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 쟁탈 제26회 전국 지구별 초청 고등학교 야구 쟁탈전이 1972년 7월 12일부터 19일까지 서울운동장 야구장에서 벌어졌다. 금년도 고교야구의 경상을 다툴 백구의 대 향연에는 전국에서 열여덟 개 팀이 참가해 기량을 겨루었는데 팀 창설 4년인 군산상업고등학교가 영예의 황금사자기를 차지해 새로운 고교야구사를 기록했다. 각 지역별 대표팀을 보면 서울의 중앙고교, 대광고교, 성남고교, 철도고교, 부산의 부산고교, 경남고교, 경기도 인천고교, 동산고교, 강원도 춘천고교, 충북의 세광고교, 충청남도 대전고교, 전라북도 군산상고, 전남의 숭의종합고교와 광주제일고교, 경북에는 작년도 우승팀인 경북고교를 비롯해서 영남고교와 대건고교, 경남에는 마산상고 등이 각각 자기 고장과 학교의 명예를 걸고 출전했다. 01:52 전국고교야구의 왕좌를 결정짓는 백구의 향연. 황금사자기 쟁탈전 5일째 준준결승전에서 전라북도 대표인 군산상업고등학교는 경기도 대표인 인천고교와 대전했다. 이 경기에서 군산상고는 3회 초, 8번 정효영의 히트를 1번 김일권의 레프트 쪽 2루타로 뒷받쳐서 선취점을 올렸다. 군산상고의 초반 공세는 위력적인 것으로 인천고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군산상고는 6회 초, 다시 9번 송상복이 우전안타를 쳐 포문을 열자 1번 김일권, 3번 김준환이 연거푸 2루타로 뒤따라 다시 두 점을 가산, 게임을 리드했다. 그러나 인천고교는 군산상고 송상복 선수의 피칭 위력이 차차 떨어지는 것을 포착, 총력을 기울여 반격을 퍼부어 게임의 주도권은 군산상고에서 인천상고로 넘어가기 시작, 6회말 1사 후 2번 이성수, 3번 김무관이 연거푸 포볼로 나가 4번 조흥운의 내야땅볼로 한 점을 만회하고 다시 7회 말에도 1사 후 최근배가 중전안타를 군산상고 내야진의 선택수비를 비롯해서 9번 정원배의 보내기 번트, 1번 김영일의 우전적시타로 한 점을 더해 스코어는 3 대 2, 승부를 예측 못할 접전으로 게임을 이끌어갔다. 그러나 군산상고는 8, 9회 인천고교의 공격을 잘 막아 3 대 2로 승리를 거두었다. 군산상고 대 인천고교 경기의 내용을 보면 군산상고는 31타수 5안타에 타점 셋, 삼진 다섯, 사구 하나, 희생타 하나, 잔루 셋, 실책 하나였으며 김일권 선수가 3회와 6회, 김준환이 6회에 각각 2루타를 기록했다. 한편 인천고교는 31타수 6안타에 타점 둘, 삼진 여섯, 사구 셋, 희생타 셋, 잔루 여덟, 실책 하나를 기록했다. 경기도의 다크호스인 인천고교를 3 대 2로 물리친 군산상고는 대회 6일째인 18일, 준준결승전에서 서울의 중앙고교를 4 대 3으로 제압한 경남고교와 준결승전을 맞이했다. 결승 진출을 놓고 맞선 군산상고와 경남고교의 대전은 군산상고의 실수 없는 정교한 번트작전으로 승부가 결정지어졌다. 4회 초, 2번 양기택이 내야안타로 출루 찬스를 만든 뒤 3번 김준환이 보내기 번트를 시도한 것이 야수 선택으로 처리돼 무사 주자 2, 3루가 됐다. 이때 5번 양종수가 등장, 이번엔 작전을 바꾸어 힘껏 배트를 휘둘러 좌전안타를 낳았다. 군산상고는 한 점 선취해 1사 주자 2, 3루의 찬스를 계속 유지했다. 다음 타자는 이날의 수훈인 6번 김우근. 또 다시 허를 찌르는 기습번트에 성공, 한 점을 더했다. 게임을 리드한 군산상고는 다소 피로의 빛이 엿보인 에이스 송상복의 난조로 한두 차례 핀치를 맞이했으나 8회 말, 한 점을 허용했을 뿐 경남고교의 추격에 말려들지 않았다. 경남고교는 게임 초반 기세를 올려 내용면에서 우수하게 군산상고를 밀어내는 듯 했으나 4, 5, 6회 말에서 후속타의 부조로 실점을 만회하지 못하고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군산상고 대 경남고교의 경기내용을 보면 군산상고는 29타수 5안타에 타점 셋, 삼진 다섯, 사구 하나, 희생타 넷, 도루 둘, 잔루 넷, 실책 하나. 김우근 선수가 2회, 김봉연 선수가 9회 각각 2루타를 기록했다. 한편 경남고교는 30타수 5안타에 타점 하나, 삼진 다섯, 사구 둘, 잔루 넷이었으며 소유남 선수가 6회 2루타를 기록했다. 대회 7일째인 7월 19일 한여름의 찌는 듯한 더위도 잊고 서울운동장 야구장을 메운 3만이 넘는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호남의 군산상고와 영남의 부산고교의 결승전이 벌어졌다. 특히 이날의 경기에서 많은 관중들의 눈길을 모은 것은 군사시민응원단이 결승전이 시작하기 전에 단체로 올라와 열렬하게 응원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결승전에서 1회 말, 군산상고가 선제점을 잡자 부산고교도 3회 초에 한 점을 뽑아냈다. 군산상고는 부산고교와 7회까지 1 대 1 타이를 이룬 채 불꽃 튀는 열전으로 팽팽하게 맞서오다 8회 초, 부산고교는 3번 김일환의 2루타를 비롯한 연속 6안타로 석 점을 빼앗았으며 군산상고의 투수 송상복의 피칭과 야수들의 수비태세로 기력을 상실해갔다. 갑자기 밀어닥친 부산고교의 기습을 막아내지 못한 채 사자기를 앞에 놓고 부산고교가 승리를 굳혀가는 듯 했다. 공 하나하나를 주시하며 손에 땀을 쥐든 3만여 관중들이 자리를 뜨는 모습도 보이기 시작했다. 마침내 9회 말을 맞은 군산상고는 6번 김우근이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에 1사 후 8번 김효영, 9번 송상복이 포볼을 골라 극적인 만루를 이루었다. 여기서 1번 김일권이 백 볼을 왼쪽 다리에 맞아 한 점을 만회한 것이 역전의 기회를 마련한 것이었다. 이어 2번 양기택의 장쾌한 중전안타로 두 점을 보태어 스코어는 4 대 4로 숨 가쁜 타이를 이루자 3만여 관중의 함성은 ****을 뒤흔들고 군산시민응원단과 재학생들은 이 감격의 순간에 서로 부둥켜안고 너와 나를 잊은 채 눈물을 흘리는 등 흥분은 열기를 더해갔다. 뒤를 이어 3번 김준환이 적시 좌전안타를 때리자 2루에 있던 양기택이 3루에서 주자방해를 뚫고 홈인을 시도, 아웃이 되는 듯 했으나 박상규 주심이 주자방해를 인정 세이프가 선언돼 극적인 행운의 한 점을 더하여 5 대 4로 군산상고가 부산고교를 누르고 승리를 차지했다. 군산상고와 부산고교의 경기내용을 보면 군산상고는 31타수 9안타, 타점 다섯, 삼진 셋, 사구 일곱이었으며 희생타와 도루가 각각 하나, 잔루가 여덟이고 김봉연 선수가 2회, 김일권 선수가 3회, 김우근 선수가 4회 각각 2루타를 기록했으며 부산고교는 32타수 12안타에 사구 하나, 희생타 셋, 도루 둘, 잔루 여덟, 실책 셋이었으며 주봉수 선수가 6회, 김일환 선수가 8회 각각 2루타를 기록했다. 3만여 관중들의 열광의 함성으로 뒤흔든 서울운동장 야구장. 힘껏 때려 멋지게 이겨라. 승리할 때까지 각기 고장에서 누구나 피었던 마음. 끝내 이겼다. 피와 땀의 대가는 헛되지 않는다는 실증을 보여주었다. 야구의 혁명을 일으킨 군산상고의 의지의 기록은 너나 할 것 없이 너무도 기뻐서 얼싸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황금사자기를 향해 꿈을 키워온 구릿빛 300여 건아들의 얼굴엔 필승의 기세가 가득했고 젊음의 땀과 피, 정열과 승리의 기록으로 수놓아졌던 열전 8일간의 경기가 끝나고 시상식이 있었는데 황금사자기는 땀과 눈물 그리고 흙으로 범벅이 된 군산상고 선수들의 머리 위에 나부꼈으며 개인상 부문에서 최우수선수상에는 군산상고 포수 양종수, 우수선수상에는 군산상고 투수 송상복, 수훈선수상에는 군산상고 중견수 양기택, 지도상에는 군산상고에 오늘의 이 영광을 가져다주는 데 공로가 많았던 최관수 감독에게 돌아갔다. 이번 대회에서 영예의 우승을 차지한 군산상업고등학교의 우승은 우연한 행운은 아니었다. 의지에*선 마지막 순간까지 당황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이 오늘의 승리의 기쁨을 굳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이다. 제26회 전국지구별 초청 고교야구 쟁탈전은 우리나라 고교야구 기존 판도에 일대 변혁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지역 예선부터 명문 강호들이 탈락했으며 이어 본 대회에서도 강호들이 신예 상승 팀에 굴복하는 등 고교야구 사상 일찍이 볼 수 없었던 판도였다. 지난날 전국을 석권하던 강호들이 모두 준준결승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던 것이다. 이에 대조적인 것은 군산상고를 비롯한 지방 팀들이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 고교야구는 바야흐로 전국시대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