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의 평화적 조국통일방안의 거족적인 추진에 따라 분단 27년간의 두터운 장막을 뚫고 역사적인 제1차 남북적십자 본회담이 평양에서 열렸습니다. 남북적십자 본회담 일정에 맞추어 이범석 수석대표를 비롯한 7명의 대표와 자문위원, 수행원, 보도진 등 54명의 우리 측 대표단이 8월 29일 판문점을 거쳐 돌아오지 않는 다리로 불려졌던 널문다리를 지날 때 온 국민은 한 결 같이 이번회담의 성공을 기대했습니다. 평양에서 대한뉴스 박업봉 특파원이 보낸 소식에 의하면 개성에서 평양에 이르는 길목은 매우 한산했습니다. 이것은 개성의 남대문입니다. 여기는 황해도 사리원입니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은 우리 대표단의 행렬에 무관심한 듯 보였습니다. 판문점을 떠난 지 3시간 55분 만에 평양에 도착한 대표단 일행은 동평양 문수리 초대소에서 여장을 푼 뒤, 북한 적십자를 방문. 위원장인 손성필을 비롯한 북한 적십자 측 대표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8월 30일, 우리 대표단은 제1차 남북적십자 본회담이 열리는 대동강교 남쪽에 있는 대동강 회관으로 향했습니다. 이날 제 1차 본회담은 남북한 적십자 수석대표의 개회연설로 시작됐습니다. 대한적십자사 이범석 수석대표는 이념은 변해도 민족은 영원하다고 전제하고 적십자인의 슬기로서 남북적십자회담을 성실히 진행하자고 강조했습니다. 우리 측 특파원과 북한이 초청한 외국기자들은 이 역사적인 남북적십자 본회담을 취재했으며 그 실황은 중계방송 됐습니다. 이날 1차 본회담에서 쌍방은 다음과 같이 합의했습니다. 첫째, 남북적십자 예비회담에서 채택한 흩어진 가족과 친척들의 주소와 생사를 알아내며, 알리는 문제 등 5가지 의제를 확인하고 이를 남북적십자 회담 의제로 한다. 둘째, 쌍방은 자주, 평화, 통일, 민족적 대단결의 3대원칙이 적용된 7.4 남북공동성명과 적십자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의제로 정해진 모든 문제들을 성실히 토의해야 함으로서 흩어진 겨레의 고통을 하루속히 풀어주며, 나아가 조국통일의 디딤돌이 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한다. 이상은 1차 남북적십자 본회담에서 채택한 합의문서 내용이었습니다. 첫 본회담을 끝낸 남북적십자 대표들은 대동강변에 있는 옥류관에서 만찬회에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대한적십자사 이범석 수석대표는 우리는 오늘로서 새로운 역사의 장을 기록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대표단 일행은 평양 대극장에서 가극 피바다의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그런데 남북적십자 본회담은 박정희 대통령의 8.15 선언과 작년 8월에 천만이산가족을 찾아주기 위한 대한적십자사의 제의, 그리고 7.4 남북공동성명의 일관된 정신에 따른 것으로 우리 온 국민의 평화통일노력의 결실입니다. 제 2차 남북적십자 본회담은 9월 13일 서울에서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