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23일 박정희 대통령은 한일회담 타결에 즈음해서 담화를 발표하고 “박정희 : 우리는 이제 한일 간에 공동의 이익과 공동의 안정과 공동의 번영을 모색하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든 것입니다. 양국은 비단 지리적으로 가깝다거나 역사적으로 깊은 관계에 있다는 것만이 아니라 극동에 있는 같은 자유국가로서 공동운명의 길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이 공동의 관계는 호해평등의 관계요, 상호협력의 관계이며, 또한 상호보완의 관계입니다. 한일양국에 있어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이 순간에 우리가 깊이 반성하고, 깊이 다짐할 점이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독립국민으로서의 자주정신과 민족의 주체의식이 건전하고 확고해야 하겠다는 것이며, 또한 아시아에 있어서 반공의 상징적인 국가라는 자부와 긍지를 잊어서는 안 되겠다는 것으로…….” 또한 박 대통령은 이 기회에 일본국민들에게 밝혀둘 말이 있다고 전제하고 정식 조인이 이루어진 이 순간에 과거의 원한을 억지로 누르고 다시 손을 잡는 한국 국민들의 이 심정을 일본 국민이 단순하게 보아 넘기거나 결코 소홀히 생각해서는 안된다라고 경고하는 한편, “박정희 : 국민들 중에 한일국교정상화가 되면 우리는 또다시 일본의 침략을 당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지만, 이러한 열등의식은 깨끗이 버려야하는 동시에, 이와 반대로 국교정상화가 되면 당장 우리가 큰 덕을 볼 것이라는 이러한 천박한 생각도 우리에게는 절대 금물인 것입니다. 한마디로 한일국교정상화가 앞으로 우리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오느냐, 또는 불행한 결과를 가져오느냐하는 관건은 우리의 주체의식이 어느 정도 건재하느냐. 우리의 자세가 얼마나 바르고, 우리의 각오가 얼마나 튼튼하느냐 하는데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만약에 정신을 바짝 차리지 못하고 정부는 물론이거니와 정치인이나 경제인이나 문화인이나 할 것 없이 국리, 민복을 망각하고 개인의 사리사욕을 앞세우는 일이…….” 끝으로 박 대통령은 국회는 국회대로 충분한 논의를 할 것이고, 국민은 특별한 관심과 참여의식으로 이 문제의 마지막 매듭에 현명한 판단과 아낌없는 협조가 있을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박정희 : 다같이 깊이 명심해야 할 줄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