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100m 결승경기가 트랙에서 실시되겠습니다.” 제 24회 서울올림픽대회. 237개 금메달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은 세기의 대결. 육상 100m 결승전에서 캐나다의 벤 존슨이 9초 79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1위로 골인했으나 약물복용이라는 치욕의 결격사유로 금메달을 박탈당해 미국의 칼 루이스에게 우승의 영예가 돌아갔습니다. 이번 서울올림픽대회에는 많은 세계신기록과 올림픽기록을 냈으며, 당초 기대를 모았던 스타선수들이 부진한 반면, 무명의 신인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또한 소련과 동독이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이며 메달경쟁에서 미국을 앞질렀습니다. 우리나라는 레슬링 그레코로만 74kg급 경기에서 김영남 선수가 결승전에서 소련선수 투를리카노프에 역전승을 거두고 우리나라 선수 중 첫 금메달의 감격을 안았습니다. 68kg급의 김성문 선수는 동메달을 차지했습니다. 그레코로만 52kg급의 이재석 선수와 62kg급의 안대현 선수, 그리고 82kg급의 김상규 선수가 각각 동메달을 땄습니다. 추석날 밤은 국민의 기대 속에 거행된 유도 60kg급의 결승전에서 김재엽 선수는 미국의 아사노 선수를 누르고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다음날 밤 65kg급에서 이경근 선수 역시 폴란드의 야누슈 파브워프스키 선수를 누르고 금메달을 추가했습니다. 작은 거인으로 불리는 전병관 선수는 역도 52kg급에서 모두 260kg을 들어올려 32년 만에 한국인 첫 은메달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역도 82.5kg급의 이형근 선수도 동메달을 차지했습니다. 우리나라 사격의 간판격인 차영철 선수는 남자소구경소총복사에서 702.8점으로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은메달을 차지했습니다. 체조 개인종목 뜀틀에서 2차시가 10점 만점을 얻은 박종훈 선수는 우리나라 사람으론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차지해, 한국체조의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세계신기록만 13개가 쏟아진 수영에서 동독의 크리스틴 오토는 자유형 50m, 100m, 접영 100m, 배영 100m, 계영 400m, 혼계형 400m 등 6개 전 종목의 선수에 6관왕이 되면서 올림픽 역사의 한 장을 장식했습니다. 남자 200m, 400m 개인혼영에서 우승해 2관왕에 오른 헝가리의 타마스 다르니 선수는 왼쪽 눈이 보이지 않는 장애자로서 인간승리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미국의 그렉 루가니스 선수는 예선전에서 스프링보드에 머리를 부딪치는 부상을 당하고서도 우승하고 플랫폼 다이빙에서까지 금메달을 딴 올림픽 2연패의 위엄을 달성했습니다. 몸무게 60kg의 터키 역사 나임 슐레이마눌루 선수는 무려 6개의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자신의 몸무게보다 3배가 넘는 합계 342.5kg을 들어 올려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육상 여자 100m 결승에서 미국의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 선수는 10초 54로 올림픽 신기록을 수립하며 우승했습니다. 여자마라톤에서는 포르투갈의 노장 로사 모타 선수가 2시간 25분 40초를 기록하며 우승했습니다. 남자 경보에서 체코의 프리빌리네츠 선수가, 동독의 티머만 선수가 투포환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했고, 남자 멀리뛰기에서 미국의 칼 루이스가, 남자 800m에서 신인 케냐의 폴 에렌 선수가 우승했으며, 남자 110m 허들에서 미국의 로저 킹덤 선수가 각각 우승했습니다. 불가리아의 미녀 사수 레체바 몫으로 예상했던 서울올림픽 첫 금메달은 여자 공기소총에서 우승한 소련의 무명선수 이리나 칠로바에게 돌아갔습니다. 10점 만점의 연기가 많이나온 체조에서 소련의 에레나 슈슈노바 선수는 개인종합에서 루마니아의 실리바스 선수에게 0.025차로 역전승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루마니아의 다니엘라 실리바스 선수는 개인종합에서 아깝게 역전패한 아픔을 딛고 종목별 개인경기에서 마루운동과 2단평행봉, 평균대에서 각각 금메달을 따내 3관왕을 했습니다. 한편 구기종목에서 우리나라 남녀 배구는 결선진출에 실패했습니다. 기대를 걸었던 축구 역시 8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