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게 잠든 지난 9월 13일 새벽, 중심초속 약 20미터의 강풍과 집중폭우가 서울을 비롯한 중부 이북지방을 강타, 삽시간에 거리와 논밭은 흙탕물바다로 변해버렸습니다. 22년 내 처음 있는 이번의 재난으로 실종과 사상자를 합해서 722명, 가옥피해 38,000여 채, 그리고 34,000명에 달하는 이재민을 내는 참상을 빚어냈습니다. 더욱이 이번의 폭풍우는 풍년을 기약하며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던 논밭이 흙탕물과 모래로 휩쓸려간 뒤 설상가상으로 가족과 보금자리를 잃은 이재민들은 헐벗고 허기진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아우성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연의 모진 농락에 그대로 굴복하고 말 우리는 아닙니다. 날이 밝아오자 수재민은 물론 군·관·민은 즉각 복구 작업에 나섰고, 전국 각지에서는 사랑의 구호품이 끝없이 답지하는 등 이웃을 사랑하는 우리 겨레의 갸륵한 뜻이 아로새겨져 갔습니다. 그런데 전국재해대책본부장 임병직 씨는 재난을 극복하는 동포애를 호소하면서

“친애하는 동포 여러분 지난 9월 13일 새벽에 20년 내로 처음 보는 큰 폭풍우가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을 휩쓸어서 수많은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당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전국재해대책위원회는 예년과 같이 수해의연금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국민여러분께서는 따뜻한 동포애로 한줌의 쌀, 한 푼의 돈이라도 보내주셨으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여러분, 이재민들을 위해 우리는 따뜻한 구호의 손길을 뻗어 재기의 희망을 불어넣어줘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