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남극대륙에는 16개국에서 70개 기지를 운영하고 있는데 킹 조지 섬에는 7개국이 기지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 탐험대는 이들 기지 중 칠레와 중공, 소련, 폴란드의 기지를 방문. 시설 및 활동을 파악하고 친선을 도모했다. 한편 제 2진 빈슨매시프봉 등반 팀은 악천후와 싸우며 전진을 계속했다. 센터널 산맥에 솟아있는 남극대륙의 최고봉, 빈슨매시프. 그 신비의 성역을 감추려는 듯 정상은 구름 속에 숨어있다. 혹한에 밤낮을 구별할 수 없는 백야현상. 하루가 지루하게 느껴지면서 잠을 잘 수 없는 것도 큰 고통이었다. 우리 대원들은 최고봉 공격이 시작되던 날, 비장한 각오로 태극기 앞에 성공을 다짐했다. 섭씨 영하 40도. 초속 40m의 앞을 분간할 수 없는 폭풍설 속에서 허욱 부대장과 이찬영, 허정식 대원 등 3명은 걷고 또 걸었다. 보온병의 식수는 이미 얼음으로 변했고, 갈증은 갈수록 더해만 갔다. 제 3캠프를 떠난 지 8시간. 탈진상태로 사투를 벌인 끝에 마침내 1985년 11월 29일 0시 30분, 태고의 만년설에 덮인 5,140m의 남극대륙 최고봉 빈슨매시프에 태극기를 휘날렸다. “여기는 캠프3, 캠프3 감 잡았다. 내려라 이상.” 우리는 해냈다. 한국 사나이들의 집념의 도전과 탐험 정신이 공포의 대륙 남극에서 꽃피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천연자원의 보고 남극대륙. 여기에 굳센 대한남아의 기개와 한민족의 진취성, 그리고 불굴의 기상을 심고 우리 젊은 탐험대는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