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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하시고~ 쏘세요!”
1970년대 일요일 아침마다 TV에서 들려오던 이 힘찬 목소리에 일주일 동안 주머니 깊숙한 곳에서 소중하게 간직되던 작은 복권 한 장은 드디어 세상 빛을 보게 되고 복권을 든 사람들의 손엔 땀이 베인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빠듯하던 서민들에게 복권은 국가가 준 일확천금의 기회이고, 인생역전의 드라마였다.

복권의 변천

우리나라에서 복권의 기원은 ‘계’에서 찾을 수 있다. 통속에 회원의 이름이나 번호를 표시한 알을 넣고 꺼내며 당첨을 결정하는 ‘산통계’가 있었고, 일정번호를 붙인 표를 백명(작백계), 천명(천인계), 만명(만인계) 등 일정한 단위로 팔고 추첨을 하여 총 매출액의 8할을 복채금으로 돌려 주는 ‘계’가 있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의미의 복권이 처음 발행된 것은 일제가 광복 직전 발행한 ‘승찰(勝札)’이라는 복권으로 군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했는데, 2차 대전 종전과 운명을 같이 했다.

광복 이후 처음 등장한 공식복권은 1947년 서울에서만 판매된 ‘올림픽후원권’으로, 1948년 런던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경비마련을 위해 발행된 것이다. 1949년 8월 정부는「후생복표발행법」을 제정하여 재해민 구제를 위한 ‘후생복표’를 발행했다. 후생복표는 1949년 10월부터 1950년 6월까지 3회 발행되었는데, 액면 금액은 200원, 1등 상금은 100만원이었고 회차당 100만~200만 매를 발행하였다.

[사회부 고시 제3호] 후생복표발행법 제1조에 의하여 제1회 후생복표를 좌와 여히 발행한다. 참고 이미지
후생복표발행법 제1조에 의하여 제1회 후생복표를
좌와 여히 발행한다.(1949)
애국복권발행법안 참고 이미지
애국복권발행법안(1951)

1951년 5월 22일 정부는「애국복권발행법」을 새롭게 제정하였고, 이에 1956년 2월 산업부흥 자금과 사회복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애국복권’을 발행하였다. 조흥은행이 업무를 대행하여 판매한 애국복권은 매달 1회씩 10회에 걸쳐 총 50억 환 어치가 발행되었다. 그 후 1962년 산업진흥회가 개최한 산업박람회 경비 마련을 위한 ‘산업복표’, 1968년 무역박람회 경비마련을 위한 ‘무역박람회복표’와 같이 특수한 목적으로 단기적으로 발행된 복권들이며, 1982년 ‘서울국제무역박람회 기념복권’, 1983년 ‘선진충남산업박람회 기념복권’등도 이와 같은 복권이었다.

애국복권을 삽시다 참고 이미지
애국복권을 삽시다(1955)

정기적인 복권은 ‘주택복권’ 처음이었다. 당시 한국주택은행이 발행한 ‘주택복권’은 저소득층 주거안정사업 지원을 목적으로, 1969년 9월 15일 액면금액 100원, 발행 총액 5천만 원, 1등 3백만 원으로 판매가 시작되었다. 이후 1등 당첨금은 1천만 원(1978년), 3천만 원(1981년)까지 올랐다. 대중적인 인기를 많이 끌었던 주택복권은 1983년 올림픽복권이 발행되면서 잠정 중단될 때까지 574회, 약 1,016억 원의 복권이 판매되어 수해주택, 원호주택, 국가유공자주택, 임대주택, 영세민주택 등의 서민주택 약 4만 5천여 호의 건설을 지원하였다.

주택복권아파트 입주 축하 플래카드 참고 이미지
주택복권아파트 입주 축하 플래카드(1970)
주택복권아파트 전경 참고 이미지
주택복권아파트 전경(1961)

1988년 제24회 서울올림픽 개최 지원을 위해 1983년 4월부터 발행된 ‘올림픽복권’의 1등 당첨금은 ‘1억 원’이었다. 거액의 1등 당첨금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복권을 사면서 매진 사태가 이어지기도 했던 올림픽복권은 1988년 12월 올림픽대회가 끝난 후 298회로 종료되면서, 대행을 하던 한국주택은행은 다시 주택복권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올림픽 자금 조정을 위한 복권 발행계획안 참고 이미지
올림픽 자금 조정을 위한 복권 발행계획안(1982)

1990년부터 복권은 급속도로 변화하며 다양해졌다. 구입과 동시에 긁어서 당첨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던 엑스포 복권의 인기도 대단했고, 1993년에는 다첨식 복권인 ‘또또복권’도 관심을 끌었다. 새천년과 2002년 월드컵축구 기념 ‘밀레니엄복권’은 20억 원의 당첨금으로 서민들을 들뜨게 만들었고, ‘인생역전’을 내세우며 2002년 12월 등장한 ‘로또’는 그야말로 열풍을 일으켰다. 이전 복권과 달리 최고 당첨금액의 제한이 없는 로또는 발행된 지 몇 달 안 된 2003년 4월 제19회차의 1등 당첨자가 407억 원의 당첨금을 받게 되면서 복권의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2011년 7월부터 발행된 ‘연금복권520’의 1등 당첨자는 5백만 원씩 20년간 12억 원의 당첨금을 연금형태로 지급받는다. 이외에도 스포츠토토, 나눔로또, 스피또 등 많은 복권들이 여러 발행 기관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복권의 양면성

복권을 사면서 당첨의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크게 기대를 하지 않고 사면서도 혹시나하는 마음은 생기게 마련이다. 그렇게 구입한 복권 한 장으로 인생이 뒤바뀐 사람들의 후일담은 부러울 때도 있고, 씁쓸할 때도 있다. 좋았던 관계나 가정이 깨졌다는 사연도 있고, 훈훈하고 따뜻한 미담도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는 복권의 판매로 조성된 기금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큰 희망이 되기도 한다. 공익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복권기금은 사회 곳곳에서 소중하고 긴요하게 쓰여지고 있다. 그러나 복권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그다지 여유가 많은 사람들이 아니라는 조사결과를 보면 애잔한 생각이 든다. 지나친 사행심을 버리고 즐거움과 기부의 마음으로 복권을 구매하면 좋을 것이다.

(집필자 : 조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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