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회기장을 든 300명의 기수단이 입장하고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인 그리스를 선두로 한글 가나다순서에 따라 160개 참가국 선수단이 입장했습니다. 분단국인 동독과 서독이 입장하고 전통적인 차림의 몽고와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규모인 770여명의 미국선수단이 들어왔습니다. 국내사정이 어려운 여러 나라도 참가하고 소련을 비롯한 동구권 여러 나라들도 화합과 전진을 내세운 서울올림픽에 나왔습니다. 이념과 종교와 인종의 장벽을 넘어서 그야말로 세계가 하나를 이룬 완전한 올림픽을 지향하게 됐습니다. 실로 몬트리올 대회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동과 서, 남반과 북반구가 함께 올림픽 주판 안에 모였습니다. 대규모 관광객의 열뜬 환호 속에 입장한 일본 선수단, 타이베이와 함께 중국 선수단도 입장했습니다. 체코슬로바키아와 헝가리 등 공산권 선수들도 뜨거운 박수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자리에 꼭 있어야 했을 북한만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600여명의 우리 대한민국 선수단이 맨 마지막으로 입장했습니다. 전쟁과 분단의 아픔 속에서도 인류화합의 큰 축제를 벌이게 된 우리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