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8월 20일 낮 12시. 국토가 분단된 지 26해만에 남북한 적십자 사이에 첫 공식대면이 판문점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대한적십자사의 남북으로 흩어진 가족찾기운동 제의와 북한 적십자회의 수락에 따라 양쪽 대표들의 문서교환을 위해 이날 첫 대화의 문이 열렸습니다. 우리 대한적십자사의 파견원인 이창열 씨와 윤여권 씨는 판문점에 도착, 중립국감시위원회 회의실에 들어갔는데 잠시 후 도착한 북한 적십자회 파견원들과 마주앉아 최두선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신임장과 북한 적십자위원장의 신임장을 서로 전한 뒤에 공식문서를 교환했습니다. 흩어진 가족찾기운동을 위해 우리 쪽의 8.12 제의를 보다 명백히 하기위한 문서와 이에 대한 북한 측의 회신을 서로 교환하는 남북한 적십자간의 첫 대면은 비록 짧은 몇 분에 지나지 않았지만 26년이라는 긴 긴 세월을 생각할 때, 정말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문서교환이 끝나자 양쪽 적십자 파견원들은 남과 북으로 갈라져 각각 되돌아갔습니다. 어쨌든 우리는 이번 가족찾기운동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또 후손들에게 통일조국을 물려줄 수 있도록 있는 기회를 다하고 국민총화를 꾀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