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 길이는 무엇으로 표시하죠? 아는 사람 손들어봐요. 학생들 : 저요! 선생님 : 성재. 성재 : 미터입니다. 선생님 : 그렇죠. 학생들 : 네! 선생님 : 무게는 무엇으로 나타낼까요? 학생들 : 저요! 선생님 : 미숙이. 미숙이 : 네, 그램입니다. 선생님 : 네, 맞았어요. 그럼 다 같이 부피는 무엇으로 나타낼까요? 학생들 : 입방미터와 리터! 선생님 : 네, 입방미터와 리터. 그렇죠? 학생들 : 네! 선생님 : 또, 넓이는? 학생1 : 평방미터 선생님 : 맞았어요. 평방미터죠? 학생들 : 네! 그렇습니다. 여기 보시는 바와 같이 길이는 미터, 무게는 그램, 부피는 입방미터 혹은 리터, 넓이는 평방미터 등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법정계량단위입니다. 과거 우리나라는 야드 법, 파운드법, 석관법, 미터법을 무질서하게 사용해서 여러 가지 혼란과 불편을 겪어왔으며 우리나라가 후진성을 면치 못한 원인으로까지 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1964년 정부가 합리적인 미터법을 법정계량단위로 정하고 이를 적극 권장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계량단위를 미터법으로 통일시킨 정부의 시책에 따라 모든 계량기가 미터법을 기준으로 제작되고 학술연구와 정부 각 기관 그리고 모든 산업분야에서도 미터법을 사용해서 많은 성과를 봐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오랜 습성과 국민들의 개량에 대한 무관심으로 종래의 계량단위를 쓰고 있는 예가 많습니다. 우리가 시장에 가서 거래하는데 눈길을 돌려보면 아직도 한 마, 두 마로 거래하고 그리고 저울은 상인들 나름의 정확하지도 않은 근관에 눈금을 그려 거래혼란을 빚어내는 일이 허다합니다. 계량단위가 통일되지 않아 일어나는 혼란은 비단 상거래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이 회사의 경우를 보실까요. 상사 : 미스터 김! 그거 아직도 안 됐나? 미스터 김 : 네, 아직... 상사 : 것 하나 집계하는데 뭐 그렇게 오래 걸리나? 미스터 김 : 올라온 보고서가 모두 계량단위가 다르기 때문에 그걸 환산하기가 좀 복잡해서. 상사 : 그러면 미터법 한 가지로 보고하라고 지시했으면 됐을 게 아닌가? 미터법이 우리나라 법정계량단위인 것도 모르고 있었나? 미스터 김 : 네... 윗사람이 화를 내는 것도 당연하죠? 10분이면 될 일을 2시간이 넘도록 못 했다면 얼마나 정력과 시간의 낭비입니까. 또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상인 : 어서 오십시오. 손님 : 이거 100그램에 얼마죠? 상인 : 100그램이요? 한 근에 80원씩인데요. 손님 : 저울은 그램으로 되어 있는데 왜 근으로 파세요? 상인 : 한 근이 375그램이니까 근으로 파나 그램으로 파나 환산하면 마찬가지입니다. 손님 : 그럼 500그램만 주세요. 상인 : 그렇게 하시죠. 손님 : 얼마죠? 상인 : 잠깐 기다리십시오. (375그램 80원하고 125그램이면 얼만가.......) 손님 : 뭐하고 계세요! 상인 : 아, 가만히 계셔보세요. 참 계산이 복잡한데... 이 두 사람이 말은 통하지만, 거래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서로 계량단위의 개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미터법 한 가지로 거래를 한다면 경우는 다르죠. 손님 : 토마토 100그램에 얼마입니까? 상인 : 100그램에 20원씩이에요. 손님 : 네, 600그램만 주십시오. 상인 : 네. 손님 : 싱싱한 걸로 주세요. 상인 : 아, 네. 손님 : 어, 됐습니다. 아, 여기! 상인 :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얼마나 거래가 간편합니까? 더욱이 저울 눈금 보기가 쉬워서 속을 염려가 없으며 또 달리 개선할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그럼 여기서 미터법을 익혀 생활하는 몇 분의 말을 들어볼까요. 기능공 : 제가 학교에 다닐 때는 미터법으로 공부를 했는데 처음 이 회사에 들어오니 야드 법을 쓰고 있지 않겠어요? 그래서 저는 참으로 일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우리 회사에서도 미터법을 쓰게 됐어요. 제 일이 수월해졌을 뿐 아니라 우리 제품이 국제규격에 맞아서 수출까지 하게 됐지 뭡니까. 재단사 : 양복천이 미터를 기준으로 해서 나오고 또 친구의 권유도 있고 해서 미터자로 재단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전보다 훨씬 간편하고 옷도 잘 되더군요. 자, 이것 보십시오. 참 멋있게 빠졌죠? 가정주부 : 외국의 주부들은 꼭 물건을 달아서 산다기에 저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제일 좋더군요. 달아보기 전에 저울이 제대로 반듯이 놓였나 보고 검사를 받은 건지 또 바늘이 0점에 와 있는지 잘 보고 나면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포장된 물건을 살 때는 포장에 적혀 있는 실량표시를 보고 삽니다. 포장된 물건은 꼭 미터법에 의한 실량이 적혀있으니까요. 검사원 : 어떤 계량기든지 새로 만들면 검정을 필하고 1년마다 반드시 정기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런 검인이 없거나 미터법에 의한 계량기가 아니면 불량계량기라고 믿어도 좋습니다. 우리는 계량과 더불어 살고 있습니다. 통일된 계량단위는 명랑한 상거래를 이룩하고 나아가서 모든 산업의 발전을 돕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