 등지에 우수한 교관을 파견함으로써 명실상부한 태권 한국의 위용을 크게 과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괄목할만한 사실은 태권도의 위력이 월남전에 참전하고 있는 우리 용사들에 의해 정글 구석구석까지 널리 알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월남군에서는 한국군과 똑같이 전 군이 훈련종목에서 태권도를 필수과목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흐뭇한 일입니까. 우리는 오늘의 고난을 참고 견디어 내일 있을지도 모르는 북한괴뢰의 남침야욕에 대비해서 튼튼한 몸과 건전한 마음자세를 바탕으로 적보다 절대 우위의 강력한 전기를 연마해나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