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9)여린 잎이 짙어지는 5월. 장수촌으로 알려진 양평군 국수리 들녘. 모내기 한창인 노인에게 건강의 비결을 물었다.



(00:34)김옥려 : 70년씩 살아도 아픈 것도 모르고 그저 밥만 그냥 들여다 먹고 그러고 사니깐 그러곤 일밖엔 모르니깐 다른 건 비결은 없어. 다른 비결은, 그저 먹고 일하고 뭐 저 감기같은 거 좀 들어야 그냥 이기고. 약이라는 건 몰라.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 아직까지는 약을 안 먹어봤으니까.



(01:03)누구나 맑은 공기 속에서 약 먹을 필요 없이 건강을 지키며 장수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대부분은 적지 않은 약의 도움을 받아야한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의약분업. 지금껏 우리가 먹어온 약이 과연 약이 되기만 했던 것일까. 이제 새로운 질서가 시작된다.



(01:38)오는 7월 1일이면 사라지게 될 풍경들이 있다.



약사 : 어서 오세요.

손님 : 지금 며칠 감기 걸려갖고. 며칠 돼서 왔는데요.

약사 : 엄마가?

손님 : 예.

약사 : 그러면 증상이 심하시고 며칠 됐으니까, 이틀치 지어드릴게요. 약 드시고 부작용 나신 적 없죠? 알약 가루약 다 드실 수 있어요?

손님 : 네.



(01:47)코가 막히고 기침에 미열. 감기다 싶으면 동네 입구 약국으로 가 약사에게 증상을 설명하면 약사는 환자의 병이 무엇인지 진단하고 몇 가지 질문을 한 뒤 어떻게 처방할지를 정해 약을 지어준다. 의약분업이 실시되는 7월 1일부터 약사가 환자를 직접 진단하고 처방하는 것은 물론 금지된다. 감기몸살로 누워 있다가 바로 약국으로가 약을 지어먹는 이제까지의 다반사는 해선 안 될 일이 되는 것이다.



(02:32)병원의 풍경도 달라진다. 기다림 끝에 진료를 받고 병원 약국 창구 옆 전광판에 자신의 번호가 켜질 때까지 다시 기다린다. 약을 타기 위해 대기 중인 사람들을 위해 놓여진 의자들은 7월 1일 사라지게 된다.

병원에서 조제해주는 약봉지를 받아오는 지금까지의 습관은 바뀌게 되는 것이다. 병원과 의원에서는 원칙적으로 환자의 진단과 처방 외에 약의 조제 및 투약이 금지되어, 병원의 약국은 문을 닫는다. 그동안 익숙한 약국과 병원의 풍경. 오랫동안 불편할 것 없었던 우리의 의료이용 관행을 바꾸는 의약분업은 왜, 무엇 때문에 실시하게 된 것일까?



(03:19)지난 해 4월 서울 YMCA의 시민 중계실은 의원 및 약국의 처방 행태에 관한 조사를 벌였다. 99년 3월 15일부터 4월 10일까지 인도주의 실천의사협의회,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와 공동으로 벌인 이번 조사는 그동안 말로만 듣던 우리 사회의 약물 오남용의 실태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03:41)조홍준 교수 :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의약품 오남용이 상당히 심각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구체적으로 실제 환자를 진료하는데 있어서는 어느 정도나 심각한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서울 시내의 의원 150곳과 약국 150곳을 대상으로 모의 환자를 이용해서 실제로 처방이 일어나는 행태를 조사하게 된 것입니다.



(04:05)가장 흔한 질환인 감기와 관절염 환자를 의원과 약국에서 어떻게 처방하고 투약하는지 살피는 방법을 택했다. 모의 환자를 통해 표준화된 증상을 호소해 의사와 약사로부터 받아온 약을 분석한 것이다. 감기의 경우 표준 증상은 가벼운 것으로 했다.



모의 환자 : 감기 때문에 왔거든요. 증세가요, 한 3일 전부터 몸이 피곤하고 콧물도 좀 맑은 콧물이 나오더니 이틀 전부터 열도 약간 있고 기침이랑 가래도 나오고.

약사 : 지금은 현재 어때.

모의 환자 : 코도 약간 막히구요, 기침은 심하지는 않지만 가끔 나오고 가래는 누렇지 않고 맑갛게 나오는데요.



(04:50)감기의 이정도 가벼운 증세는 권장할 만하진 않지만 진해제나 거담제 정도를 쓸 수 있고 항생제 사용은 필요치 않다. 이 경우 부신피질스테로이드 사용은 아무런 의학적 근거를 가지지 못하며 오히려 질병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조사 결과는 우리 사회의 약품 오남용 실태가 심각한 수준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의원과 약국 모두 절반 이상이 필요치 않은 항생제를 사용했고 부신피질스테로이드제도 적지 않은 의원과 약국에서 처방한 것이 밝혀졌다.



(05:29)조홍준(울산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 결과를 보면, 감기환자에 대해서 의원에서는 항생제를 55%에서 처방했구요, 야국에서는 61%를 처방을 했습니다. 그리고 감기환자에서는 절대로 쓰면 안 되는 스테로이드제를 의원에서 6.7%, 약국에서 10.7%를 사용을 했습니다. 이것을 봐서는 의원, 약국 모두 의약품 오남용이 상당히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겠습니다.



(05:53)항생제와 부신피질스테로이드는 대표적인 오남용 약제다. 항생제는 내성율 증가로, 약제의 치료효과를 떨어뜨리고 스테로이드는 몸이 뚱뚱해지거나 골다공증의 발생이 증가하며, 고혈압, 당뇨, 백내장, 위궤양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약이라고 모두 언제나 약이지는 않은 것이다.



(06:19)천문호(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연수원장) : 한 환자가 콧물이 난다고 했을 때에는 콧물약을 선택해서 먹어야 되는데,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냥 종합감기약을 먹거든요. 종합감기약에 들어가 있는 다른 여러 성분들이 콧물 이외의 성분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그런 약을 먹게 되어지면 작용은 전혀 안 나타나고 부작용이 나타날 수가 있습니다.



(06:36)조사를 통해 처방 수집된 약제는 총 1,387개. 약제의 판별은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종합병원에서 약제 판별을 주로 담당하는 약사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527개는 무슨 약인지 알 수 없었고, 해당 약국과 의원에 문의했으나 알려주지 않았다.



(06:54)서영경(YMCA 시민중계실) : 그중에 38%가 어떠한 의약품을 사용했는지 알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이런 약품에 대한 어떤 약품을 사용했는지 알 수 있게 된다면, 더 많은 항생제가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07:10)우리의 심각한 약물 오남용을 주도하는 항생제란 과연 무엇인가. 항생제는 인체에 침입, 감염성 질환을 일으키는 세균과 박테리아를 박멸하기 위해 사용하는 약제다. 항생제의 역사는 1928년 우연한 발견으로 시작됐다.

생물학자인 플레밍 박사는 런던 대학에서 화농성균을 연구 중이었다. 어느 날 그는 세균 배양 접시에서 특이한 곰팡이 한 종류를 발견한다.

다른 박테리아를 다 죽이고 혼자 살아남아 배양 접시를 채운 것이다. 그 곰팡이의 이름은 페니실륨, 푸른곰팡이. 이를 농축 정제한 약제가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이다.

페니실린은 1940년 먼저 주사제로 만들어져, 2차 세계대전 중에 수십만 군인들의 목숨을 구했고 전시 내각을 이끌던 처칠 수상의 폐렴을 치료함으로써 성과를 높였다. 페니실린은 수많은 전염병을 치료함으로써 마법의 탄환, 만병통치 특효약이라 불리었다. 뢴트겐의 X-Ray발견과 응용, 수술을 가능케 한 마취제와 더불어 의학의 기적을 가져온 3대 발명 중 하나인 페니실린. 그러나 이제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더 이상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08:33)천문호(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연수원장) : 항생제 중에서 페니실린 항생제가 있는데, 이 페니실린 항생제의 주요 효과 중에 하나가 폐렴을 치료하는 약입니다. 그런데 페니실린이 도입되어진 초기에는 이 폐렴균을 페니실린 가지고 다 치료를 할 수가 있었는데, 최근에 우리나라 경우에 있어서는 70~80% 이상이 페니실린에 의해 내성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즉 70~80% 환자가 폐렴을 걸리게 되어졌을 때 이 페니실린 항생제를 가지고 치료가 안 된다는 거죠.



(09:03)항생제 내성이란 병원균이 약물에 관한 저항력을 가르킨다. 박테리아는 투여된 약품을 이겨내기 위해 새로운 생존법을 스스로 만들어 내며, 그 방법이 매우 신속해 몇 년이면 새로운 박테리아로 변형된다. 새로 변형된 박테리아는 그 약품에 대해 내성을 갖는 것이다. 인체에서 분해된 균 중에 일정 농도 항생제를 투여해 균이 소멸되지 않을 확률로 항생제 내성률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이 높은 내성률을 보인다. 항생제를 남용한 결과다.



(09:35)송재성(보건복지부 보건정책국장) : 예를 들어서 항생제가, 항생제를 맞으면서 내성이 증가하게 되면, 그보다 더 강한 항생제를 먹어야 균이 죽게 되기 때문에 계속 점점 강한 항생제를 먹게 되고 결국은 균과 항생제의 싸움에서 항생제 중에서 가장 강한 반코마이신을 먹어도 죽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가 나타나게 되죠. 항생제의 남용은 치료를 불가능하게 하는 이런 아주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게 되겠습니다.



(10:08)기존의 어떤 항생제로도 죽지 않는 슈퍼박테리아. 슈퍼박테리아는 이미 우리나라에도 나타났다. 지난 97년 4월, 서울의 한 병원. 직장 안에 한 남자가 입원했다. 말기 암이라 상심이 컸던 그는 결국 97년 말 사망했다. 그러나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것은 암이 아니라 간을 손상시킬 정도로 강력한 항생제 반코마이신조차 무력했던 슈퍼박테리아에 의한 감염이었다. 슈퍼박테리아는 96년 일본을 시작으로 영국과 미국에서도 이미 발견됐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슈퍼박테리아가 지금까지 세계에서 발견된 것 중 내성이 가장 강한 것으로 밝혀졌다.



(10;52)이연희(서울여대 생물학과 교수) : 슈퍼박테리아라는 거는 현재 저희가 쓰고 있는 모든 항생제에 대해서 내성을 가져서 항생제 치료가 듣지 않는 거, 그거를 슈퍼박테리아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어떤 박테리아건 슈퍼박테리아가 될 수 있는 거죠.



(11:07)현재에 어떤 강력한 항생제로도 속수무책인 슈퍼박테리아. 그러나 이겨낼 방법은 있다. 슈퍼박테리아가 어떻게 출현하게 되는가를 생각할 때, 우리가 선택하고 노력해야 할 방법은 자명한 것으로 보인다.



(11:23)이연희(서울여대 생물학과 교수) : 대처 방안이라는 거는 두 가지죠. 적극적인 방안은 저희가 항생제를 더 강한 거를 만드는 것, 박테리아가 진화하는 속도보다 우리가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는 게 더 빠른 것이 한 가지가 있겠고, 또 한 가지는 일단 지금 쓰고 있는 항생제가 새로운 것이 개발될 때까지 유효하기 위해서는 오남용을 막고 농축산의 오남용도 막아서 더 이상 더 강한 내성이 생기는 것을 막아야 됩니다.



(11:52)항생제를 중심으로 심각한 상태에 이른 약물 오남용.

그 폐해를 줄여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첫 단추가 바로 의약분업이다. 의약분업을 실시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오남용의 현실인 것이다.



(12:11)김용익(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 의약분업이라고 하는 것은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진찰은 의사에게 받고 진찰의 결과에 따라 나온 처방에 따라서 약사에게 가서 약을 짓는 그런 제도를 말하겠습니다. 그러니까 흔히 말씀 듣는 것처럼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라는 표현에 적합한 제도가 되겠습니다.



(12:37)즉, 제도적으로 의사는 의사 고유의 영역대로 병세를 진단해 환사의 건강을 되돌리기 위한 치료약제의 이름과 양을 처방전에 기록하고, 약사는 의사가 작성한 처방전을 근거로 자신의 영역인 약품의 조제를 맡게 하는 것이 의약분업이다.

지금까지 약사의 영역인 약품의 조제까지 맡았던 병원은 환자를 진료하여 처방전을 발행하고 이를 근거로 수입을 얻게 되며, 환자의 증세에 따라 직접 진단하여 약을 지어주게 되었던 약국은 환자가 의사의 진료 후 받아온 처방전에 따라 약을 지어 수입이 발생하게 된다.



(13:21)김용익(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 우선은 의사선생님들은 처방을 한 번 한 데에 따라서 처방전의 수에 따라서 의료보험에서 수가를 받으시게 될 것이기 때문에 약을 많이 쓰게 될 이유가 없어지고 그야말로 교과서적으로 꼭 필요한 양만 쓰게 되는 그런 이유를 가지시게 되겠고 약사선생님들은 전문의약품 부분이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서 써야 되기 때문에 약사가 자의적으로 약을 많이 쓰는 부분은 대폭적으로 줄어들게 되겠습니다.



(13:56)우리나라의 약물 오남용 정도는 최고 수준이다. 우리 국민이 세계에서 가장 약을 많이 먹는 셈이다. 그 원인은 무엇인가.



의사 : 누워보실래요?



지금까지 병원과 의원을 행위별 수가제로 진료의 횟수가 늘면 수입도 늘게 된다. 그 결과 더 많은 투약이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99년 11월 실거래가 실시로 사라졌지만 약값에서 발생하는 마진이 한 원인일 수 있었다. 또한 제약회사의 로비도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추적된다.

약국은 약을 많이 팔수록 수입이 늘어난다. 이 같은 조건은 약물 오남용의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병의원과 약국 모두 간혹 약을 강하게 써서 한 번 온 환자를 잡아두려 했던 것도 한 원인이었을 것이다.



(14:42)최희주(보건복지부 의약분업실무추진본부 단장) : 지금까지 저희 국민들 자체가 병의원도 마찬가지도 약국도 마찬가지고, 약을 의사가 약사 역할도 했었고 약사도 의사 역할을 했었기 때문에 상당히 이윤 동기 때문에 약간 마진이라는 그런 동기 때문에 많이 처방을 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 약품으로부터 생기는 그런 마진 자체가 의사선생님도 마찬가지고 약사선생님도 마찬가지고 없으시기 때문에 약을 많이 쓰는 그런 행태 자체는 없어질 것으로 저희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15:15)그리고 또 한 가지, 주로 약국에서 이루어지는 사례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환자들 즉 일반인들에 의해 주도되는 약물의 오남용이다. 전문가들을 제치고 자신의 몸은 자신이 안다는 생각에 약품에 대한 아무런 두려움 없이 부정확한 지식과 주변의 말을 근거로 스스로를 진단하고 처방해, 약을 사먹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15:45)강기옥(약사) : 보통 20대나 30대 아줌마나 아저씨들이 오셔가지고 오백 원짜리 마이신 주세요, 삼백 원짜리 마이신 주세요, 그렇게 얘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마이신을 대부분을 만병통치약같이 아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런데 마이신은 만병통치약이 아니고 염증에 쓰는 약이고 염증이 어느 부위에 있느냐에 따라가지고 마이신이 종류가 달라지는데 대부분 사람들은 저희 약사들의 얘기를 안 듣고 자기가 처방해서 오백 원짜리, 삼백 원짜리 가격으로 매겨가지고 투여하는 경우가 가장 큰 오남용의 사례인거 같아요.



(16:22)이병도(약사) : 간단한 감기나 아니면 염증에 항생제를 요구하는 분들이 많이 있구요. 심지어 어떤 할머니 같은 경우는 스테로이드제를 1,000통짜리를 가지고 와서 달라고 요구하는데 의약분업이 안된 상황에서 약국에서 거절할 수 있는 명분이 없습니다. 그래서 주게 되고 이러한 부분들이 오남용이나 아니면은 이 약으로 인한 더 큰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16:50)의약분업이 실시되면 이 같은 요인들이 제거되어, 이미 습관이 됐을지 모르는 우리의 약물 오남용을 제도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의료 서비스의 질이 향상되는 환경이 마련된다. 즉 의사와 약사 모두 각각의 고유 영역에 전념하여 취약한 부분은 다루지 않게 되는 것이다.



(17:16)김용익(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 의사선생님들은 진단은 전문성이 대단이 높고 훈련을 많이 받으셨지만, 약에 대해서는 약사들보다는 훈련을 덜 받으셨고, 반면에 약사선생님들은 병이 어떤 병이냐는 건 진단하는 데에는 의사선생님보다는 훨씬 훈련을 덜 받으셨지만, 반면에 약에 대해서는 훨씬 교육을 많이 받으셨고, 그래서 진찰을 의사한테 가서 받는 것은 의사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이제 하게 되는 것이고 반면에 약을 조제 받는 것을 약사선생님한테 가서 하는 것은 약사들이 잘 하시는 부분을 국민들이 가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측면이 있다는 것이죠.



(18:00)진료를 받고 약을 먹는 환자들의 알 권리도 충족될 것이다. 자신이 먹고 있는 약이 무엇이며 내 몸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 궁금한 채 일러준 용법에 맞춰 받아온 약을 먹었다.



(18:18)인터뷰어 : 선생님께서 지금 받아 나오신 약이 어떤 약인지 알고 계세요?

환자 : 잘 몰라요. 의사 선생님이 알아서 지어 주셨겠지 뭐.



의약분업이 실시되면 처방전이 공개되기 때문에 환자들은 자신에게 처방된 약제의 내용을 알 수 있게 되고, 의사는 처방을 내리기 전에 의약적, 경제적으로 최선의 처방인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될 것이다. 약사가 의사의 처방전을 보고 다시 약사의 조제는 의사에 의해 확인되는 이중점검의 기능을 갖게 돼, 보다 나은 의료 서비스가 이루어질 수 있다.

약물의 오남용이 낳은 문제점은 무엇보다 국민건강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뿐 아니라 경제적인 면에서도 부담을 가중시켜 왔다. 오용하고 남용하여 먹을 필요가 없는 약까지 약을 많이 먹으니 약값이 많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OECD에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국민 의료비중 약제비의 비중이 미국 8.4%, 영국 15.3%에 비해 우리나라는 30.3%에 이른다.

항생제 내성율 세계 최고, 충족되지 못한 환자의 알 권리, 과다한 약제비 비율 그동안의 습관을 바꿔 새로운 질서를 마련해야 한다.



(19:37)김용익(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 의약분업을 하는 이유는 이제 세 가지로 요약해서 말씀을 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하나는 의약품의 오남용을 이제 줄이기 위한 것이 첫 번째 이유가 되겠습니다. 두 번째로는 의약품을 오남용으로 인한 불필요한 의료비를 줄이기 위한 것이 이제 두 번째 이유가 되겠고, 그리고 또 의사선생님들이 처방을 했을 때 혹시 잘못할 수도 있고 또는 경우에 따라서는 더 좋은 약이 있는데 미처 모르실 수도 있고 안 것을 약사선생님들이 한 번 더 검토하고 지적해주시면 의사선생님들이 그 점을 또 수용을 하시고 이렇게 하시면 국민들로 봐서는 혼자 의사가 혼자 또는 약사가 혼자 하는 것 보다는 두 전문가의 서비스를 동시에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기 때문에 의료 서비스의 질이 많이 좋아지는 그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20:33)세계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떠한가. 서양의 의약분업은 그 전통이 수백 년 전 중세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진료는 의사가 약은 약사가 맡는 분업이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의약분업이라는 용어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 필리핀과 인도와 같은 개발도상국들도 의약분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OECD국가 중 우리만이 유일하게 의약분업이 되어있지 않다.



(21:00)엑컬 존(미국 글렌도라 제약회사 약사) : 미국에서는 의사가 되기 위해 학생들의 의대에서 4~6년간 공부를 하면서 그 중 한 학기, 약 3개월 정도만 약학을 공부한다. 하지만 약사들은 4~6년간 학교에서 약과 약의 사용에 대해 공부하기 때문에 의사보다 훨씬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미국에서는 약사가 약을 제조해야하는 것은 당연하고 여긴다. 약사는 조제하고 의사는 처방한다. 분명히 약사들이 약학에 대해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21:49)노란 셔츠의 사나이가 유행이던 1960년대 초반 약사법에 의약분업이 명기됐다. 그러나 추진위원회가 무산되며 무기한 시행이 연기되고 31년이 지난 1994년 약사법 개정과 함께 의약분업 실시를 위한 협의를 시작하게 됐다. 그 후로 6년이 지난 현재 드디어 의약분업 실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



(22:16)인터뷰어 : 7월 1일 실시되는 의약분업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까?

여자1 : 글쎄 자세히는 잘 모르겠구요. 잘 몰라요.

남자 : 자세히는 모르구요. 그냥 일반 서민들에게 좀 많은 혜택이 갈 수 있는 그런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여자2 : 아니 그러니깐, 내가 필요해서 병원으로 가게 되면 가는 거고 이제 약국으로 오고 싶으면 오고 내가 편한대로.

여자3 : 의약분업이라고 해서 이렇게 뭐 처방은 의사선생님이 하시고 약은 약사님이 약국에서 이제 조제한다, 그런 거 같아요.



(22:53)서양과 같은 의약분업의 전통이 없는 우리는 법에 의한 강제 분업이 실시된다. 약사법으로 정한 의약분업의 세부 사항이 무엇인지, 7월 1일 이후 몸이 아프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서울 강북구 수유동. 올해 66세 이용의 씨는 거동에 불편이 없고 나이에 비해 건강한 편이지만 한 가지 지병이 있다. 몇 해 전 시작된 고혈압 증세를 다스리기 위해 매일 약을 복용한다. 표시된 날짜는 병원 가는 날. 고혈압의 치료엔 정기적인 검사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병원에 가면 먼저 혈압을 재고 의사의 진찰이 이어진다.

그리고 그 동안 상태에 대한 면담을 한다.



(23:55)환자 : 몸이 제대로 걸어지지가 않아.

의사 : 그러니까 또 혈압이 더 올라가요.

그러니깐 약을 주시라는 부탁인데 요번에는 잠 오는 약 좀….

의사 : 잠 오는 약은 자꾸 드시면 습관성이 되니까….

환자 : 습관성은 무슨 하루 지나면 좀 자야지….



(24:07)고통을 호소하며 가끔 의사가 말리는 처방을 요구하기도 하고 때때로 진료를 마친 후 바로 처방된 주사를 맞는 경우도 있다. 그 사이 병원의 조제실에선 이 씨의 약이 조제되어 봉지에 담긴 약을 받는 것이 병원 방문의 마무리. 그러나 앞으로 이용의 씨의 병원 이용 행태는 바뀌게 된다. 의약분업이 실시되면 병원과 의원에서는 진료만 이루어지며 환자는 병원을 나서며 의사가 작성한 처방전 두 장만을 받게 된다. 한 장은 환자 보관용, 한 장은 약사에게 제출하기 위한 것이다.

이제 병원과 의원에서는 일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약을 조제할 수 없다. 처방된 약을 사기 위해서는 약국으로 가야 한다. 병원을 나선 후 약국에 들어가 처방전을 제시하면 약사는 처방된 약을 조제하여 환자에게 판매한다. 의사의 진료 없이 약사에게 병세를 설명하고 약사가 진단, 조제한 약을 구입하는 일은 할 수가 없다. 이 같은 임의 조제뿐만 아니라 처방전 외의 약을 임의로 추가하는 일도 불법사항이다.

그러나 전문의약품 외에 드링크류, 종합감기약 등 일반 의약품은 종전대로 의사의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 경우 의료보험의 혜택은 적용되지 않는다. 주사를 맞는 방법 역시 지금과 달라진다. 주사약도 입 안에 털어 넣는 경구형 약제와 같은 방법이 적용된다. 의사의 주사 처방이 있으면 약국에서 처방전을 제시하여 주사액을 구입한다. 하지만 주사는 반드시 의사나 간호사에게 맞아야하므로 구입한 주사액을 가지고 병원에 가야하는 불편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주사액을 약국에서 따로 구입해야 하는 이유는 경구형 약제보다 더욱 심각한 주사제 오남용의 현실 때문이다.



(26:25)송재성(보건복지부 보건정책국장) : 주사는 우리 혈액에 직접 놓는 거기 때문에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그만큼 부작용도 우리 몸에서 즉각 일어난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외래환자한테 주사를 안 놓는 것이 보편화 되어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주사제도 의약분업 대상에 포함을 시켜서 주사제 사용을 다소 좀 줄이고 그러나 그렇다고 그래서 주사제, 주사를 필요한데 못 맞는 일은 없도록 예외를 확대를 해서 적절한 주사 처방이 되도록 이렇게 할 계획입니다.



(27:00)우리 국민들은 주사제에 대한 선호도를 가지고 있는 경향이 있다. 국제 보건 기구 WHO 권장치에 비해 무려 3배 이상 높은 56.6%의 주사제 처방 빈도가 조사됐다. 7월 1일 보건소가 포함된 의원과 병원 약국을 대상으로 전면적인 의약분업이 실시된다. 모든 의료기관의 외래 환자에 대한 원외 조제가 의무화 되어 약사 없이 간호사가 의사의 처방에 따라 조제해 온 의원의 경우는 물론이고 전문 약사가 근무하는 병원의 외래 조제실도 폐쇄된다. 종합 병원에도 역시 의약분업이 적용되는 것이다. 자체 내 약국 시설을 갖춘 병원이 의약분업에서 제외될 수 없는 이유는 다음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충분한 약품 가짓수의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병폐를 지적해온 제약회사의 로비가 되풀이 될 우려도 있다. 그리고 큰 병원을 선호하는 특성과 아울러 의약분업이 환자를 병원으로 몰리게 만들 가능성 때문이다.



(28:04)김용익(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 또 한 가지 병원에서 의약분업 해야지 된다고 결정하게 된 이유는 만약에 의원에서만 의약분업을 하고 그리고 병원에서는 의약분업을 하지 않으면 의원에서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서 약국에 가야지 되고 병원에서는 처방해서 그 자리에서 약을 지어주게 되니까 그런 점에서 환자들이 오히려 의원에서 약국으로, 병원으로 옮겨가게 되는 그런 문제가 있었죠. 그래서 그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의원과 병원에서 동시에 의약분업을 실시한다.



(28:41)모든 의료기관에 적용되는 의약분업엔 원내 조제가 허용되는 예외 환자가 규정되어 있다. 응급환자, 확정전염병환자, 중증의 장애인 등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예외 의약품으로는 수술 및 처치에 사용되는 의약품, 항암제 냉동을 요하는 의약품, 희귀 의약품, 진단용이거나 투약 시 시술이 필요한 의약품 등이다.



(29:05)최희주(보건복지부 의약분업실무추진본부 단장) : 입원 환자나 응급 환자, 장애인분들, 이런 분들에 대해서는 병원에서 직접 투약을 할 수 있도록 예외 환자 범위를 저희가 좀 넓혔구요. 희귀약품이나 예방접종용 의약품, 심장 투석액 이런 건 병원에서 직접 사용하실 수 있도록 저희들이 예외범위를 아울러 넓혔습니다. 그리고 지금 병원이나 약국이 없는 지역이 있습니다. 가령 예를 들어가지고 의약분업이 병원하고 약국이 동시에 있어야만 의약분업이 가능합니다.



(29:35)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의료기관 또는 약국이 없는 지역은 읍, 면에 행정구역을 기본 단위로 의약분업 대상에서 제외되며 재해가 발생한 경우 해당지역 의약사의 직접 조제를 인정한다. 하지만 오남용을 방지하고 타지역 주민이 전문의약품 등을 대량 구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예외 지역의 약국은 판매제한 조치를 받는다.

그러나 불과 한 달을 남기고 있는 의약분업 시행. 정부의 시행안에 반발한 의료계가 3월 말 집단 휴진 결의와 대통령 면담 후 철회, 4월 집단 휴진 강행으로 이어지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보도를 접하는 국민들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30:21)김영재(의사) : 의약분업 자체는 너무 좋지요. 실질적으로 의약분업은 선진국 제도이기 때문에 아주 좋고 두 번째는 의약품, 가장 큰 문제는 의약품 오남용, 그리고 두 번째는 어떤 선진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데에서는 좋지만 너무 과도적인, 기간을 거쳐서 우리나라는 물론 지금 60년대에 의약분업 시행안이 마련이 됐지만 한 번도 그에 대해서 의사와 약사와 정부와 시민단체하고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생각한 기간이 지금 2년도 안 되요.

지금 의사들이 주장하는 것은 일단은 시범사업을 해서 어떤 문제가 도출이 되면 그 문제의 도출된 것을 갖고 좋은 방향으로, 그러니까 국민을 향한 제도가 되기 위해서는 환자의 불편도 어느 정도, 환자들 자신이 불편함을 어느 정도 이해를 해야지만 환자가 일방적으로 불편한 것은 지향되어야 한다고 생각, 제 생각은.



(31:19)5월 20일, 의협은 정부가 현안대로 의약분업을 강행할 경우 6월 20일부터 집단 폐업할 것을 결의했다. 의협은 폐업 결의에 앞서 의약분업 참여의 전제조건으로 약사의 임의조제 근절, 전문의약품 비율의 확대, 대체 조제 시 의사의 사전 허가, 의료보험 수가 현실화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중에서도 쟁점이 되고 있는 사항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우선 중요한 사항이 의약품 분류의 문제다. 의약품 분류란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만 약국에서 조제 판매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과 의사의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판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의 분류를 말한다. 정부 당국은 분류 작업이 현재 마무리 단계라고 밝히고 있다.



(32:05)안효환(보건복지부 약무식품정책과장) : 지난해 5월 10일날 시민사회단체 중재로 의료계와 약계가 의약품 분류에 대해서 합의한 바가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56.3%는 전문의약품으로 하고 39.1%은 일반의약품으로 하고 나머지 4.6%에 대해서는 합의를 못했습니다. 그 합의되지 못한 4.6%, 147개 성분에 대해서 보건사회연구원에 용역을 줬습니다. 현재 그 결과가 나와 가지고 그 결과에 따라서 약사심의위원회에서 현재 심의 중에 있습니다.



(32:35)병원과 의원의 경우 의사의 처방전에 있어야하는 전문의약품이 많을수록 약국은 처방전에 없어도 되는 일반의약품이 많을수록 수입이 늘어난다. 항생제와 같이 누구나 전문의약품으로 인정하는 품목이나, 누구나 일반의약품으로 인정하는 품목 외에 견해에 따라 달리 분류될 수 있는 의약품들을 두고 의견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해관계가 얽힌 의약품 분류 작업이 공정하게 맺어질지 관련자들은 주시하고 있다.

두 번째 쟁점사항은 약사의 대체조제와 임의조제에 관한 내용이다. 7월 시행될 의약분업엔 처방전의 약제 중 일부를 약효가 같다면 다른 약제로 대체 조제할 수 있도록 했다. 대체조제는 약국 경영상의 재고 부담을 줄이고 값이 저렴한 약제를 사용함으로써 환자들의 지출을 낮추며 국내 제약산업을 보호하는 측면이 있다.

대체조제의 전제인 약효 동등성 확보 작업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주관했다. 약효동등성이란 동일한 성분과 함량에 의약품으로 인체 내에 투여됐을 때 동일한 조건을 나타내는 것을 뜻한다. 현재 2,400여 개의 품목에 대한 식약청의 약효 평가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해당 제조 회사가 제출한 각종 시험 결과를 평가, 약효 동등성을 확보한 대체 의약품 목록을 고시하게 된다. 약사가 대체조제를 하려면 환자에게 그 이유와 내용을 사전에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하며 의사에게는 당일 통보가 원칙이다.



(34:07)인터뷰어 : 현재 약효 동등성 확보는 현재 진행사항이 어느 정도입니까?

김영찬(식품의약품안전청 의약품안전과 사무관) : 지금 저희들한테 제출된 게 한 2,400여 품목이 됩니다. 그런데 그 자료들이 6월 15일 이전까지는 검토가 돼가지고 공고가 돼야만 대체류의 품목 공고가 돼야만 의약분업 시에 의사와 약사들로 하여금 품목 대체를 할 수 있도록 저희들이 고시를 할겁니다.



(34:36)의협이 힘을 싣는 요구사항 중 하나가 약사의 임의조제를 근절해야한다는 것이다. 임의조제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 전문의약품을 써서 조제하는 것뿐 아니라 처방 없이 일반의약품의 포장을 뜯어 낱알로 조제하는 것, 처방에 덧붙여 다른 약을 더 권하는 것 등도 포함한다. 의약분업의 요체 중에 임의조제의 근절을 위해 강력한 처벌책이 규정되어 있다.



(35:01)최희주(보건복지부 의약분업실무추진본부 단장) : 현재 저희들은 7월달이 되면 임의조제 감시단을 저희들이 구성을 해가지고 아주 강력하게 단속을 해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행정처분 기준이 굉장히 강화가 되어가지고요 약사분들이 지금 현재 임의조제를 하다 적발이 되면 3회 적발 시에는 면허가 취소되는 그렇게 강력한 그런 처벌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35;25)보건복지부가 의약분업의 중앙행정부라면 지역별 의약분업 협력회의는 의약분업의 지방자치기구라고 할 수 있다. 지역 내 의사, 약사, 보건소장 등을 당회 위원으로 하고 의약품 구매업자 단체, 관련 전문가 등을 추천위원으로 한 민간자율기구 형식으로 구성된다. 의약분업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자체점검의 기능을 맡을 협력회의는 현재 대체적으로 구성은 되어있으나 의사 측의 참여저조로 운영이 어려운 형편이다.

의약분업의 다른 한 축인 약사들도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수입이 감소될 것이 분명해 보이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상황에 어떻게 적응해야하는지 어떤 준비와 노력을 시작해야하는지 망설이며 동네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들 대부분이 조심스럽게 7월을 기다리고 있다.



(36:19)정애랑(약사) :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되는가라는 거에 대해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잘 파악이 안 되고 있거든요. 그냥 뭉뚱그려서 어쨌든 시스템 자체가 바뀌는 거니까 자본도 들어갈 거구요, 그리고 인력적인 부분도 그렇고 그 이전에 했던 약국 업무의 형태가 변하니까 거기에 대해서 저희 약사 개인이 각자가 어떻게 준비해야 되는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사실은 나와 있어야하는데 그게 없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좀 갑갑하다면 갑갑한 부분이고….



(37:02)이제 분업을 하게 된 병의원과 약국을 찾는 국민들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익숙한 습관을 버리고 하루아침에 새로운 방법에 적응해야하는 부담뿐 아니라 시간과 돈이 더 들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적지 않다.



(37:20)여자 : 아직 경험은 못 해봤지만 아무래도 그 날짜가 되면 만약에 복잡해서 좀 당황할 것 같아요.

여자2 : 좀 아직까지는 좀 낯서니까 그래도 왜냐면 지금 병원에를 한 번 오면 약까지 다 타갖고 가니까 좀 그런 거는 편할 것 같은데, 글쎄요. 좀 많이 그럴 것 같아요.



(37:44)지금까지 우리는 병의원과 약국을 각각 원스톱 서비스 시스템으로 이용해왔다. 즉, 병원이든 약국이든 한 군데만 가면 진료에서 투약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스템이 익숙해진 상태에서 의사에게 진료를 받은 후 처방전을 들고 약국을 가야한다는 것은 번거롭게 느껴질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현재 심각한 약물 오남용의 실태가 너무 편하고 쉽게 약을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의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8:15)최희주(보건복지부 의약분업실무추진본부 단장) : 의약분업이라는 제도 자체는 솔직히 국민들을 불편하게 만들어보자는 그런 제도입니다. 왜 불편하게 만들어야 되냐면 조금 불편해짐으로 인해가지고 자기 몸에 꼭 맞는 약을 쓸 수 있기 때문에 몸이 건강해지구요, 장기적으로는 불필요한 약값으로 자기가 지출하는 비용 자체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그런 이점이 있는 제도입니다.



(38:36)의약품의 오남용은 불필요한 약제비 사용이라는 경제적 피해를 가져왔다. 그렇다면 의약분업 실시로 오남용이 줄어들면 약제비는 절감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의약분업 초기에는 오히려 의료비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인 국민들은 병의원과 약국 두 군데에 가서 금액을 지불해야하므로 이전보다 의료비 지출이 증가했다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 하지만 의약분업이 진행되어 오남용이 줄어듦에 따라 약제비의 절감이 점차 이루어지고 이에 의한 전체 의료비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의약분업 시행을 앞둔 움직임 중엔, 대형 병원 주변 땅값이 오른다는 풍문이 섞여있다. 큰 병원을 선호하는 우리 국민들의 습성도 있고, 아무래도 종합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을 것을 기대하여 주변에 약국을 개업하려는 사람들이 이 지역의 좋은 터를 찾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39:35)부동산업자 : 많은 약사님들이 큰 종합병원 근처에 약국자리를 보러 돌아다니시고 이게 인제 연쇄작용을 일으켜가지고 땅값이 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 와서는 그런 얘기들을 많이 듣네요, 사실은.



(39:51)이 같은 풍문을 예로 의약분업이 실시되면 전국의 약국 분포가 재편될 것을 어렵지 않게 전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심지어 동네 중소형 약국의 30%정도가 몰락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우선 약국 수입의 전제가 되는 처방전을 확보하기 위해 몇 개의 의원과 약국이 무리 짓거나 병원 앞에 소위 문전 약국들이 세워지는 한편 의약품의 종류가 풍부할 것 같은 약국, 체인점화된 약국이 소비자들에게 선호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약사 : 밥은 잘 먹어요?

아이 : 네.



(40:26)정애랑(약사) : 의약분업을 준비하면서 일종의 자본이 필요하고 적정인력이 필요하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감당할 수 있는 약국 같은 경우에는 그걸 미리 준비를 해서 의약분업의 상황에서 적절히 살아남는다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잘 대응을 해서 그 중에서 적응이 되는 약국도 있겠지만 준비가 미흡하면서, 일단 환자가 처방 수용이 되어야하는 거거든요. 처방전이 와야만 되는, 조제가 가능한 건데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이게 이제 좀 어느 정도 돼야 되는 거를 못 채우면 자동적으로 구조조정이 될 거라는 예측을 하는 거죠.



(41:19)동네 약국의 몰락은 또한 동네 의원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동네 약국의 수가 너무 줄어들게 되면 처방전을 가지고도 약을 조제 받는데 불편을 느끼게 되어 문전약국들의 이용이 편리한 큰 병원으로 옮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동네 약국의 몰락은 큰 병원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경영이 어려워 질 것이 예상되는 동네 병원에 더욱이나 부담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의약분업 실시 후 동네 약국과 마찬가지로 동네 의원도 위치이동과 개폐업이 이뤄질 것이 우려되고 있다.



(41:54)김영재(의사) : 의약분업이 되면 일단은 가장 큰 와닿는 것이 동네 의원으로서는 경제적인 여건이죠. 그 동안은 환자들이 병원을 올 때 우리나라에 그런 고정적인 환자의 관념으로써는 환자들이 병원에 오면 주사 맞고 약 먹고 이런 것들이 어떤 총체적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 오게 되고 그랬는데 그런 것들이 환자들에게 불편함을 주기 때문에 이제는 아무래도 조금 아파도 참고 물론 이런 것들이 의약분업에 하나의 요지도 될 수 있지만 조금 아파도 참고 그러게 되면 그런, 병원의 경영난 자체가 조금 문제가 될 수 있구요,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만일 지금 이런 현 수가와 이런 정책으로써 계속적으로 되고 의약분업이 실시됐을 경우에 제가 보기에는 모든 의사들이 공감하고 있는 부분인데요, 병원에 동네 병원에 40%정도는 폐업을 하지 않을까.



(42:51)동네 어귀에 자리한 의원과 약국. 국민들의 건강을 최일선에서 지키며 우리가 사는 지역의 낯익은 풍경을 만드는 친근한 이웃이 되어왔다. 지금까지 국민들은 나름대로의 이유 때문에 동네 의원과 동네 약국을 찾고 있다.



(43:11)손님1 : 그게 다른 데 가면 새로다가 다 얘기해야하는데 여기 오면 다 알아서 해주니까 좋죠.

손님2 : 편하게 아무래도 딴 데 자꾸 옮기는 거 보다는 한 곳을 이용하는 것이 아기에 대해서 모든 걸 파악하시고 진단해주시기 때문에 그래서 자주 방문하고 있어요.

손님3 : 아이들이 아프거나 그럴 때 가면 약사님들이 꼭 약 말고도 다른 건강에 대한 상담도 해주고.

손님4 : 일단 선생님이 편하구요, 또 큰 병원가면 일단 불편하잖아요. 진료할 때 접수시키고 기다리고 그런 게 너무 불편하고 여기 또 정해놓고 집도 가깝고.



(43:49)그동안 동네 의원과 동네 약국은 진료와 조제라는 동일한 업무를 놓고 서로 경쟁을 하는 관계였다. 의사가 조제를, 약사가 처방을 함으로써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의약분업은 의사와 약사가 각자의 고유한 영역에 전념케 함으로써 경쟁관계에서 보완관계로 전환시키게 될 것이다.



약사 : 주연이 코 막히니까….



어려움이 예상되는 동네 의원과 약국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국민 건강을 지키는 말초신경조직으로 더욱 활발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동네의원약국의 역할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와 이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44:26)김용익(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 권유를 꼭 드리고 싶은 것은 동네의원과 동네약국 중에 단골의원 그리고 단골약국을 정해두시고 단골의원에 가서 진찰을 받으시고 그리고 단골약국에서 약을 조제하시면 그러면 의사선생님은 단골이기 때문에 환자의 병력을 옛날에 어떤 병을 앓았고 어떤 가족관계가 있고 어떤 점을 주의해야한다는 것을 다 소상히 아시게 되고 또 단골 약국의 약사는 그 전에 드시던 약이 어떤 것인지, 이 분이 약을 드실 때 어떤 성향이 있는지 이런 걸 정확히 아실 수가 있기 때문에 날 모르는 대형 병원이나 또 대형 약국에 가서 진찰 조제를 하실 때보다 사실은 동네의원, 동네약국에서 의료 행위를 받으시고 약 조제를 받으시고 하는 것이 국민들한테 훨씬 더 편리하고 질도 좋고 정확할 수가 있습니다.



(45:20)이제 머지않은 7월 1일. 의약분업은 자칫 의사와 약사 간의 싸움인양 비춰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우리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다 함께 만들어야 할 새로운 질서다. 의료기관과 약국 모두가 생명을 다루고 건강을 지키는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난선 끝에 시행되는 의약분업을 환자 중심의 서비스가 시작되는 계기로 삼고 제약회사도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의약품 연구 개발에 전념하는 시기로 맞아야 할 것이다.

의사와 약사는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두 축을 맡아왔다. 국민 건강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이제 다시 한 번 서로의 협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질서, 의약분업. 협력으로써만이 가능할 것이다.



(46:10)박정자(대한약사회 여약사회 회장) : 의약분업은 우리 약사들에게도 아주 어려운 시련이 될 수 있어요. 그렇지만은 우리들을 위한, 국민 건강을 위한 법이기 때문에 저희들은 최대한 준비를 해서 국민이 불편하지 않도록 노력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정재용(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 우리가 좋은 취지로 시작한 의약분업이니만큼 각자 조금씩 자기 입장에서 양보를 해서 이 좋은 취지의 의약분업이라는 제도가 잘 시행될 수 있도록 각자 양보를 바탕으로 잘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46:40)줄을 맞춰 자기 자리에 선 모들이 반듯하다. 자연 속에 살며 소박한 만큼 건강과 장수를 누리는 얼굴들. 논둑에 발을 담그고 모를 심는 노인에게 다시 물었다.



(46:57)김옥려 : 앞으로도 100살을 살지 참 내일 모래 죽을지는 모르지마는 그 약이라는 것은 전혀 먹을 생각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