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9)오늘 아침 이 고난의 땅에 새 역사의 장이 열립니다. 쓰리고 아픈 자국을 딛고 불사조처럼 일어섰습니다. 이 나라, 이 겨레 위에 축복의 꽃비 내리어 주소서. 묵은 시대는 끝나고 활기 넘치는 새 시대의 행진. 민족사의 밝은 미래상, 희망에 찼습니다. 앞장선 영도자에게 힘과 지혜 주소서.



(01:21)1981년 3월 3일 오전 11시, 제5공화국의 역사적인 출범을 알리는 제12대 전두환 대통령의 취임식이 서울 잠실 체육관에서 거행됐습니다.



(01:52)취임식 준비 위원장인 남덕우 국무총리가 재외동포를 포함한 온 국민과 더불어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는 축사에 이어서 전두환 대통령은,



(02:03)

전두환 대통령 : 선서.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민족문화의 발전 및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에 노력하고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1981년 3월 3일 대통령 전두환.



(02:43)전두환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새 헌법, 새 정부와 함께 새로운 상황이 전개돼야 한다고 말하고,



(02:51)

전두환 대통령 : 우리가 펼쳐야 할 새로운 상황은 구 헌법, 구 정부 등의 구 시대적 논리 그리고 그와 관련된 일체의 진통과 애증으로부터 결별할 것을 우리들에게 엄숙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터전 위에서 새로운 가치를 정열적으로 추구해 나가는 창조의 의지. 비 생산적, 비 능률적 독소를 제거하고 국가 사회에 새로운 활력소를 주입하려는 개혁의 의지. 훌륭한 전통과 민족적 정통성을 살찌워가는 발전의 의지를 함께 모아가야 하겠습니다. 이것은 역사의 전환기를 맞는 우리의 숭고한 시대정신으로 승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03:54)이와 같이 3대 의지를 강조한 전두환 대통령은 제5공화국의 출범을 통해 성장과 성숙의 시대에 들어서는 찰나를 맞이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성스러운 새 시대의 서장에서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면서 3대 해방을 제시했습니다.



(04:12)

전두환 대통령 : 지난 36년간에 있었던 혼란과 전쟁과 갈등에 대단히 어렵고 괴로운 시련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 모두는 스스로 겪은 체험과 역사적 교훈을 통해서 다음과 같이 세 가지 고통으로부터 해방될 것을 줄기차게 갈망하여 왔습니다. 그것은 첫째 전쟁의 위협으로부터의 해방이요, 둘째 빈곤으로부터의 해방이며, 셋째는 정치적 탄압과 권력 남용으로부터의 해방인 것입니다. 본인은 주어진 임기 동안에 국민 모두가 오랫동안 갈구하고 희망하고 요청해온 이 세 가지의 해방을 쟁취하기 위하여 본인이 가지고 있는 모든 능력과 충정을 다 바쳐 일할 것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밝혀두는 바입니다.



(05:24)전두환 대통령은 이어서,



(05:27)

전두환 대통령 :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이와 같은 3대 고통으로부터 해방을 확고한 우리의 것으로 함으로써 비로소 근대적인 산업 민주 국가의 기틀을 굳건히 하고 그 위에서 국민의 복지를 기약할 수 있는 유산을 후손에게 넘겨줄 수 있다고 확신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한 국가의 성장과 성숙은 대통령 한 사람의 힘이나 한 정부의 노력만으로 성취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통령은 항상 오고 가는 것이지만 겨레는 영원한 것이며 정부는 바뀌어도 국가는 영속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의 특정인이나 소수의 지도층만으로 역사를 창조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위대한 역사는 위대한 국민들이 총 참여하는 속에서만 올바로 창조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또한 우리의 염원인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달성하기 위한 기초이기도 합니다.



(06:49)우리는 이제 새 역사의 첫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그러나 목표에 와 닿은 것이 아니라 목표를 향해 출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겨우 국가적 난국을 극복한 단계며, 모든 것은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많고 목표는 원대합니다. 이제 제12대 대통령에 취임한 전두환 대통령. 우리의 삶의 터전인 이 나라의 성장과 풍속을 위해 신명을 다 바칠 것이며 오늘의 다리를 위대한 조국의 건설을 다짐한 날로 하자고 말했습니다.



(07:33)거리마다 경축 인파와 태극기가 물결친 이 날. 서울 중심가에서는 경축 시가행진이 펼쳐졌는데 전두환 대통령 내외분이 경제 기획원 앞에 마련된 사열대에 도착하자 평화를 상징하듯 수백 마리의 비둘기가 날았습니다.



(07:56)낮 12시 30분부터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경축 퍼레이드. 경축 시가행진은 헌병 사이드카 36대를 선두로 제병 지휘관과 대형 태극기, 군악대, 군기단, 의장대, 사관생도 등의 차례로 이어졌습니다.



(08:29)행진은 남대문을 출발해서 시청 앞과 광화문, 중앙청 앞을 거쳐서 안국동, 종로 네거리, 동대문에 이르는 5킬로미터(km) 구간을 누볐습니다.



(08:45)육군에 이어 해군의 행진.



(08:53)하늘을 지키는 공군.



(08:58)3개 제대로 짜인 경축 행진. 제2제대는 경찰과 연예인단입니다.



(09:23)제3제대는 남녀 고교생 기수단과 악대가 그 선두를 이뤘습니다.



(09:34)이어서 각 시도의 민속 놀이단이 뒤따랐는데, 서울특별시는 ‘상감행차’라는 민속놀이를 선보였습니다.



(09:43)강원도의 ‘어린이 농악’과 경상북도의 예천 농요에 이어서 충청북도는 ‘탄금대 방아 놀이’를 보여줬습니다.



(10:08)전라북도의 임실의 ‘필봉 농악’과 전라남도의 ‘한천 농악’이 축제의 분위기를 더욱 높여줍니다. 이밖에 부산의 ‘지신밟기’, 충남의 ‘백제 대행진’, 경남의 ‘백중놀이’가 계속됐습니다.



(10:25)함경도의 ‘북청 사자놀이’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10:35)4킬로미터(km)에 이르는 축제 행렬은 제주도에 ‘방앗돌 놀이’로써 그 끝을 장식했습니다.



(10:50)이날 오후 4시 30분에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제12대 전두환 대통령 취임 경축 예술제가 열렸습니다. 전두환 대통령 내외분은 이광표 문화공보부 장관의 안내를 받았는데 경축 예술제는 장엄한 궁중 아악 ‘만파정식지곡’으로 막이 올랐습니다.



(11:24)대취타를 관현악곡으로 편곡한 이 궁중 아악은 거문고와 가야고, 향피리, 대금, 해금, 장구, 북으로 편성돼 새 시대를 연구하는 전두환 대통령의 취임을 경축했습니다.



(11:54)이어서 궁중무용 ‘가인전목단’이 국립국악원과 국악고등학교 무용단에 의해 펼쳐졌습니다.



(12:38)국립무용단과 국립창극단, 국립발레단, 부산농악단과 서울시립무용단 등 309명이 펼친 새 시대의 여명. 제1경은 찬란한 새 아침. 영롱한 아침 해를 바라보며 조국의 무궁한 번영을 기원합니다.



(13:33)제2경은 환희의 물결. 수려한 금수강산, 배달의 정기를 이어받아 우러나는 힘과 정열이 환희의 물결로 흘러갑니다.



(14:38)제3경은 승리자의 노래. 모든 고난을 극복할 수 있었던 승리자만이 구가하는 감격이 넘칩니다.



(15:24)제4경은 황금빛 너울너울. 오곡이 무르익어 활짝 핀 웃음꽃이 온 마을에 넘쳐흐릅니다.



(15:36)제5경 풍년송에 이어 제6경 영원한 축복에 이르면 한국의 멋과 정취 속에 흥겨운 농악이 조화의 묘를 살리며 단합된 힘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게 한다.



(15:54)이렇게 조국의 앞날에 영원한 축복을 올리듯 잔치의 흥은 한껏 무르익어 있습니다.



(16:20)이날 저녁 중앙청에서는 경축 연회가 베풀어 졌습니다.



(16:28)2층 제1회의실 연회장에는 외국 특사와 국내외 장차관급 이상 요인 380명이 참석해 전두환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습니다.



(16:43)전두환 대통령은 아래층 중앙홀 연회장으로 자리를 옮겨서 사회 각계 대표와 해외 동포 등 국내 인사 700여 명으로부터 인사를 받았습니다.



(17:00)청와대 영빈관에서는 경축 사절들을 위한 만찬이 베풀어졌습니다.



(17:10)전두환 대통령 내외분은 취임식에 경축 사절로 온 우방국의 특사 180여 명을 접견하고 축하 인사를 받았습니다.



(17:24)이날 만찬에서 경축 사절단을 대표한 손운준 자유중국 행정원장이 전두환 대통령의 취임을 경축하고 대통령 각하와 한국민의 건승을 기원한다고 축사를 했습니다.



(17:38)전두환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앞으로 전통적인 우방과의 선린우호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하고 대외관계를 폭넓게 다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다음, 경축 사절들에게 건배를 제의했습니다.



(17:58)위대한 한국, 내 조국의 새 시대가 열렸습니다.



(18:04)(노래)애국가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19:02)횃불 높이 들어 겨레의 빛이 된 이여, 우방과 손을 맞잡아 시대의 힘이 된 이여, 선구자, 뛰어난 모습. 역사를 능히 바꾸시리라. 꿈에도 소원인 통일 번영. 조국과 아시아의 자유 평화. 큰 포부, 큰 능력으로 개척자의 사명 다하실 적에 역사의 금자탑 위에 위대한 이름 새기오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